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가을빛이 유난히 고운날 (김필희= 슐러 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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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가을빛이 유난히 고운날 (김필희= 슐러 수기 )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08.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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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외국인근로자 고용/ 취업 미담수기 공모전 장려상)

5년전 가을빛이 유난히 고운날

스와디카! 라고 인사하던 위나를 만났다.

12년을 성실하게 IMF 풍파도 거뜬히 헤치고 직장생활을 했던 남편이 그네를 바꿔 타겠다고 가슴떨리게 하는 모험을 선포했다.

그리고 나를 사업의 파트너로 스카웃하겠다고, 아니 나를 대표이사로 추대하겠다고하니, 이건 결혼 이후  또 한번 가슴뛰는 프로포즈가 아닌가!

나의 이력은 임상병리사 5년, 보육교사 7년, 그리고 주부 12년차!

작은 사업체 이지만 평소 성실과 신용으로 일해온 남편이기에 그를 믿으며 우린 그렇게 또 한번 새로운 출발을 했다.

지갑,벨트 제조업을 하는 남편의 선배일을 인수 받기로하고, 견습생으로 일주일간 작업장으로 가서 교육을 받았다.

그곳엔 우리가 승계받기로한  집기와 2명의 직원, 그중 한명이 태국에서 온 근로자 위나.

눈이 크고 예쁜모습의 아가씨 이젠 자기의 고용주가될 우리를 약간은 두렵고 경계하는듯한 웃음으로 첫인사를 나누었다. 나 역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긴장감이 있었다. 그녀는 2001년에 산업근로자로 한국에 1년간 일했고 그이후 관광비자로 왔다가 불법체류한 상태였다

우리는 불법은 안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노동부에 알아보고 합법적인 절차를 밟았다.

'슐러' 라는 사업체 에서 한식구가된 위나는 한국에 대해서 서툴렀고, 나는 일에 대해서 서툴렀다.

우리가 하는 일은 지갑벨트 닦는 일, 검사, 포장인데 눈썰미가 있고 손동작이 얼마나 빠른지..... 

내가 하나할때 위나는 열개를 소화하는 뛰어난 스피드에 주눅이 들기까지 했다.

일하는 틈틈이 한국말을 배우려는 의욕이 강해서 표현하고 노트에 적고 해서 이젠 한국어 실력이 유창하다 .

그로부터 2년 후 다시 재고용을 할때가 온것이다. 우리도 처음이고 위나도 그러고 국가정책도 과도기인것 같았다. 너무나 많은 외국 근로자들의 체류연장신청! 이곳저곳 많이도 뛰어 다녔다.

우리 슐러로서는 위나를 계속 재고용 하길 원했고, 위나도 한국에서 더 일하고 싶어 했으며, 슐러에서 일하길 원했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태국에 가서 6개월 체류하고 다시 노동부를 통해 재고용한것이다. 확실한 믿음이 없이 태국으로 갈땐 불안해 하며 근로자에겐 효력도 없는 공증서와 신원보증서 까지 손에 쥐어주고 안심시키며 출국시켰다.

드디어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송추에 있는 연수원을 통해 다시 슐러로 오게 된것이다. 

연수원에서도 한국어를 유창하게 잘해 칭찬받았다고 하며 사모님 덕분이라며 감사해 할땐 내 마음도 무척 기뻤다.

벌써 한국에서 우리와 함께한 시간이 5년 한국말을 절하고 핸드폰 문자 메세지도 얼마나 잘 보내는지...

친구들의 어려운 문제, 은행업무, 병원가는일 유창한 한국말로  해결사 역할을 잘하는 모습을보면 자랑스럽다. 스승의 날에는 한국말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다고 카드와 장미꽃을 선물로 주어 무척 감동 받았다.

자기나라를 떠나 멀리 온 위나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담아 생일에 미역국이랑 조기구이를 해 주었다.

한국의 아름다운 제주도여행을 올해 함께 다녀왔는데 넓고 푸른 아름다운 제주도 바다를 보며 바위섬에 앉아 먹은 막걸리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될것이다.

우린 이미 사업주와 고용자가아닌 언니와동생사이로 버스관광팀 에게 비추어져 우리의 행복함이 전달되었다.

오랜 한국생활을 했지만 겨울이 오는것이 두렵다고 아직은 한국의 깡 추위와 음식에 대해서는 완전 적응하지 못하는 위나

권위적인 고용주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일해서 위나의 소박한 꿈이 이루어지며 우리 슐러도 위나를 통해 힘을 얻고 성장하는 아름다운 관계가 되리라 나라와 나라간의 계약이 중요하고 사업주와 고용주 간의 약속이 소중함을 느끼며 우리의 작은 보살핌과 배려가 한국을 경험하는 한 젊은이에게 아름다운 나라 대한민국, 아름다운 한국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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