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선양 개벽’ 행보?
상태바
이번엔 ‘선양 개벽’ 행보?
  • 운영자
  • 승인 2004.04.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도 2001년 상하이(上海) 방문에서 느꼈던 천지개벽의 행보를 할 것인가.

김위원장은 19일 방중 첫날 예상을 뒤엎고 중국식 새마을 시범단지인 허베이성(河北省)의 한춘허(韓村河)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중국 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농촌 현대화 시범지역으로 수도·전기 개량시설이 두루 갖추어져 있고 농민소득 증대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베이징의 관측통들은 김위원장이 한춘허 시범단지 방문에서 농가 시설 현대화를 비롯해 농민소득 증대 등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하고 있다. 김위원장은 당초 중관춘(中關村)이나 경제개발구 등 중국의 첨단기술분야를 살펴볼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김위원장은 이와 함께 귀국길에 랴오닝성(遼寧省)의 성도인 선양(瀋陽)을 둘러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북측의 사전 점검반이 선양과 항구도시인 다롄(大連)을 미리 둘러보았다는 관측 때문이다. 선양은 현재 중국이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동북3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 재개발지역의 핵심지역이다. 김위원장이 북한 개혁·개방정책의 모델로 삼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다롄의 경우 선양에서 열차를 돌려 다시 4시간 정도 가야 하는 교통상의 불편함, 촉박한 일정 탓에 일단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다롄의 현지 소식통은 “김위원장의 방문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방문설을 부인하고 있다.


김위원장의 선양 방문설이 힘을 얻는 것은 북한의 개혁·개방정책이 중국의 동북3성과 맞물려 추진될 가능성 때문이다.


김위원장은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 야심적인 개방정책을 펴려고 했으나 중국측이 사전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거부하면서 양빈(楊斌) 당시 특구 장관이 구속되는 소동을 치른 바 있다. 베이징의 관측통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 방문을 통해 북한의 농촌 현대화와 북한식 개혁·개방정책의 실마리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하이 방문에서 경험한 천지개벽이 아니라 북한의 현실에 맞는 개혁·개방의 아이디어를 이번 방문에서 찾으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