省전체 "바꿔" 바람… 벤처요람 잰걸음
국유기업 개혁 확대속 경제합작 구슬땀
행정투명화 통해 "外資천국" 도약 꿈도
"랴오닝(遼寧)성이 동북지역에 있어 용의 머리라면 헤이룽장(黑龍江)성은 용의 꼬리고 지린(吉林)성은 이제 막 꿈틀대기 시작한 용의 허리라고 할 수 있다." 동북진흥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 지린 성 사람들은 "용의 허리론"을 은연중에 강조하면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동북진흥 프로젝트에서 지린 성의 지정학적 중심론을 제기했다. 지린 성은 최근 이 같은 움직임에서 낡은 것을 새것으로 바꾸고 빈궁함을 풍요로움으로 바꾸기 위한 구조개혁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훙후(洪虎) 성장은 "지린 성의 현재 위치는 3명이 달리는 경주에 비유할 때 동북 3성 중 꼴찌에 해당할지 모르지만 속도가 가장 빠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2개 주자를 제치고 자연스럽게 정상에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린 성이 경제부흥을 위해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부실과 비효율의 대명사였던 국유기업의 비중을 낮추고 벤처마인드로 무장한 현재 기업과 민영기업들을 그 자리에 채워넣는 것이다.
훙 성장은 현안 중 하나인 외자도입을 위해 올해 비즈니스마인드로 무장하고 나섰다. 4월과 5월 중에는 성장이 직접 한국과 일본 등지를 방문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홍콩과 동부연안의 앞서 나가는 성들과 경제합작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훙 성장은 최근 일본 지도부의 망언과 영토분쟁으로 중ㆍ일 간의 신경전이 날카로운 가운데 "과거보다는 미래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일본의 자본과 기술도입에 강한 열의를 표시했다. 이를 통해 국유기업 개혁은 물론 경제 각 부문에 걸쳐 시장화의 정도를 높이는 것이 지린이 추진 중인 구조개혁의 1차적 목표다. 관료사회에도 개혁의 칼바람이 불면서 얼마 전에는 성정부 산하의 한 관리가 근무 도중에 컴퓨터게임을 즐겼다는 이유로 징계를 당했다. 성정부는 또 행정효율을 개선하고 성 주민과 기업들에 대한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업무 전산화와 함께 공공문건의 범위 및 수량에 대한 대대적 축소 작업을 단행했다.
지린은 평균학력의 정도가 전국 31개 성 가운데 6위를 차지할 정도로 교육수준이 뛰어난 성으로 알려졌고 천연자원도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이 같은 인적 및 천연자원에 외자만 적절히 결합이 된다면 성이 꿈꾸는 동북패자의 꿈도 마냥 요원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성 정부관계자들의 인식이다.
가오펑(高峰) 발전계획위원회 처장은 "세계 일류회사를 지향하는 장춘의 디이치처(第一汽車) 등의 기업이 성정부의 발전전략에 주춧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지린 성은 동북진흥 프로젝트에 맞춰 성정부가 중점 육성할 자동차와 석유화학, 농산품 가공, 현대중의약ㆍ바이오, 광전자 하이테크 5개 전략산업을 발표했다. 지린 성은 이들 5가지 전략산업 외에 관광개발과 양질의 생수산업, 신형 건자재 업종, 고등직업교육 등 당장"돈이 되는"사업들에 대해서도 외자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k@heraldm.com)
지린省 최대기업 "디이치처"
"대륙 집집마다 車공급을" 속도경영 질주
"快則生 慢則死(빠르면 살고 느리면 죽는다)." 이 말은 지린성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인 디이치처(第一汽車)공장 직원들에게 뇌리에 박힐 정도로 익숙한 격언이다. 모두 12만6000명에 달하는 직원에게 이 말은 개방화시대의 생존 코드이며 세계무역기구(WTO)시대 무한경쟁의 파고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주문이다.
이 회사는 이 말을 공식적으로 "디이치처의 생존철학"으로 삼아 속도경쟁을 재촉하고 있다. 워중생(沃仲聲) 선전부 부부장은 "사자는 영양보다 빨라야 굶어죽는 것을 피할 수 있고, 영양은 사자보다 한 걸음이라도 빨리 달려야 사자밥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아프리카 사자와 영양의 생사를 건 경쟁우화를 디이치처 직원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WTO라는 정글에서 디이치처는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면 굶어죽는 사자 신세가 될 것이며, 빠르지 못하면 사자에 잡혀 먹는 영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이치처는 무한질주 경쟁 반세기 만에 국제합작과 독자기술력 구축, 주요 경영지표 개선 등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했으며 세계가 인정하는 중국 자동차산업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판매량 90만대에 매출액 1122억위안(약 16조8300억원)이라는 경이적인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는 모두 스피드경영을 통해 직원들의 경쟁의식을 일깨운 결과라며 경영전반에 걸쳐 앞으로 보다 빠른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디이치처는 최근 엔지니어 출신 40대중반의 주롄펑(竺延風ㆍ사진) 사장이 사령탑을 맡아 스피드 경영과 구조개혁을 선도하고 있다. 그는 또 자금과 시장, 인재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라면 당연히 인재를 택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재경영을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주 사장은 회사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중국의 모든 가정이 자가용 차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여종의 신차 모델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는 한편 창립 반세기 동안 숙원이던 100만대 판매 목표를 올해 달성할 계획이다.
주 사장은 중국 재계가 주목하는 젊은 경영인답게 디지털경영을 내세우면서 디이치처를 굶어죽지도 잡혀먹히지도 않을 정글의 영원한 강자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
디이치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브랜드가치가 267억위안에 달하는 등 중국 전체 업종을 통틀어 5위에 진입했다. 지난해 자회사와 투자회사를 합쳐 전국에 45개의 관계사를 거느리며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도요타 등 선진기업과 합작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로 본 지린省
지난해 경제성장률 무려 10.2%
한해 관광객만도 2400만 육박
지린 성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0.2%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은 2521억8000만위안(약 37조9000억원)에 달했다.
성후이(省會ㆍ수도)인 장춘(長春), 지린(吉林), 옌지(延吉)시 등이 주요 도시이며 면적에 비해 인구는 2700만명으로 다른 성시나 자치구에 비해 적은 편이다.
지린 성은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라 지난해 교역액이 전년 대비 66.7% 늘어난 61억7200만달러에 달했다. 이 중 수출은 21억6200만달러로 22.7% 증가했고 수입은 35억1600만달러로 무려 128%나 급증했다. 고정자산투자액은 국유기업 등이 사회기반시설투자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965억6400만위안으로 나타났다.
지린 성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추산업은 농ㆍ임가공업과 전통 제조공업이며 점차 첨단제조업과 3차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국무원 통계당국은 지린 성 주민저축액은 지난해 3446억위안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2285억위안은 개인저축이다.
또 보험산업을 비롯한 금융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업체들의 보험료 수입은 전년보다 32.3% 증가한 67억4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천혜의 자연관광자원에 힘입어 연간 지린 성을 다녀가는 국내외 관광객이 2352만명으로 성 전체인구에 육박하고 있다. 관광수입만 141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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