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포츠기사를 보고- 주정배 취설
난 뉴스를 즐겨 보고, 즐겨 듣는다. 집에 있을때 부터 아침 일곱시 라디오뉴스, 저녘엔 8시 텔레비뉴스를 즐겨 본다.
대한민국에 온지 십여년이 넘어도 이 습관만은 버릴수가 없더라. 말그대로 반복은 자연이고 자연은 습관이라는 말이 맞는것 같다.
요즘 대한민국의 뉴스는 어찌나 많은지 다 볼래야 다 볼수가 없다. 때문에 인터넷 뉴스를 즐겨 본다. 그저 수박 컽핥기 같은 식으로 ...
뉴스는 그래도 정치 뉴스가 최고이다.
대부분 남자들, 아니 절대 대부분 남자들은 그래도 정치 뉴스를 제일많이 본다. 말로는 정치뉴스는 치사해서 보지도 않는다 하고 말하는 사내들도 적지는 않지만, 이것은 총각이 처녀를 고를때 인물을 보지 않는다거나 숫처녀가 총각을 고를때 재물은 보지도 않는다는 말과 똑같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정치 뉴스를 훑어 보다가 더 훑을것이 없으면 그다음은 스포츠뉴스를 훑는다.
어제도 정치 뉴스를 보고난 다음 스포츠 뉴스를 보다가 난 또 허구픈 웃을 웃고 말았다.
요즘 박지성의 뉴스는 축구뉴스마다 빼놓지 않고 나온다. 아마도 박지성의 전담 기자가 있는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난 박지성을 좋아한다. 그리고 박지성의 팬이다.
그러나 요즘, 아니 몇년래 박지성씨의 성적은 별로인것 같다. 매번 평점은 적게 받는것은 아니나 어쩐지 난 그성적표에 내 머리는 끄덕이는데 대가리는 도리질 할때가 많다.
우리말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꿩잡는게 매다.
그런데 우리박지성은 수많은 시합에 참가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뛰고, 뛰였으니 그가 넣은꼴 개수는 열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축구의 꼴 넣는 비률과 확률은 그 자신 본인의 전략적 위치와 크게 관계가 있다.
때문에 키바가 꼴을 넣지 못해서는 무가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승부차기에도 키바가 넣지 못해도 탓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리고 그다음은 후위(後衛)이다. 후위는 대부분 뒤에서 문대를 호위하는것이니 꼴을 넣을 확률이 적다. 이들도 때때로 적진에 돌격할때도 있으나 꼴을 넣지 못해도 누가 말하거나 책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지성씨의 자리는 전봉(前鋒)이다. 다시 말하면 칼끝이란 말이다. 앞에서 적진을 찔러야 하는 자리란 말이다. 그런데 번마다 ... 평점만 좋다.
그런데 어제는 박지성이 꼴은 넣지 못했지만 루니의 통상백호 꼴을 박지성이 넣은것처럼 포장된 기사를 보면서 난 웃음이 나오는것을 참을수가 없었다.
기사는 대약 아래와 같다.
문전에서 박지성의 헤딩( 내보기에는 실수이다.)이 옆에 선수의 *** 의 곁에 떨어져 그가 잽싸게 문전에 강슛을 날렷는데 키바가 처내였는데 ... 이때 루니가 쏜살같이 달려 들어 문전에 다시 차 넣었다. 때문에 루니의 백호 꼴은 박지성이 어시스 하여 넣은 꼴이라는 판결이다.
참 어이 없는 기사다. 이 기자 양반이 얼마나 박지성을 좋아 하였으면 이런 기사가 나올수가 있을가 ... 아니면 얼마나 박지성편을 들고 싶었으면 이런 문학예술적이 보도가 나올가 있을가 ... 얼마나 박지성의 꼴을 기대하고 있었으면 이런 멋진글, 이렇게 멋지게 포장된글이 나올가 싶다.
혹시 이 주정배도 어느 키바를 좋아하고 그의팬으로 그의 편을 든다면 그리고 그키바의 꼴넣은 장면을 고대하다 못해 어거지로 기사를 쓴다하면 축구경기의 모든꼴을 키바의 것으로 만들수가 있지 않을가 싶다.
키바가 문전에서 꼴을 쥐고 멋지게 힘차게 적의 문전에 향해 찬 꼴이 박지성의 머리에 맞아 호나우딩유의 발끝에 떨어졌는데 ... 호나딩유의 힘찬 강슛이 문전을 향하였으나 키바가 처내였는데 ... 그쳐낸 꼴을 루니가 그대로 또다시 강슛을 날리여 그물에 철렁 하고 보기좋게 걸렸다. 바로 루니의 통상백호꼴은 전적으로 키바가 어시스 한 루니의 통상백호 꼴이였다. 고 이런 기사를 보면 웃지 않을 사람이 있을가 ...
기사는 현장 그대로 써야 한다.
어거지로 만들면 안된다.
기사는 단숨에 필이 달리는대로 현장그대로 써야 한다.
그 무슨 미사려구를 다듬어 쓰면 그것은 문학예술이지 기사가 아니다.
대한민국 스포츠 기자님들 제발 자중 하오. 기사는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오 .
진정 박지성의 꼴을 갈망하면 이런 편들이 기사는 삼가하는 거이 그의 꼴성공률을 높이는데 힘과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소이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