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주요 언론, ‘칭다오 3인 구금설’ 등 확인 안해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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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주요 언론, ‘칭다오 3인 구금설’ 등 확인 안해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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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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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문화일보 조선일보 한겨레 뉴스앤조이 등
일부 단체의 편향된 시각 여과 없이 보도 -
지난 해 11월 13일 5.700여 명의 중국동포는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요구하며 법무부에 국적회복 신청서를 제출하고 다음 날 헌법소원도 제기했다. 또한 2.400여 명의 중국동포들은 서울조선족교회 등에서 합법체류를 요구하며 16일 동안 단식 농성을 전개했다. 11월 29일 노무현 대통령이 조선족교회를 방문해 중국동포 국적회복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해결 노력을 약속하고, 정부가 중국동포들의 요구안을 대부분 수용하는 방향으로 양보안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찾기’운동은 대단히 성공적으로 보였다.
그 후 2개월 남짓 지난 지금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찾기’운동은 뜻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대통령 방문 당시만 해도 즉각적인 문제 해결과 불법체류 조선족에 대한 현실적인 구제책이 마련되리라 기대한 것과는 달리 정부로부터 속시원한 해결책을 듣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 시기에 노선을 달리하는 여타의 조선족 관련 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히게 된 것 또한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찾기’운동이 맞게 된 또 다른 어려움이다. 운동 초기 호의적이던 매스컴의 보도 태도가 편향적으로 돌아선 것도 이러한 갈등 속에서 서서히 진행되었다.
문화일보 12월 13일자 신문에서는 ‘중국당국 귀국한 3명 연행... 벌금, 징역형’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 체류 중국동포들의 국적회복운동에 대해 강경 입장을 취해 이 운동에 참여한 중국동포 5.500여 명이 중국 귀국시 받을 처벌 위험에 떨고 있다고 보도했다. SBS <8뉴스>는 “국적회복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중무장한 공안들에 의해서 연행당하는 사건들이 벌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라는 중국동포의 집 김해성목사의 인터뷰를 방영하며 국적회복운동을 하다 칭다오에 들어간 중국동포 가운데 3명이 중국 공안에 연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12월 15일 ‘국적회복운동은 철저히 비판되어야 한다’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위의 언론 보도들을 인용하면서 조선족교회의 ‘국적회복운동’이 중국정부의 강경대응을 불러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3명의 조선족 연행설에 대하여 중국 쪽으로부터 사실 확인을 시도한 언론매체는 몇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신문은 ‘현지 연행설 사실무근...처벌 없을 것’이라 보도하였고, 한국기독공보는 조선족 지도자 중 한 사람인 리동춘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여권이 말소된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보도하고 일부의 단속설이 사실 무근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조선일보나 뉴스앤조이 등은 ‘고향에서 살 권리찾기’운동에 대하여 비판을 넘어 악의적이라 할만한 제목의 기사들을 연이어 게재하였다. 뉴스앤조이는 ‘재중동포 입지 흔들려", ’체류심사 확인증도 유명무실", ‘대통령 조선족 방문 서경석 목사만 떴나(?)"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냈고, 조선일보는 ‘국적회복운동 주도 서목사 사면초가’, ‘서경석 목사의 조선족 국적회복운동 속 빈 강정’ 등의 기사를 실었다. 또 조선일보는 “국적회복운동은 체제유지와 소수민족 분리독립을 경계하고 있는 중국 정부를 자극, 운동과정에서 신분이 공개된 중국동포는 물론 옌볜 자치주의 200만 중국동포를 죽이는 일”이라는 중국동포의 집 김해성 목사의 주장을 여과 없이 그대로 실었다.
NGO의 목소리를 표방하는 시민의신문도 11월 운동 초기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찾기’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의 기사와 좌담 내용들을 내보내던 것을 조선족 관련 시민 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에서도 이런 푸대접 안 받는다- 국적회복운동 참가자들 분통’이라는 제하의 박스기사를 실어 몇 사람의 불만을 조선족 모두의 목소리인 것으로 오해를 살 만한 보도태도를 취했다. 시민의신문은 국적회복운동 경비 억대 지출이라는 내용의 기사와 조선족교회 서경석 목사의 반론을 한 호에 싣기도 하였다.
지난 1월 29일 오랜 갈등 끝에 서경석 조선족교회 목사, 김해성 중국동포의집 목사, 임광빈 조선족복지선교센터 목사 등은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재한 중국동포와 외국인 근로자 처우 개선 및 선교협력 정책 개발 공청회’를 가지고 국내 체류 재중동포의 처우와 선교 방안에 대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노선에 있어서는 아직도 논의의 여지는 있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힘을 모으자는 데에 합의한 것이다.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찾기’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관련 단체의 합의가 이루어진 만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 셈이다.


/ 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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