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비극성적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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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비극성적 미학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8.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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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주생전>에 대하여전월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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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생전>은 1593년에 권필이 지었다고 추정되는 한문애정전기소설이다. 주생전은 단편소설이라 하기엔 조금 길고 중편으로는 조금 짧은 액자기법의 소설이다.

이 작품은 고소설에서 흔치 않는 삼각연애관계와 ‘사랑과 죽음’에 대한 진정성을 다루고 있어 주목을 끈다. 이렇듯 고소설에서 뛰여난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한문소설 필사집인 『선현유음』에서 필사자가 빼여난 안목으로 <주생전>을 수편에다 두었던 것 같다.

주생전의 이본으로는 문선규교수가 번역 소개한 김구경(金九經)소장본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1963년 북한에서 이철화의 번역으로 출판된 <림제 권필작품선집>에도 <주생전>이 수록되어있다. 두 이본은 내용상의 차이는 없으나 자구(字句)의 출입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여기서는 김구경 소장본을 대본으로 삼아 번역한 역주본을 기본자료로 한다.

본고에서는 주생의 성격으로 인한 비극적 사랑이야기로부터 그 시대상황과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운명,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착안점을 두고 현실반영의 작가의 의도를 짚어봄과 동시에 이 글들이 어떤 수법, 어떤 구조로 표현되었으며 아울러 고전소설의 어떤 특징들을 구현하고 있는지 파헤쳐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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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생전>은 주생이 두 여인과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정서적으로 엮고 있다.

어려서부터 총민하여 주생은 주변에서 장원급제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하였지만 네 번이나 번번이 낙방하자 그 꿈을 접고 재물을 팔아 강호를 돌며 장사를 하던 중 기생 배도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그 뒤 승상의 딸 선화와도 사랑을 맺게 되어 삼각관계가 되었지만 배도가 죽음으로써 하나의 사랑은 막을 내리게 되고 삼십여일 만에 주생과 선화는 정혼하게 된다. 허나 그때나 임진왜란시기(1592년)이라 주생은 조선 땅으로 종군하였는데 밤낮으로 선화를 그리다 병을 얻었는데 인연을 이루지 못하고 객지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할 것이라는 추측으로 마무리한다.

이야기의 세부적 스토리들을 본다면 아래와 같다.

발단:

① 주생이 과거에 낙방하자 공부의 끈을 끊고 강호. 오나라. 초나라에서 장사를 하다

② 주생은 오래전부터 친히 지내오던 나생과 술 나눈 후 배를 강 한가운데 띄워놓고 잠들다 ③ 깨여나니 어느새 고향에 당도, 벗들을 찾거나 그중 죽은 몇몇 친구의 묘소를 배회하다

발전:

④ 고향에서 재주나 미모에 있어 전당에서 으뜸인 기생 배도를 만나 사랑을 나누다.

⑤ 배도의 지난 슬픈 이야기(에피소드)

⑥ 승상댁에 나가는 배도를 몰래 따라나선 주생이 문틈으로 선화 보고 넋을 빼앗겨버리다 ⑦ 선화의 동생 국영이 주생을 스승으로 청하다.

⑧ 주생의 제의 하에(실은 선화보려는 욕심이지만 그 집의 삼만 축 되는 책도 읽고 국영이 다니느라면 힘들다고 핑계를 대다) 주생은 선화의 집에 거처하다.

⑧ 주생이 담을 넘어 선화와 사랑 나누다.

⑨ 선화가 자신의 근심을 이야기하고 주생이 선화를 처로 맞기로 언약하다.

고조:

⑩ 주생이 말없이 배도 만나러 간 사이 선화가 주생의 방에서 배도의 시가 적혀있는 비단천 두폭을 새까맣게 지워버리고 자신의 시를 쓰다. (갈등계기)

⑪ 비단을 보고 배도가 주생과 선화와의 관계를 알게 되다.

⑫ 주생은 어쩔 수 없이 배도를 따라 가게 되다.

⑬ 국영이 죽었다는 급보를 듣고 선화 집에 갔으나 주렴사이의 그녀 모습밖에 못보다.

⑭ 배도가 이름모를 병으로 갑자기 죽다.

⑮ 주생은 배도의 시신을 묻고 그녀의 절명에 자책하며 제문을 지어 바치고 그곳을 떠나다.

⑯ 주생은 친척집에 의지해 살며 선화의 그리움 때문에 나날이 야위여가다

⑰ 주생의 모습을 보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장노인 부부가 주선해서 왕사지친으로 정혼하다.

⑱ 주생과 선화는 서로의 그리움을 편지로 전하다

⑲ 혼인날을 앞두고 임진왜란이 터져 주생은 조선의 전장으로 끌려가게 되다

결말:

⑳ 전장에서 선화에 대한 그리움에 종군할 수 없을 정도로 병이 들다

프롤로그:

㉑ 오늘밤도 나는 오래전에 주생으로부터 들은 그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머릿속에 떠올리 며 그것을 적고 있다.(액자소설이라 지칭되는 면)

이 글은 고전애정전기소설들처럼 플롯이 없이 서사적 전개만 되었을 뿐이다. 삼각연애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사이 정면적인 갈등전개가 없고 직접적 대결이 없으며 모순 또한 치열하지 않다.

애정소설은 두 남녀의 결합을 방해하는 현실적 질곡을 부각시키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그림으로써 서사세계의 갈등을 부각시키는데 서술시각의 초점이 놓여지는 소설이다. 특히 사회적 갈등이 객관적인 형태로 형상화되기 힘들었던 강압적인 중세사회에서 이들 소설에 나타나는 애정문제는 대사회적인 문제제기적 성격을 갖는 것이다. 주생전의 사랑에 울고 사랑에 야위워가는 사랑파멸과 비극은 남자주인공 주생이 동시에 두 여자를 사랑하는 모순된 성격도 있겠지만 주요하게 이 글에서 체현된 임진왜란이라는 시대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아래 등장인물과 그들이 살아온 시대배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3

이 글은 영웅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살아 움직이는 평범한 인간을 다루고 있어 현실성, 진실성이 강하다. 주인공 주생. 배도, 선화의 인물 형상들을 본다면 아래와 같다.

주생은 ‘어려서부터 총민하여 장원급제는 따 논 당상이라고들 하였다.’ 하지만 무슨 원인인지? 번번이 낙방한다. 그는 대담히 과거급제 길에서 물러나 장사의 길로 나서는데 그 행위는 중국고전소설<유림외사>중의 한평생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 공부하는 범진과 구별된다. 여기에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그의 정신세계를 볼 수 있다. 과거급제를 그는 ‘풍채가 훤하고 재주도 빼여’나며 감상적, 정감적이어서 그만큼 풍류적이고 모순적이다. 배도를 사랑한 후에는 선화에게 반하여 정을 옮기고 배도의 절명에 자신의 변심을 자책하며 멀리 떠나나 이내 선화를 그리워한다. ‘인생이 아무리 일장춘몽이라지만 이리도 허망할 데가 있나’하는 인생허무주의와 과거급제 못하는 것이 ‘나의 운명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풀잎에 맺혔다 사라지는 이슬 같은 것이 인생일진대’숙명론적 사상을 지닌 소유자이기도 하다. 하기에 가로막는 첩첩산봉을 열정적으로 도전적으로 헤쳐 나가지 못하고 그것이 자신의 운명으로 간주하고 순종한다.

배도는 ‘요염해 보이는가 싶으면서도 신선함을 풍기고 비록 기생이라고 하나 말씨며 마음씨, 아름다운 자태 그 어느 한군데 흠잡을 데가 없어 뭇사람들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한’ 아름답고 우아한 여인이다. 사리가 밝고 수완이 있어 승상부인의 총애를 받으며 대담하게 주생에게 사랑도 고백하고 선화와 사랑에 빠진 주생을 발견하고 꾸짖고 해결하려 들며 주생을 집 데리고 가는 당돌하고 용감한 여자이다. 반면에 그토록 믿고 충성하던 사랑이 빛을 잃자 말없이 생명도 식어간다. 하층민의 지혜와 총명 등 잠재의식을 보여주었다 본다.

선화는 ‘주눅이 들어버릴 정도로 어마어마하고 호화로운 집에서 자라난 승상의 딸이다. 나이는 열다섯, 어찌나 고운지 세속 사람 같지 않게 여겨질 때가 더러 있다. 구름같은 머리채에 발그레한 뺨을 가진 그녀가 눈을 살짝 옆으로 흘길 때면 가을 맑은 물결위에 달빛이 어리는 것 같았고 웃는 모습은 애교가 넘쳐 그 입 모양이 아침이슬을 함빡 머금은 봄꽃 같았다. 전당에서 제일 간다는 배도는 그들에 비하면 봉황 앞에 까마귀요, 옥구슬에 조약돌 격밖에 안되었다 얼굴 생김만 빼어난 게 아니라 시도 잘 짓고 수도 잘 놓아 다른 이들이 모두 부러워한다.’

그녀는 배도에 비해 외모, 문벌이 높지만 과감하지 못하고 연약하고 나약하며 또한 오만하다. 주생이 배도의 남편인줄 알면서도 주생을 받아들였고 그러면서도 남에게 들킬가봐 전전긍긍한다. 고소설의 전형적인 ‘규수’의 형상이다.

주생과 배도의 사랑은 정열적이었다. 비슷한 처지에 공감대를 형성한 그들은 만난지 하루만에 사랑을 맹세하기에 이른다. 둘의 사랑은 ‘김생과 취취나 위랑과 빙빙의 사랑이라도 여기에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깊은 정신적 교감이 적고 주생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사랑이기에 주생이 배신을 초래하면서 쉽게 이루어진 사랑은 쉽게도 허물어진다. 주생이 선화와의 사랑도 애정성취 뿐만 아니라 정승집안과의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의 발로이기도 하다.

배도와 선화에게 평생을 언약하는 주생의 시구와 편지를 보도록 하자.

푸른 산은 언제나 푸르르고 녹음 짓는 나무는 길이 있는 것이라. 그대 나를 믿지 않는다면 밝은 달이 하늘에 떠있도다.

사물을 보고는 임을 생각하매 어찌 잊을 수가 있으리요. 지난날 나는 그대의 집에 뛰어들어... 꽃 속에 맹약하고 달밑에서 인연을 맺었을 때 외람되게 많은 은정을 입고 굳은 맹세를 하여...

남자에 대한 이기적인 변심과정을 파노라마적인 시를 동원해가면서 구체화시켜 나타내 보인 작품은 별로 없다. 그래서 김기동은 “사랑의 배신을 당하고 병사하는 여인을 이 작품에서 처음 보았고 기생에 대한 사랑을 양가여로 옮기는 남자의 이기적인 사랑도 처음 보았다”고 하였다. 이중적 생활하는 주생이라는 인간을 통해, 현재 현대문학에서도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삼각연애를 통해 남녀간의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문에 빠지게 된다.

주생의 변심은 프로이트 식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나르시시즘’과 유사해 보인다. 프로이트를 해설한 권영택에 따르면 “모든 사랑이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완벽한 경험을 되돌리려 하는 것이기에 사랑에는 근본적으로 이기심이 깔려 있다. 연인을 사랑하지만 사실은 그녀의 얼굴 속에서도 나만을 보고 있다. 사랑에 빠져있을 때는 연인을 금으로 보다가 결혼 후에는 구리로 보는 것도 억압된 나르시시즘 때문이다. 대상을 향해 갈 때는 그것이 잃어버린 어머니라고 생각 한다. 그러나 대상을 일단 손안에 넣고 보면 그런 어머니는 그런 안락함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나르시시즘에 대한 향수는 끈질기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대상을 향해간다. 어머니가 억압되었기에 그는 고귀한 연인을 아내로 맞으려 애쓴다.” 프로이드는 “연인이란 내가 세운 이상적 자아이고 그것과 합일을 원하는 것은 내가 그것이 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그래서 주생은 배도를 통해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으려 하지만 그녀는 기생일 뿐이어서 과거를 되찾아 줄 수 없다. 그래서 그는 더 ‘고귀한’ 선화에게 의탁하려 하는 것이 아닐까?

건전하지 못한 삼각적인 관계는 불가피하게 파국적인 비극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작가는 여기에 객관적인 임진왜란이라는 시대배경을 설치했다.

4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절대적인 환경의 제약을 받는다. 시대가 영웅을 만들고 영웅이 시대를 만드는 이는 소부분의 영웅적 미담이고 외계의 커다란 변화와 충돌 앞에서 백성들은 시대의 피해자이고 희생자이다. 피페해지고 황페해가는 시국과 형세 앞에서는 그들은 초라하고 무기력하고 하잘 것 없는 존재이다. 특히 침략당한 전쟁은 민족이 수난과 치욕 아픔에 모대기고 전쟁이 백성들에 오게 주는 재난과 상처는 큰 것이다. 주생이 살던 시기도 마침 전쟁이 폭발한 만력으로 임진년 1592년, 조선이 왜적에게 침략당 했다는 소문이... .임진왜란은 글의 주인공들의 사랑이 비극적 결말로 됨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조선 왜적한테 침략을 당한바 되어 원병을 중국에 청함이 매우 급하자 황제는 조선이 지극히 사대를 하는 것으로 불가불 구원을 해야 하고 조선이 무너지면 압록강 이서 또한 편안히 누워 잘 수가 없는 터인데 황차 왕업의 존망계절이 달린 판국인 데야 피할 도리가 없어 도독 이여송에게 특명을 내려 군대를 통솔하고 적을 치게 하였을 때 마침 행인사 행인인 설번이 조선에 갔다 돌아와서는 황제에게 아뢰기를

“북방의 사람은 되놈을 잘 막아내고 남방의 사람은 왜놈을 잘 방어하오니 오늘날의 싸움에는 남방의 군병이 아니면 안되겠나이다.”

라 하니 이에 호절의 제 군현에서 병정을 냄이 바쁘게 되었다.

윗부분은 이 글에서 임진왜란의 시대배경에 대해 서술한 대목이다. 임진왜란은 왜국의 조선 침략으로 7년이상 이어진 전쟁이었고 또 명나라가 원군을 보내와서 동아세아적 범위가 넓어진 전쟁이었다. 이 글은 폭탄이 쏟아지고 총알이 날리는 전장에서의 참담함의 실제체험을 직접으로 다룬 것이 아니라 가슴을 울리는 영원한 주제인 사랑이야기를 스토리로 잡음으로써 전쟁으로 인하여 치러야 했던 불행한 삶과 대가, 전쟁의 참혹성을 나열하고 동시에 고소설에서 흔치않은 삼각연애관계를 설정하여 흥미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 글을 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약조만 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대목들이 몇 군데 있다.

① 그동안 공부에 들여온 공이 얼만데 이제 와서 그 끈을 놓아버려야 한단 말인가. 내 반드시 다른 뜻을 크게 펼쳐보이리라 --주생이 과거급제 낙방 후 한 다짐

② 그대가 입신양명하여 높은 지위에 오르거든 기생명부에 박힌 내 이름을 지워주십시오 그대가 말하지 않더라도 내 어찌 생각이 없겠소--주생이 배도에게 한 말

③ 선화는 작은 거울을 두 쪽으로 깨뜨려 한쪽을 주생에게 부채와 함께 주며 동방화촉의 밤을 맞는 날 다시 합하도록 하지요--선화가 주생에게 한 말

④내가 훗날 성공하여 돌아오면 반드시 너희들을 거두어주마--배도가 죽은 후 배도의 종들에게 한 말

계속 계속에 이어지는 하나하나의 언약들이 파멸될 때마다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작품전체가 우수와 슬픔으로 꽉 차있다. 방향도 희망도 새로운 삶에 대한 전망도 상실한 채 오직 절망뿐인 결말. 이것이 그 당시 임진왜란으로 인한 생활상이고 작자가 하고자 하는 속심말이 아닌가 싶다.

5

이상에서 <주생전>의 스토리, 인물형상, 시대배경들을 두루 살펴보았다.

권필은 손색없는 언어대가임에 틀림없다. 연애하는 혹은 바람피우는 주인공의 마음상태, 마음의 변화 등이 세부적으로 그려져 있어 소설의 맛이 더 깊어지고 고소설의 특유의 미학인 한시를 통해서도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14편의 군데군데 삽입된 한시는 적중하게 그때그때의 상황을 그리거나 일이 벌어질 사건의 계기를 암시하고 있다.

‘봄이 와 문빗장 뽑은 건 몇 날이런가’-배꽃잎 같은 배도의 시구로서 사랑이 우리에게로 다가와 그 사랑 나눈 지 얼마이더냐라고 풀이할 수 있다. 사랑의 애절함을 말하고 있다.

‘꽃 속으로 발속으로 마음대로 드나드는 저 제비 한 쌍이 부럽기만 하구나’-주생이 선화 만나기전 시구로서 제비는 삼각연애할 주생을 상징하고 있다.

‘..잠깨여 난간에 기댄 님의 얼굴엔 수심만 가득 하구나 한바탕 시들어 가는 청춘 때문인가 저 애잔한 비파소리 곡 중의 사무침을 그 누가 알까’--선화의 시로서 그의 외롭고 고독하며 이성을 그리워하는 내심으로부터 주생과 나누게 될 사랑을 암시하고 있다

글의 서술자는 제3자의 시각으로 세 인물의 심리 행동 등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으며 남성 중심의 서술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배도의 비극적 삶보다는 선화와 혼사를 이루지 못한 주생의 비극적 운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조 중기의 임진왜란으로 인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혼란들, 이로 인한 봉건신분체제의 와해. 이 시기에 나온 <주생전>은 당시 사회의 현실에 입각해 그대로 반영하였는바 사랑의 기승전결이 외연의 총체성의 변화로 인하여 낳게 되는 사랑의 비극성 구조는 소설의 미학성을 심화시켜준다. 이러한 사실을 하나씩 검증해보면

①주생전은 거의 완벽한 전기적 속성을 제거하고 주인공을 평민화 시킴으로써 현실상황을 가장 리얼하게 포착할 수 있는 거리 확대를 위한 스타일의 통합을 확보하였다.

②주생은 첫사랑의 배도를 배반하고 선화라는 불행을 잉태하여 전쟁의 참전은 마지막 행복의 꿈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런 현실적 불행, 이중적 구조는 이 소설의 비극적 미학을 심화시켜준다.

③ 주생전은 인간과 사회의 본성에 바탕을 둠으로서 근현대소설과 맥락이 잇닿아있어 고전소설가운데 문학적 가치를 또 다르게 확보할 수 있는 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이복규 편저 『새로 발굴한 초기 국문. 국문본소설』 박이정 도서출판. 1998

간호윤,김정희 『주생전.운영전』어회도서출판, 2003

류문수 「주생전의 현실반영」, 동국대 석사논문, 1984

백승수 「전기소설의 애정심리분석과 그 교육적적용」, 건국대 석사논문, 2001

왕숙의 『주생전의 비교문학적 연구』, 한양대석사논문, 1986

권택영. 「프로이트의 성과 권력」, 문예출판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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