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꽃
무지개빛 그리움
싸목싸목
쌓여가던 나날
문득 내 작은 가슴에
이슬같은 사랑 한방울
또르륵 굴러와
한기에 시들지 않는
참된 한송이를
가녀린 떨림으로 피웠다
---제2시집 <<하얀>>에서
천(千)
천장의 잎이 걸려있는
천년 묶은 나무아래
하얀 어머니는
천년 세월에
천개의 사랑을 수놓이한다
천송이 흰구름
천년홍(红) 노을에 빠져들고
무지개의 번쩍임에
눈을 감았다 뜨니
나무는 단풍들고
어머니가 앉았던 자리엔
바늘 한대 놓여있다
세상의 침묵속에서
먼지처럼 락엽이 쌓이고
하얗게 질린 하늘이
폭설로 풍경을 씻는다
땡!
바늘은 찬란히 갈라졌고
나는
단풍잎 타고 내려온다
아차!
바늘구멍 들여다보니
어머니는
나의 마음에
천오리 실을 꿰고있었다
명태
말라가는 세상에서
긴 죽음을 죽어간다
마름의 법칙이
지상의 정의인듯
죽음이 썩지 않는다
마른 명태로
무언가 빨아내려는 주인도
손금에 걸려
말라가는 생명이였다
세월에 걸어놓고보면
삶도
죽음도
하나의 갈증이고
영양이였다
파리한 파리
길가에 파리 한마리가
죽어있다
파리들이 모여든다
죽음은 하나의 흔상인가
경건함인가
한번,두번
생명의 중량에 눌리운
주검이
땅에 달라붙는다
더 이상
파리들도 찾아오지 않는다
파리해진 주검이
마침내 죽는것을 끝냈다
썩지도 못하고
|静|
생활은 누리기도 벅차고
버리기도 어려웠다
빈 하늘
주름 잡아가는 나무를
희망으로 가꿔온 삶이
울긋불긋한 천진함이였다는걸
깨달았을 땐
먼지처럼 털어버려진다
산다는건
바람처럼 한때의 설레임으로
지나가면 그뿐인걸가
아쉬움을 저승에 맡기니
세월이 관대해지여
하늘 보는데
몸이 바스락 아파온다
죽음이란 가벼운것이겠지만
내키질 않아
가기도 힘들고
보내기도 두려웠다
뒤 돌아보니
나무는 멸망을 침묵하는
인형의 집이였다
---제3시집<<명곡(命曲)>>에서
박동철 : 연변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시집 3권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