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승수 국무총리와 김경한 법무부장관 등이 5월2일 인천남동공단을 방문해 외국인 노동자와 대화를 가졌다.
김경한 법무장관, 인천남동공단 현장 방문
“3년이 지나면 고국에 다시 돌아가야 합니까?... 여기서 연장 허가를 못 받으면 다른 회사로 취업할 순 없나요?”
“한국어 배우고 싶은데 주변에 시설이 없어요. 안산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까지 가기에는 회사일이 너무 많아 시간을 낼 수 없어요”
5월 2일 오후 인천남동공단 대우자동차 협력업체인 (주)창원 3층 회의실. 짙은 피부색에 작업복 차림으로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청년 7명이 띄엄띄엄 잘 되지 않는 한국어와 통역을 통해 남동공단을 방문한 한승수 국무총리, 김경한 법무부 장관, 정종수 노동부 차관 등 앞에서 자신들의 고충을 하소연했다.
총리나 법무 장관이 남동공단을 방문한 것은 이 번이 처음있는 일이며, 더구나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한 테이블에 앉아 같이 고민을 나눈 것도 파격이었다.
그만큼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어려운 자리였지만, 고용허가제가 정한 기간 3년 이후에도 한국에 계속 머물며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하기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한승수 총리는 “한국도 과거에 못살던 시절에 우리의 형님들이 독일, 미국 등 외국 탄광촌으로 일하러 다녔었다”며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일하면서 개인적 발전과, 고국의 경제 성장, 그리고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총리 일행은 이에 앞서 이준배 (주)창원 대표 등 남동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기업인 들은 더 많은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 쿼터제 확대, 외국인에 대한 최저임금제 적용 배제, 고용허가제 기간 중 2년은 연수기간으로 제외, 중소기업 적용 인원수 및 매출 규모 상향 조정 등에 대해 건의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가 관련된 사항에 대해 검토를 거쳐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종수 노동부 차관은 최저임금제 적용배제는 법적으로 불가능하고, 외국인 근로자 쿼터는 국내 고용상황을 감안해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총리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중소기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3D업종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에게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치하했다.
이후 총리 일행은 인근 결혼이민자 지원 시설인 인천시 여성복지관내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카자흐스탄, 몽골, 필리핀, 중국, 대만,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출신의 결혼이민 여성 10명과 대화를 나누었다. 다양한 국가의 여성들이 한국어로 당당히 의견을 말하는 장면은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가는 분위기를 역력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한 총리는 “여러분은 이민여성의 선배들로서 우리나라를 다문화사회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고국에 우리나라를 잘 알리고, 동시에 각자 나라의 문화와 역사도 우리나라에 잘 알려달라”고 말했다.
결혼이민 여성들은 외국인 여성을 위한 전문 상담 및 통역자 확보, 사회통합교육이수제 보완, 주부 취업 알선, 친인척 체류기간 연장 등 고충에 대해 주저없이 털어놓았다.
추규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내년 사회통합교육이수제 의무화는 사실이 아니고, 다만 보완책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 부처와 협조해서 할 것이지만 여러분들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가족 체류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기본 체류기간이 3개월이지만 인권적 사유가 있으면 연장이 가능하다”며 “출산시에 장인 장모가 없거나 기타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는 형제 자매도 초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