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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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 운영자
  • 승인 2004.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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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의 3월이 왔다. 이제부터 혹독한 체포와 추방이 계속될 것이다. 몇 사람이 내게 전화를 해서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나는 “미안하지만 아무 것도 도울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돌아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라는 말만 계속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귀국하는 동포의 숫자가 너무 적었다. 지난 해 11월, 그렇게도 온 힘을 다해 투쟁을 해서 얻어낸 결과가 “이번에 귀국하면 6개월 후에 재입국해서 고용허가제로 3년간 일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는데 동포들이 이를 거부하고 스스로 결국 절망의 낭떠러지로 몸을 던진 셈이 되었다. 교회를 믿고 중국으로 돌아간 소수의 사람들만 너무도 확실하게 귀국하게 된 셈이다. 우리 교회로서는 너무도 서글픈 생각뿐이다. 그렇게 온몸을 던져 투쟁해서 얻어낸 성과를 동포들이 제대로 향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동포들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 정부가 하는 말이면 당연히 믿어야 하는데도 “내가 바라는 대로 정부가 하지 않으면 나는 안 따르겠다”는 식의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결국 동포들은 엄청난 고통과 댓가를 치르면서 이 값비싼 교훈을 터득해야 하는 셈이 되었다.

그러면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는 새 장을 열 수 밖에 없다. 이제 불법체류의 시대는 지나가고 합법체류의 시대가 도래했다. 합법체류의 시대을 맞이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새 일을 찾아가야 한다.
첫째로 한국에 불법체류하는 사람들 중에서 정말로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세상이 바뀐지도 모르고 최근에 천여 만원의 돈을 부로커에게 지급하고 입국한 소수의 동포들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 이들을 도와야 한다. 이들의 문제는 직장을 갖기 힘든다는 문제인데 힘들더라도 사람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이들을 도와야 한다.
둘째로 이미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동포들이 고용허가제의 불합리성으로 인해 또다시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고 있다. 고용허가제의 불합리한 점들을 하루빨리 시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포들의 고통이 크게 가중될 수밖에 없다.
셋째로 불법체류가 근절되고 합법체류가 일상적인 삶의 방식이 되면 그 다음에는 합법의 길이 크게 열려야 한다. 그리하여 정부당국과 잘 협의해서 좋은 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조선족 젊은이들이 한국대학에 입학할 경우 그 부모가 한국에 와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 기술교육 비자제도를 새로 도입하여 동포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오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오도록 하는 방안, 복수비자나 취업비자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발급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그리고 재외동포법시행령도 현실에 맞게 고쳐서 재외동포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수를 늘려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동포들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이들에게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조차도 한꺼번에 혜택이 주어질 수는 없다. 우선 가족이 한국국적을 가진 사람부터, 한중수교이전에 입국하여 지금까지 체류하고 있는 사람부터, 그리고 중국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부터 영주권을 주기 시작하고 나아가 한국국적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헌법재판소가 하루라도 빨리, 그리고 동포들에게 희망이 되는 방향으로 판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일들이 앞으로 우리가 해 나가야 할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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