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께 ‘자아개발’에 관한 재미나는 얘기를 하나 해드릴까요? 일본에서 일어난 일인데, 들어보면 뭔가 느끼는 바가 있을 겁니다.
십 몇 년 전에, 일본에서 바블(거픔)이 터지며 그 동안 잘 먹고 잘 살던 일본사람들도 위기 의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바블이 터지기 전까지 일본경제가 수십년 동안 고도성장을 거듭 하며, 그 동네에서는 부도나는 회사도 별로 없었고, 직원들은 한번 회사에 적을 올리면 일생이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덕분에 일본에는 노조가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힘들었고, 데모 같은 건 돈을 주고도 구경하기 힙듭니다.
요즘 한국의 현실과 많이 다르지요?
솔직히 한국의 노조원들도 경기가 좋아, 높은 월급을 받으며 잘 먹고 잘 산다면 의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나쁘고 회사도 사원도 모두 힘드니 싸우는 거겠지요..^^
그나저나 일본사회는 회사 직원들에게 많은 걸 보장해주고 있었고, 일본정부도 헌신적으로 시민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보니까 내 민족, 내 국민을 위해 쓰는 돈은 하나도 안 아깝습니다.
그래서 까마귀는 저도 모르게 내 민족과 타 민족을 비교하게 되었는데, 까마귀는 왜 또 한숨이 나오지요?
우리가 갈 길은 아직도 먼 것 같습니다..^^
까마귀가 20년 전의 일본과 지금의 대한민국을 비교해보니, 20년 전의 일본은 공산주의 사회이고, 현재의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초기 사회로서 아직도 두 나라는 차이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는 하드만 보지말고 소프트도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하드로 말하면 대한민국은 일본 못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프트는 장담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한 때, 세상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우리는 공산주의 사회라고 자랑하는 일본에 대해 우리는 뭐라고 하면 좋지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본은자본주의에서 한 단계 훌쩍 뛰어넘어 꿈 같은 공산주의로 가버렸으니 말입니다.
대신 대한민국은 아직도 사회주의는 커녕, 자본주의 초기 단계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하여튼 회사에서나 어디서나 밥그릇 싸움 때문에 제 정신이 아닙니다..^^
까마귀가 여기서 말하는 공산주의란 경제를 바탕으로, 인간의 삶의 질과 높이를 말하는 건데, 그만큼 일본사회는 체계가 잡혀 비교적 안정적이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도리가 서는 사회란 뜻입니다.
일본에서 살아보시면 아시겠지만, 동네도 깨끗하고 사람들도 깨끗합니다. 남의 월급을 떼먹거나 안 주는 일은 상상도 못합니다. 이 놈에게 당하고 저 놈과 해내는, 그런 식의 사유를 하는 거 못봤습니다.
'한' 많은 민족이 아니어서 그럴까요..^^
때문에 여러분들이 만일 일본의 과거나 정치가들의 망언에만 집착하면, 일본이란 나라와 국민성을 이해하는 데 객관을 잃게 됩니다.
우리는 다른 거는 몰라도, 일본이란 나라는 내 민족과 내 나라의 이익에 대해서는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 한민족이 죽어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우리가 허심히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고, 분단의 현실이 너무 커서 우리 눈에는 이미 망각되어버렸으며, 우리 동네 어르신들의 좌파와 우파의 싸움은 결국은 이념과 관계없이 밥그릇 싸움 같아 보였습니다.
통일의 주체가 되어야 할 대한민국이 갈팡질팡 하니, 그 주위에 널린 해외동포들의 눈에 비낀 한민족의 미래는 참 암담합니다.
보수와 진보의 싸움 속의 '빨갱이'란 개념은 꿈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우리 눈에는 북한의 '빨갱이'밖에 안 보이고, 일본사람들이 자랑하는 그 멋진 '빨갱이'에는 무관심입니다.
죄송하지만 우리 한민족은 언제면 일본사람들처럼 ‘우리 사회야말로 진짜 공산주의 (빨갱이) 사회야’ 하고 큰 소리를 칠 때가 올까요?
우리 한민족이 지나온 길은 정말 ‘한’이 넘치지만, 그렇다고 다들 언제까지 ‘한’에 맺힌 행동을 하실 겁니까? 우리는 서로 너무 많은 상처를 주고 있고, 지금 이 한시각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한’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실례지만 ‘한’이 넘친다고 해서, 오줌이 마려워나 아무데나 돌아서 사는 것처럼, 염라대왕은 아무 데나 대고 '한'을 풀라고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닙니다.
돈으로 '한'을 풀려 한다면 그것도 미친 짓입니다.
예를 들어, 장가 못간 노총각이 어쩌다 손에 목돈을 쥐게 되자, 보다 못 사는 나라로 원정가서 열심히 '처녀'를 쫓아다닌다면, 참 꼴불견이겠지요?
우리 한민족은 기본으로 되돌아가, 적어도 일본 사람들처럼 내 것은 확실히 챙기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내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통일이 가능할까요? 우선 한민족의 내부 단결을 이루어낸 다음에 통일을 도모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는 일입니다.
죄송하지만 이 세상에 우리의 ‘한’을 치유해줄 의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의 ‘한’ 은 우리 손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까마귀의 짧은 소견의 의하면, 한민족은 너무 잘난 척도 하지도 않고, 너무 못난 척도 하지 않으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사람에게 의지할 생각도 말고, 저 사람에게 의지할 생각도 하지 않으면, 서서히 마음의 평형을 되찾지 않을까요?
대신 때려죽일 놈은 확실히 때려죽이고 봅시다..^^
까옥~까옥~까옥~
죄송하지만 본의 아니게 소리가 좀 높아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까치놈들의 성화에 그만 질려버려 산 속으로 도망가 숨어사는 까마귀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 죄송하지만 처음부터 여러분들과 이런 얘기를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본의는 ‘자아개발’인데, 일본을 예로 들다보니 좀 흥분되었나 봅니다.
시시한 얘기는 그만 하고, 그래서 어느 날 바블이 터지며 일본 경제가 엄청 타격을 입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당장 죽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원래 경제 실력이 상당했고, 그 동안 벌어놓은 돈도 많았기에, 잠시 쇼크를 받았을 뿐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말하자면 바블이란 지진처럼 매일 터지는 것이 아니었기에 습관이 안 됐던 겁니다.
그니까 까마귀가 지난 93년도에 공부를 하러 가보니, 그 동네 사람들은 잘만 먹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기업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위기 의식이 생겼나 봅니다. 대 기업에서는 더 이상 사원의 일생을 보장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짜를 거는 짜르고, 줄일 거는 줄이기 시작하더니 평생고용정책을 취소해 버렸습니다.
그러자 회사를 다니던 사원들이 많이 술렁이기 시작했는데, 다들 언제 자기도 짤릴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생긴 겁니다.
위기감이 생기면서 만일 짤렸을 때의 상황을 대비해, 먹고 살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만히 앉아 죽여주기를 기다리는 놈이 어디 있지요?
그러면서 자랑스레 공산주의라고 큰 소리를 치던 일본도 서서히 자본주의 양상을 다시 띠기 시작하는데, 특히 신문도 방송도 잡지도 모두 호들갑을 떠니, 마치 일본이란 나라가 당장 망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재미나는 현상이 하나 있었는데, 일본의 여러 문학상공모에 응모자가 단번에 배로 늘어났습니다.
알고보니 다들 언젠가 찾아올 것 같은, 혹은 이미 찾아온 위기 극복을 위해, 열심히 ‘자아개발’을 시도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자 일본의 어느 유명한 작가가, ‘ 안온한 생활만 하면 인간의 진정한 재간을 발휘할 수 없으니, 개인에게도 사회에도 손해다. 때문에 이건 자신의 숨어있는 재간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라며 좋은 현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유학생 주제에 자기와 아무 관계도 없는 까마귀도 열심히 ‘자아개발’에 뛰어들었는데, 그러다 보니 꿈만 커져서 외국인 주제에 일본어로 소설을 쓴다고 야단치더니, 하마터면 인생을 망칠 번 했습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거기다 장가 못간 스트레스까지 겹치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한 동안 어둠 속을 헤매다가 겨우 찾은 돌파구가, 말하자면 우리 말로 글을 쓰면 혹시 살아날지 모른다고 생각이 들어, 정신없이 나의 고국 대한민국으로 달려왔는데, 와보니 이 동네 사람들의 텃세도 만만치 않네요..^^
까마귀의 문장은 읽어도 안 보고, 건방지게 사람 얼굴만 빤히 쳐다보네요. 얼굴을 보면 그 사람 수준이 알리나 봅니다.
- 이봐, 한국 양반, 두 눈 펀히 뜨고 아직도 모르겠어? 나 빨갱이 나라에서 온 위대한 조선족이야..^^
하여튼 이 동네 사람들은 관상 하나는 참 잘 본다니까요.
(혹시 변비 때문에 내 입에서 냄새가 나는 건가? 그렇다면 상을 찡그려야지, 왜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거지?)
사랑하는 노총각 동무들, 나 지금 글도 안 되고 장가도 못 갔으니 어쩌면 좋지요? 이미 이 놈의 인생을 망쳐버린 거 아닐까요?
하여간 까마귀를 잘 아는 우리 동네 잡새들은, 위대한 까마귀에게 아래와 같이 멋진 평을 달아주셨습니다.
- 용이 개천에 떨어졌구나.
우리 동네에 중국말을 할줄 아는 어르신들의 평은 좀 더 직설적입니다.
- 阴沟翻船了吧.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며, 오늘도 내 마음이 산란하니, 장가 못간 놈은 자위를 합니다.
그러고 보니 고국의 땅을 밟은지 3년이 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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