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친구... 외국인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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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친구... 외국인근로자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8.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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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외국인근로자 고용/ 취업 미담수기 공모전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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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친구... 외국인근로자

황은정 (수협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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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는 아니지만 한달에 한두 번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렇게 고용허가제로 입국하는 베트남외국인근로자를 교육을 한다. 공항에서의 픽업부터 사용자인수까지...2박3일을 우린 함께 지낸다. 솔직히 새벽부터 공항까지 픽업을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반갑지 않은건 사실이다. 하지만 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모자를 쓰고 줄줄이 게이트로 나오는 모습은 귀엽기도 하면서 밤새 비행기 안에서 새우잠을 잤을 피곤한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공항에서 교육원까지 이동하는 동안 외국인근로자들은 그제서야 버스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으로 한국에 도착한 실감을 하게 된다.

자~이제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강의실에 모여 2박3일 일정에 관한설명과 교육원 시설사용과 주의점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한다. 그때까지 눈빛은 아직 초롱초롱하다. 간단한 OT가 끝난 후 이제 한국음식은 맛볼 차례.. 생각외로 음식을 꺼려하지 않고 잘 먹는다.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주식이 쌀이다. 한국 사람도 베트남 음식을 처음 접할 때 다른 동남아시아보다는 향신료 사용이 적은편이라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는 편이다. 식사를 하고 다시 강의실로 들어가 정해진 교육일정에 따라 수업을 진행한다.

우리 베트남근로자들은 한국문화와 한국어 수업할 때만큼은 아주 열성적이다. 그래서 피곤한걸 알면서도 첫날은 한국어 수업을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편이다. 지루하지 않은 수업을 위해 시청각 자료로 수업을 하고 가끔은 받아쓰기도 해본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근로자는 생각보다 나이가 많지 않다. 이제 갓 20살을 넘긴 근로자들도 간혹 있다. 그럴때면 걱정이 많이 앞선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생활에 두려움을 가지고 행여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적응을 못할까하는 우려도 생긴다. 그렇다고 긴장을 풀어주면서 달랠수는 없다.

외국인근로자들이 본국에서 입국전 사전교육을 받으면서 스스로 큰다짐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코리안 드림의 꿈을 안고 한국에서의 첫출발의 도우미로써 자부심을 가지고 외국인근로자에게 한걸음씩 다가간다.   

이제, 난 한국의 홍보대사 이면서, 안전하게 일을 할수 있도록 안전조업의 강사로써, 외 국인근로자의 친구로써 2박3일을 알차게 꾸 려 나가야 한다. 수업이 끝나면 두루두루 모 여 앉아 고향얘기도 하고 베트남에서 생활 했던 여러 가지 경험담을 얘기한다. 그중에 서 외국인근로자가 나에게 제일 많이 하는 질문 두 가지. 하나는 내가 받는 월급을 궁 금해 한다. 아주 난감하지 않을수 없다.

보 통 당신들과 비슷하게 받는다고 얘기하면 다들 믿지 않는다. 그때 보태기로 “그런데 열심히 하니깐 사장님이 올려주더라....”라고 얘기하면 그때서야 조금은 수긍을 한다. 또 하나의 질문은 결혼을 했냐는 질문이다. 미혼이라고 얘기하면 그동안 뭐했냐는둥, 빨리 결혼하라는둥..우린 이렇게 농담도 주고받는 친한 친구도 되는 시간이 있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2박3일 총 20시간 교육기간이 끝나는 아침..이제 사용주를 기다린다.

긴장되는 마음은 외국인근로자나 나나 모두가 같다. 외국인근로자들은 곧 만날

사용주들에게 한마디라도 한국말로 인사하고픈 마음에 하나하나 질문이 다시 시작된다. 그때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 나도사랑스럽다. 그 열정이라면 걱정이 놓인다. 사용주들이 오신다. 그럼 난 사용자교육을 한다. 최저임금 ,보험 ,외국인등록 등 사용자들이 알아두어야 할사항에 대하여 설명한다. 덧붙여 외국인근로자입장에 서서 몇 가지 당부도 한다. 이런 내용을 아는지 다들 알아듣지도 못하는 내말에 귀를 쫑끗세운다. 자, 이제 인사를 하면 교육장에서의 일정은 끝이난다.

아쉬운 마음에 외국인근로자 한명한명 모두 두 손 꼭 잡고 악수를 한다. 그럼 짐가방을 들고 교육장을 벗어난다. 난 윗층에서 외국인근로자가 내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준다.   

출장이 끝나고 뒤돌아서도 난 한 기수 기수를 다 기억한다. 우리는 수업하는

중간중간에 우리끼리 기억할 수 있는 별명을 지어 부른다. 그러면 기수들 끼 리는 절대 잊혀 질수가 없다. 키다리, 왕눈이, 거북이 등등 정말 다양하다.

이렇게 새 일터로 나가면서 이들의 코 리안 드림은 시작되는 것이다.

한번은 작년 7월에 입국한 외국인근로자들의 한국생활이 어떠한지에 관해 현장조사를 나갔다. 여수에서 정치망 어업을 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 TRUONG 와 TAI를 찾아갔다. 설레임과 혹시나 외국인근로자한테 안좋은 일이 있지나 않을까 라는 생각에 조금은 불안했다. 내가 취업교육 후 처음으로 찾아가 보는 외국인근로자였기 때문이다. 숙소에 도착했을때 외국인근로자들이 아직 일을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바다에서 배가 한척 들어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쪽으로 향해본다. 마지막으로 본모습이 1년 조금 넘었는데 어찌나 한눈에 들어오는지 정말 너무너무 반가웠다. 조금 탄거 외에는 건강해보였고 일에도 많이 적응을 한 듯 보였다. 같이 숙소에 올라가 점심을 같이 먹고 TRUONG 와 TAI과 얘기를 나누었다. 한국어도 많이 늘었고 사투리도 안다고 자랑까지 하였다. 밝은 모습에 아까의 걱정은 멀찌감치 없어졌다.

멀미가 조금 문제였지만 일을끝내고 시간을 쪼개 자기생활을 즐길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있는 친구들을 보니 참 대견스러워보였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흐뭇하면서도 찾아가보지 못한다른 외국인근로자 친구들이 걱정이되었다. 다들 잘 지내고 있는지... 소식은 듣지 못해도 잘지내고 어디선가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친구들에게 마음으로 나마 파이팅을 보낸다. 앞으로 들어올 외국인근로자들이나, 현재 열심히 일하고 있을 외국인근로자들이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머나먼 타국으로 넘어와 일을 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들 본인의 마음가짐도 필요하겠지만, 조금의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서로 돕는다면 이보다 좋은 제도가 어디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국적을 떠나 고용허가제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근로자에게 파이팅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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