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나는 집안사정으로 한국에서 귀국하였다. 급한 일도 아닌지라 인천에서 대련 행 배를 탔다. 거기서 귀국하는 조선족 두분을 알게 되였는데 모두 지난해 첫 한국어시험을 치고 방취제로 한국에 간 분들이였다. 그들의 귀국사연을 들어보니 어이없고 안타깝기도 하였다. 그들 둘은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투항병》들이였다.
한분은 연변사람이였는데 이전에 모 기업에서 공장장으로 지냈었다. 한국에 간 후 첫 한달은 중국에서 사귀였던 사람들도 많아 여기저기 다니며 두루 구경도 하며 보냈다. 그런데 두번째로 그들을 찾아가니 일이 바쁘오 시간이 없소 하며 도무지 만나주지 않더란다. 자기도 할수 없이 일자리를 찾기 시작하였는데 여의치 않았다. 50대중반이라 건축일도 하기 힘들었고 회사에서도 받아주질 않았다. 인력소개소를 통해 겨우 시골농장에 취직을 했는데 첫날부터 새벽같이 일어나고 저녁늦게야 숙소로 돌아왔다. 그로서는 난생처음 겪는 고역이라 일주일이 지나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한달만에 끝내는 귀국하기로 결정했다는것이다. 중국에 가서 퇴직금이나 받으며 편안히 사는것이 상책이라는것이였다.
다른 한분은 흑룡강에서 간 40대중반의 우람지게 생긴 사나이였다. 그는 한국에서 한 회사에 취직을 했었는데 일솜씨가 서툴어 늘 20대 한국인 반장한테 욕만 먹어댔다.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욕 안하고 자기만 욕하는것 같아 도저히 참고넘어갈수 없었다. 벼르고 벼르던 어느 하루 또 욕사발을 퍼붓는 반장한테 주먹 한대를 날렸다. 결과 경찰까지 출동하였다. 그는 황급히 도망쳐 귀국하는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고향에 돌아와서까지 난 그들의 귀국을 두고 곰곰히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었다. 우선 그들은 너무 쉽게 출국한것 아닌가싶었다. 방취제이전에 한국간 사람들은 몇만원 돈을 내면서 나갔기에 갖은 수모를 참고견디며 열심히 일했지만 쉽게 간 사람들은 고생스럽기만 하면 돌아올 생각부터 하지 않는가 하는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환경을 고려해야 할것이다. 중국에서의 자존심과 체면을 그대로 지키기에 과민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의 일솜씨가 서툴고 한국의 언어습관, 생활습관에 적응하지 못하고있는 점은 승인해야 할것이다. 다음은 한국진출도 시기를 따져가며 일감이 많은 철을 선택하여 가면 취업면에서도 어려움을 덜 겪게 될것이다. 그리고 특히 강조하고싶은것은 한국에 가기전에 자기가 잘 할수 있는 기술을 배워갖고 가는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가 하는것이다.
길림신문/ 연길 한광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