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연변과학기술대학 캠퍼스.




각종 전통 옹기들. 이것으로 우리의 할머니들은 우물물을 길어나르고 장, 간장을 담그고 무우 소박이를 담그고...그랬을 것이다.

옛날 여행용 트렁크와 농. 잊혀져 가는 우리의 전통의 것들을 조금이나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이렇게 수집해주신 총장님 사모님께 정말 존경과 감탄의 마음이 절로 인다.

크고작은 함지들...어릴때만해도 이런 것 한두개는 할머니 집에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대여섯살 정도 되었을 무렵, 마을의 어딘가에 이런 것이 있어 어머니와 함께 거기가서 고추 빻고 쌀 찧었던 기억이 가물가물 난다.

저 식기, 옛날 어릴적에 울 할아버지 사용하시던 밥그릇이었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고는 한동안 집의 식장에 그대로 놓여있었고, 언제부턴가 어머니는 뚜껑이 있는 그 식기에 돈을 감춰두시기도 했다.

옛날에 만들어진것임에도 참 잘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교롭다. 웬지 더욱 정감이 가는 낡은 가구들... 지금도 할머니 집에 하나 있는 것은 저런 쇠붙이들은 하나도 없는 나무로만 만들어진 것이다. 참, 우리 시어머니 이야기인데, 어릴쩍에 꽤 잘 살았는데,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일본놈들한테 침략당하고...그러다보니 가세가 기울어, 나중에 우리 시어머님이 학교 갈때 학비를 마련하느라고 할아버지가 저런 옷장에 붙은 은붙이들을 죄다 뜯어 팔아서 학비를 마련해주더라고 하셨다... 이런 추억들이 초가집에서 벽돌집으로, 지금은 다시 현대식 아파트로 거주환경이 변화되고 도시화가 되면서 우리 전통적인 물건들과 풍속들이 사라져 가는것 같아 마음 한구석은 참 아릿하다...

맨 왼쪽에 있는 앞끝에 수탉이 있는 저 다리미. 우리 집에도 내가 소학교를 다닐때까지만해도 저런 다리미를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가운데 알록달록한 것은 베개 잇의 양옆단이다. 이름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왼쪽것은 빨래하거나 말린 옷이나 이불을 풀먹여 두드릴 때 사용하던 방망이다. 어릴때 모두 집에서 늘 보아왔던 것이라
기억이 새롭다.

우리 선조들의 손때 묻은 투박하면서도 더없이 소중한 유산들...점점 사라지고 멀어져가는것같아 마음이 아프다...
과기대 캠퍼스는 연길시 동산에 자리잡고 있어 연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다...이런 위치를 선택하신것만 보더라도 우리 총장님이 참으로 선견지명이 있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일 마지막에 지은 새 건물인 간호동. 올해는 1층로비에 까폐를 만들어 더욱 좋았다. 학생들이 자주 거기서 이야기를 나누고 무선인터넷을 하기도 하고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캠퍼스의 모습들...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풀이 무성한 곳들이 드문드문 있다.
건교 15주년이 된 지금까지도 1년 사시절 공사 중이다.
해마다 더 아름답게 변모해 가는 과기대 캠퍼스, 그런 희망을 주기에 더욱 기대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