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힌 동포들도 6개월 후 재입국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지난 1월 25일 오후 3시 반, 서울조선족교회 교역자들을 비롯한 중국동포 200여명이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호소집회를 가졌다. “나랏님, 억울합니다” “잡혔다는 이유만으로 5년간 입국금지는 너무 합니다” “이들도 6개월 후 재입국되어야 합니다”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를 든 교역자들과 동포들은 ‘나랏님’에게 억울하다며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향해 100번 절을 했다.
서울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는 누구나 6개월 후에는 재입국할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하는 시점에서 ‘갇힌 사람’들이 억울하게 5년간 입국규제를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들도 동일하게 6개월 후에 재입국해 고용허가제로 일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보호소에 갇힌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대우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호소집회에서 서울조선족교회 서경석 목사는 “정부가 귀국하는 동포들에게 재입국시킬 것을 약속하고 이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취업 알선해 줄 것을 약속한 것에 대해 우리는 크게 환영한다. 귀국시한을 2월말까지 늦춘데 대해서도 환영한다. 우리는 정부가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감시하고 동포들이 안심하고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돌보는 일을 할 것을 다짐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정부는 12월 말까지 출국하라 해놓고 거리에서 숱한 사람들을 잡아서 추방시키고 그들에게 5년간 입국하지 못한다는 규제까지 취했다. 다른 사람들은 6개월 후에 재입국 할 수 있으나 이들은 억울하게 5년간 한국에 입국하지 못하게 되었다. 정부는 법의 형평상 이들을 석방시킬 수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들을 구속하고 추방시키는 것이야 말로 형평에 어긋나는 일이다. 범죄를 저질렀다면 추방시켜도 무방하겠지만 아무런 죄도 없이 오로지 불법체류라는 이유만으로 체포해 엄청난 형벌을 가한다면 이처럼 억울한 일이 있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서 목사는 “조선족교회는 이들을 즉각 석방하고 이들도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게 6개월 후에 재입국시켜 고용허가제로 일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촉구한다. 정부가 이런 억울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우리는 정부방침에 승복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잡힌 동포들에 대한 재입국 규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호소집회에는 60, 70세를 바라보는 노인들도 있었고 몸을 제대로 운신하지 못하는 불구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서 목사를 비롯한 교역자들과 동포들은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맨손바닥을 대고 100번 절을 하며 정부에 한 핏줄을 가진 동포들을 석방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
서 목사는 “먼저 붙잡혀 강제출국 당할 처지에 놓인 동포들도 6개월 후 반드시 재입국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박영철 기자
[사진설명]
영하 20도의 강추위를 무릅쓰고 교역자들과 동포들은 얼음처럼 찬 콘크리트 바닥에 맨 손바닥을 대고 백번 절을 하며 붙잡힌 동포들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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