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삼의 서정시] 사랑과 감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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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삼의 서정시] 사랑과 감수 3
  • 주성화
  • 승인 2008.12.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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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떨어지는 해와 빛을 잃어가는 무리
새 생명


살진 고사리 같은 바람이
풀리는 산모퉁이서
향기를 쌓아올리고
저녁 강냉이 죽 찾아 부름을 잡아타고
뿔뿔이 흩어지던 조무래기 해빛은
땅의 부푸는 가슴에
구수하게 닿아 응고되다

생명을 얻은 시간이
몸 뒤척이면
너와 나
무한 유정

지상과 천상의 만물 향해
옥 빛 물든
마음 열다//


연인

봄이 추파를 던지고 있습니다.

오늘 점심은
그대의 맑은 눈동자를 마주하고 싶습니다.
맑은 샘과 손 잡고 태어나서
도랑도랑 말씀이
아직도 향기되어 피어오르는
푸름이 가시지 않은
끝없는 당신을 ....//


정감

들 나무 기러기 둥근 하늘 바람 스친 별

영 당신 건망증 눈물 자국 쳐든 대가리
이렇게 될 줄은 미처 알 수 없었습니다.//


지구의 생명

손금에 담아보는 꽃의 향기로운
그림자를 잠자는 층계에 옮기면
그림자 없는 적막의 해빛이
폭포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상하는 바람이
물체의 흔적을 쓸어갈 때
나는 육체가 증발됨에 오싹했고
짐승의 들리지 않는 숨소리가
뒤따름을 보았습니다.

놀라운 몸부림의 의식은
그 짐승의 머리 돌림에
은행나무의 가지 끝에서
열매처럼 독 싣고 부서져 내립니다.

“너는 해양 속 저급 동물 너는 자유의 지역서 연습 중”//



한 생명의 사라짐을 슬퍼하며

누우런 낙엽 되어
중력 버리고
구겨진 허공서
흩어지는 동그라미 그으리며
낙차 줄이며
해체되다.

구름 위 용 한 마리

사랑이냐
죄이냐
한이냐

해탈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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