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께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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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께 호소합니다.
  • 서경석 목사
  • 승인 2008.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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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전 동포 선별 구제' 관련 탄원서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계십니까? 대통령께 조선족 동포문제를 탄원 드리고자 편지를 드립니다. 

  지난 5월 9일 법무부는 지난 17년간 한국에서 불법 체류해 온 <한중수교 이전에 입국한 동포들>에 대해 선별구제 방침을 결정했습니다. 이들 중 1949년 10월 1일 이전에 입국한 동포들, 늙은 부모를 모시고 있는 동포들, 자녀를 키우고 살고 있는 동포들, 중병으로 고통을 겪는 동포들에게 H-2 비자를 주어 한국에서 5년간 체류하도록 허용하고 그 외의 동포들은 전부 중국으로 추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수교 전 입국자의 30%는 구제받게 되었으나 70%는 추방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법무부 방침은 현행법 테두리에서는 불가피한 결정이고 또 딱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구제의 길도 마련했으니 배려있는 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정은 이명박 정부가 선택해야 할 바람직한 조선족 동포정책이 결코 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이 문제에 대해 탄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조선족에게 동포 포용의 정신에 입각해 점차 한국에서 살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 경우 제일 먼저 혜택 받아야 할 사람들이 바로 한국에 체류한지 17년이 넘는 <한중수교 이전에 입국한 동포들>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명박 정부가 이들을 추방한다면 이는 앞으로 다른 대다수의 동포들에 대해서도 영주를 허락하지 않고 시간이 되는 대로 전부 추방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에 대한 추방조치가 다른 동포들에 대한 온정적인 조치를 불가능하게 하는 전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교전 입국자>에 대한 조치는 근본적으로 이명박 정부가 국내에 체류하는 조선족동포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됩니다.

  지금 중국 조선족 동포사회는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동포사회가 급속도로 소멸의 길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포들이 한국 기업을 따라 연변에서 상해, 청도, 위해, 청진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조선족 동포들은 자녀들을 전부 한족학교에 보내고 있어 자녀들이 급속도로 우리말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선족들은 중국에서 차별을 받고 있지 않아 우리말을 잃어버리면 곧 바로 漢族의 일원이 되고 거대한 중국의 바다에 흡수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중국에 있는 조선족들이 이러한 위기를 알면서도 자식들을 조선족학교에서 한족학교로 옮기는 이유는 자식이 漢族학교를 나와야 중국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동포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한국의 조선족정책도 큰 몫을 하였습니다. 조선족들이 기를 쓰고 한국에 오는 이유는 그들이 조선족 학교만 다녀 중국말을 잘 하지 못해 중국에서 취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은 한국에 와서 돈을 버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불법체류로 추방당한 동포들은 ‘내가 잘 살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말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므로 내 자식은 반드시 중국어를 잘 하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자식으로 하여금 조선족 학교가 아닌, 한족학교에서 공부를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조선족 사회의 위기를 방치할 수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13억 중국시장에 의지해서 사업도 하고 물건도 팔며 살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2백만 조선족이 너무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통역을 하면서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를 연결시켜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선족 동포들이 우리말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조선족 사회를 꼭 존속시켜야 합니다. 

  조선족 동포사회가 소멸되지 않으려면 이들이 최대한으로 한국을 왕래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그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부유해져야 합니다. 일정기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돈도 벌고, 한국어도 잘하고, 민족의식도 생겨야 합니다. 앞으로 조선족은 중국에서 흩어져 살더라도 자식들을 일정기간 한국에 보내 중고등학교 혹은 대학교를 다니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조선족 동포에게 자유왕래, 자유취업, 자유거주를 허용하고 한국에서 기술을 배워 다시 중국에 돌아가 더 잘 살게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조선족 정책은 중국 조선족 사회를 유지시키고 이들이 조국인 한국을 위해 일을 하는 첨병이 되도록 하는 일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능한 동포포용정책을 확대해서 실시해야 합니다. 그 동안의 조선족 정책은 동포들을 한국에 못 들어오게 하고, 또 들어와서 불법 체류하는 동포들을 내쫓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조선족의 漢族化를 재촉할 뿐입니다. 앞으로는 조선족은 누구든 쉽게 한국에 들어오고,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고 돈을 벌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국적 보다는 영주권을 주어 일정기간 후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은 한국경제에도 활로를 가져다줍니다. 과거에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겨냥해서 제조업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앞으로는 중국의 소비시장을 겨냥해서 소비재 산업이 중국에 진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조선족입니다. 조선족을 사업파트너로 삼아 프렌차이즈 사업을 중국에 진출시켜야 한국경제가 크게 성장합니다. 이런 이유로 조선족을 단지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로 볼 것이 아니라 미래의 사업파트너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앞으로 중국이 잘 살게 될수록 한국에 오려는 동포의 숫자가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동포들을 잘 대해 주어 동포들이 한국인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합니다. 외국인 노동력이 필요하면 조선족부터 써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외국인 노동자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귀국하게 해야 합니다. 외국인노동자가 한국에 定住하면 2-30년 후에 큰 화를 입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자기들끼리 게토를 형성하여 사회통합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점이 지금 프랑스, 영국, 독일과 같은 선진국이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반면에 조선족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사회통합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은 지금 인구감소를 걱정합니다. 그 해결책 가운데 하나는 조선족 동포로 하여금 漢族化 하는 대신 한국국민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 전에 조선족은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가 있는 우리 민족입니다. 이들은 일제 시대에 도저히 살 수 없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후손입니다. 그렇지만 해방직후 귀국길이 막혀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이들의 귀국문제가 반드시 논의되었어야 했지만 이들의 대량귀국을 원치 않았던 한국과 중국이 이들의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박탈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 외국인노동자로 한국에 온 조선족들의 강력한 투쟁의 결실로 이들 중 일부가 국적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지금도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주장하면서 이 권리를 일부에게만 허용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주동포와 동일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선족에게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주는 것은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야 2백만 조선족 동포사회를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2백만 조선족 사회를 유지하는 방안은 단 한 가지, 조선족사회와 한국사회와의 관계를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점을 5만 명의 국내 화교와 대만과의 관계에서 배워야합니다. 국내화교들은 자식들을 대만에 보내어 공부시킵니다. 조선족도 자식들을 한국에 보내어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공부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조선족 사회의 소멸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유지를 위해 자유왕래, 자유취업, 자유거주를 허용하고 영주권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공부도 하고, 기술도 배우고, 돈도 벌어 중국으로 되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조선족에게 영주권을 주는 정책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국의 노동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한중수교 이전에 입국하여 이미 17년 동안 한국에 체류해 온 동포들부터 영주권을 주어야 합니다. 아니면 H-2비자라도 주어야 합니다. 지금 정부는 이들 중 30%가량에게만 H-2비자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수교 전 입국자 전부에게도 주어야 합니다. 정부가 조선족에게 온정적인 대책을 세운다면 제일 먼저 혜택을 받을 사람들이 바로 이들입니다. 이들을 추방시키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온정적인 대우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그동안 법무부는 항상 법을 내세워 왔습니다. 그러나 말로는 법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법을 초월한 대책을 강구해 왔습니다. 이번 <수교 전 입국자>에 대한 조처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는 선진국으로 발 돋음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도 상반되는 정책입니다. 왜냐하면 선진 국가 가운데는 한 나라도 17년 동안 거주해 온 사람을 불법체류자라고 해서 추방시키는 나라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같은 동포를 그렇게 한다는 것은 국가적 민족적 수치입니다.

  우리는 조선족 정책은 법으로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국익의 관점에서 조선족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방문취업제로 5년간 체류할 수 있도록 시혜적인 조치를 취한 십여만 명의 조선족 동포들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이명박 정부는 결정해야 합니다. 이들을 전부 추방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결국은 이들에게 영주권을 주어 한국에서 살 수 있게 하고 기술을 배워 자기 발로 중국으로 되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저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하에서 조선족 동포들의 권익옹호를 위해 힘써 왔습니다. 이를 위해 10일간, 17일간, 23일간, 10일간, 18일간 도합 다섯 번 단식투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수교 전 입국자들을 추방시킨다면 저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으며 국내체류 동포들을 추방시키는 것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가하는 문제를 행동으로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수천 명의 조선족 동포를 모아 촛불시위를 하고 극한적인 단식투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선족들은 전부 이 문제에 힘을 모을 것입니다. 그것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 혼자서라도 끝까지 투장을 할 것입니다. 수교 전 입국자에게 시혜를 주지 않으면서 방문취업제로 온 사람들에게 시혜를 줄 수는 없기 때문에 동포들은 전부 이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존경하는 이명박 대통령님,
  수교 전 입국자에게 영주권을 주는 것이 당장 불가능하다면 우선 이들에게 H-2 비자를 줄 것을 호소합니다. 일부에게 선별적으로 주기로 한 H-2 비자를 수교 전 입국자 전원에게 주기를 호소합니다. 저 자신 우파정권의 집권을 위해 수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힘을 써 왔는데 이제 와서 다시 우파정권을 상대로 투쟁하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특별히 이대통령께서 후보이셨을 때 제가 두 차례나 조선족정책에 관해 의견을 경청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지 않았습니까? 저의 호소에 꼭 귀를 기울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08년 5월 12일


                                    서경석 목사  드림

*******

 서경석 목사:
               *  서울조선족교회 담임목사  
               *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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