사랑하는 총각동무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화장실 갔다 오는 사이에 해가 넘어가다니 세월이란 이렇게 무정한 줄을 몰랐습니다.
- 다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근데, 여러분들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까마귀가 화장실에서 뭘 했기에 해가 지는 줄도 몰랐을까요?
실은 화장실 변기에 엉덩이가 붙어버렸는데, 까마귀는 볼 일을 보며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담배를 꼬나물고 볼 일을 보다가 저도 모르게 화장실 밖의 세상이란 참 살벌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숨이 나오는 거였습니다.
힘없이 고개를 떨구니 발 밑에 누가 던지고 간 신문이 있었습니다.
까마귀는 아무 생각 없이 신문을 주어들었는데, 생각밖에 신문에는 대단한 기사가 실려있는 거였습니다.
<환경오염과 수컷의 미래>라는 기사였는데, 까마귀는 다 읽고 나서 충격을 받고 하마터면 변기에 빠질번 했습니다.
멕시코만에 가까운 미국 플로이다주에는, 해변과 가까운 넓은 습지에 미국 토종 악어들이 살고 있었는데,습지는 옛날부터 야생 악어들의 사냥터자 낙원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 인간들의 무리한 개발과 생활오물로 인해 오염이 되어 악어들의 '낙원'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물학자들과 환경학자들이 습지의 생태에 관심을 돌리고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악어들의 생태를 연구해보니, 악어 암컷들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수컷들이 큰일 났습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수컷들의 '거시기'에 이변이 생긴 거였습니다. 거시기가 너무 작거나 , 거시기가 기형이거나 , 거시기가 아예 죽어버렸거나, 하여간 거시기가 참 거시기 하다는 거였습니다.
거시기가 거시기 하면 어떻게 거시기 노릇을 제대로 하지요? 거시기가 제 구실을 못하면 암컷들이 밤마다 불만이 많을 거고, 그럼 수컷들이 어떻게 기지개를 펴고 다니지요?
아마 악어들의 이혼율도 낮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변호사가 넘쳐나는 미국인들에게 비즈니스 기회가 생겼네요..^^
그나저나 과학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오염된 습지의 환경으로 인해 수컷들의 기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을뿐만 아니라, 서서히 남성(男性)에서 중성(中性)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중성(中性)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면 여성(女性)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플로리다주의 악어가 화장을 하기 시작하면 아메리칸 남자들은 더 이상 매력을 잃고 버림을 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여성 환경학자도 남성 동물학자도 이구동성으로 대답합니다.
과학자들이 하도 정색이니 까마귀는 믿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과학자들을 안 믿고 우리 동네 돌팔이 의사들을 믿어야 하는가요?
까마귀는 플로리다주 습지에 사는 악어들이 너무 불쌍하여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악어의 일이자 결국은 까마귀의 일이었고, 세상 수컷들의 일이 아닌가요?
사랑하는 총각동무들, 21세기는 수컷들의 위기가 최대로 표출된 위험천만의 시기라면 다들 믿어지십니까? 지금 까마귀가 2009년의 운세를 점 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랑하는 총각동무들, 유감스럽게도 언젠가 위대한 예언가까마귀가, TV에서 본 플로리다주의 습지는 솔직히 내 고향의 부르하통하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오염이 적어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미국 프 로리다주의 습지에 사는 악어 수컷들이 이미 거시기 하다면, 죄송하지만 부르하통하 물을 식수로 하고 있는 우리 동네 총각들은 더욱 거시기 하지 않을까요?
이건 단순히 연변의 부르하통하나 두만강에 한한 것이 아닌줄로 압니다. 송화강도 흑룡강도 그리고 료하도 오염이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남쪽으로 가면 갈수록 우리가 먹는 물의 질은 저하됩니다.
중화민족을 대표하는 어머니의 강 황하도, 아시아에서 제일 긴 양자강도 오염이 심하다고 합니다.
보다시피 환경오염은 단순히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맞게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우선 남성의 자랑스런 거시기에 직접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동네에 양위나 조루는 이미 보편 현상이 아닐까요?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에 있어서 여자들이 앞장에 서는 거 이유가 있었습니다. 남자들이 하도 거시기 하니 이대로 놔뒀다가는 여자들의 행복은 물론, 인류의 씨가 말라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제일 급한 건 그래도 거시기가 거시기한 장본인들이 아닐까요? 거시기가 너무 거시기 하니, 오입질은 말할 것도 없고, 부끄러워서 목욕탕도 못 가겠다나까요?
- 저 자식은 뭘 먹었기에 거시기가 저렇게 크지?
사랑하는 총각동무들, 21세기는 우리 인류에게는 '비상시기'나 다름 없습니다. '비상시기'에는 반드시 '비상남자'와 '비상여자'가 존재합니다. '비 상시기'에 맞서 '비상남녀'들은 '비상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여성분들에게 부탁이 하나 있는데, 제발 곁에서 바가지만 긁지 말고, 같이 대책을 강구하던지, 잠시 욕구불만을 뒤로 미루시던지, '비상시기'인만큼 어느 때보다 더욱 '사랑'을 베플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님을 위해 '닭곰'이라도 만들어 주시던지..^^
죄송하지만 우리 남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혼을 하더라도 첫날밤을 무사히 보낼수 없는 건 물론, 꿈처럼 황홀하고 꿀처럼 감미롭다는 첫날밤은 금시 지옥으로 변합니다.
문제는 첫날밤의 지옥에는 남자만이 있는 것이 아니란 겁니다. 뿐만 아니라 기나긴 결혼생활에서 첫날밤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생각만 해도 얼마나 꿈찍한 일입니까?
사랑하는 총각동무들, 이제는 우리 남자들의 진짜 적이 무엇인지 잘 아셨지요? 이제는 까마귀가 위구감을 느끼는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이거야말로 기절초풍할 일이 아닐까요?
요컨대 우리에게는 환경오염만큼 죽일 놈이 없습니다. 장가를 안 가더라도 환경오염만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환경오염은 우리 남자들의 거시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남자들을 둘러싼 환경오염은 단순히 장가를 못간 총각들에게 한하는 문제도 아닙니다. 운이 좋아 먼저 장가를 가신 분들의 고초는 장가 못간 놈들이 알면 재미가 없습니다..^^
그나저나 새해에는 다들 시집 장가를 가고, 아들 딸을 많이 낳아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까마귀 먼저 장가를 간다고 해서 절대 질투를 안 할거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건 그렇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내자면 밤마다 하늘을 봐야겠지요? 그래야 10달 뒤에 산부인과에서 별를 따던지 달을 보던지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요즘은 세상 어디로 가나 환경오염이 심해서 하늘을 올려다 봐도 별을 찾기 힘듭니다.
'별따기'란 원래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하여튼 그래서 까마귀는 새해 첫날에, 연변에서 동해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오색찬란한 아침해를 바라보며 2009년 한 해를 전망해봤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까마귀의 부탁이자 바램을 얘기해드릴게요.
사랑하는 총각 처녀동무들, 새해에 우리는 무엇보다도 근본적으로 환경오염부터 다스리고 봅시다.
인생의 '대사'도 인생의 '소사'도 근본을 잊어서는 말이 안 되지요. 세상 일이란 근본이 되어야 오래 가는 거지, 아니면 당장 꺼질것 같은 풍전등화나 다름이 없습니다.
때문에 새해에 혹시라도 운수 좋아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밤이면 밤마다 열심히 만리장성을 쌓더라도, 하늘을 올려다 보며 아들이냐 딸이냐 신경쓰지 마시고, 과정에 열중하시기 바랍니다.
별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열심히 하늘을 보란 말입니다.별을 못 따면 뭐랍니까? 하늘을 본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데..^^
다른 뜻이 아니라 과정이야말로 가정행복의 근본이란 걸 설명한다는 것이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들에게 주어진 것은 '오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죄송하지만 어제 먹은 개고기도, 내일 먹기로 한 개고기도, 지금 우리가 먹는 개고기에 비기면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무슨 뜻인가면 개고기가 맛이 갔다는 얘기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인간들의 무리는 과거에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일을 약속 받은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한'의 역사만은 과거에서 오늘을 거쳐 미래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충실하게 살자면, 무엇보다도 거시기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결혼 생활에서 거시기의 중요성은 말할나위가 없지 않을까요..^^
특히 남성동무들에게 한 마디 권하는데, 여러분들은 '아낌없이 주는 남자'란 걸 절대 잊지 마십시오..^^
그러고 보니 새해 첫날에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며 느낀 점이 너무 많습니다.까마귀는 오늘처럼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 동안 머리를 좀 쉬웠더니 정리가 좀 되었나 봅니다.
뒤돌아 보니 불혹의 고개 위에 동상처럼 우뚝 서있네요..^^
- 사랑하는 처녀 총각동무들 ,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 시집 장가를 가서 행복하십시오.
장가 못간 놈은 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붓을 들어 여러분들께 새해 선물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 수컷은 영원하여라.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