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까마귀가 제일 싫어하는 우리 말 속담이 뭔지 아십니까?
- 까마귀가 학이 되랴.
어쩌면 이런 웃기는 속담이 다 있을까요?
아마 어느 못난 자식을 둔 어르신이, 바보 같은 자식을 원망하다 못해 화풀이로 한마디 한 것이 속담이 되었나 봅니다.
근데, 까마귀가 무슨 죄를 졌다고 어르신께서 애매한 까마귀를 들먹거리며 욕을 보게 하는 걸까요?
까마귀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더럽습니다.
- 까마귀가 학이 되랴.
여러분, 이거 어디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까마귀는 까마귀고 학은 학입니다. 까마귀와 학은 완전히 다른 동물입니다. 생긴 것도 다르거니와 먹이도 다르고 사는 동네도 다릅니다.
학이란 놈은 개천이나 늪지에서 물고기나 벌레를 주어먹고 삽니다.
대신 까마귀는 수림 속에서 은자(隱者) 생활을 즐깁니다. 취미라면 반짝이는 보석 같은 거 수집을 하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까마귀는 못났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으며, 누구보다 잘 났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까마귀는 제 멋에 살지 남의 일에 신경을 안 씁니다.
원래 오만하고 안하무인이니, 누구와 경쟁도 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누구와 경쟁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근데, ‘까마귀가 학이 되랴’ 하니 기가 막히네요.
그것도 속담이라고 명언처럼 받아들이는 인간들은 또 얼마나 한심하고 바보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할 일이 없으면 집에서 애나 만들던지, 까마귀가 뭐 심심풀이 땅콩입니까?
여러분, 학은 학의 길이 있고, 까마귀는 까마귀의 길이 있습니다. 때문에 서로 얼굴을 마주칠 일도 없거니와, 얼굴을 붉힐 일은 더욱 없습니다.
까마귀와 학은 머리부터 완전히 다른 동물입니다. 몸매도 다르고 체중도 다르고 3위는 더 말할 거 없습니다.
피부는 학이 더 좋을 지 모르지만, 머리는 그래도 까마귀가 더 총명합니다.
학의 머리 속의 IQ 함량은 까마귀가 잘 압니다. 학이란 놈은 옛날에 까마귀와 한 반을 다닐 때 국어도 잘 못하고 수학도 잘 못했습니다.
외국어는 더 말할 거 없습니다.
그니까 중도에서 공부를 그만 두더니 하는 일이 겨우 어부가 아니면, 땅을 뚜져 벌레나 찾아먹는 직업입니다.
대신 까마귀는 공부를 잘 하더니 다들 부러워하는 전문직입니다.
까마귀는 연구도 하고 창작도 하고, 필요하면 인간들을 위해 점도 쳐줍니다. 그리고 장가 못간 친구들을 위해 조언도 해드립니다.
그니까 까마귀가 한마디 까옥~ 하면 철학가처럼 무게가 있지만, 학이 한번 끼익~하며 쥐새끼 소리가 납니다.
근데, ‘까마귀가 학이 되랴’ 하니, 까마귀가 웃다 위가 번져지겠습니다.
여러분, 이 세상이 많이 삐뚤어진 줄 알지만, 뭐가 뭐니 해도 이 속담만은 잘못 되었습니다. 순서가 잘못 되어 앞 뒤가 전혀 들어맞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런 모순적이고 잘못 된 속담은 반드시 정정해야 합니다.
아니면 이 세상은 점점 더 삐뚤어지게 되고, 인간들의 머리 속에서는 굴곡된 사유가 판을 치게 됩니다.
정정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그 피해를 입는 자는, 바로 여러분들처럼 정직하고 바른 성격의 소유자들입니다.
- 학이 까마귀가 되랴.
우리 잠시 이렇게 수정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이 보기에 괜찮다면 우리 한번 투표를 해볼까요?
까마귀는 민주화가 뭔지는 몰라도 인간의 기본 권리는 압니다.
하여간 그 동안 세인들의 잘못된 인식에 의해 까마귀의 명예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혔는지 모릅니다.
여러분, 누군가 나서서 명예회복을 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님 같은 넓은 흉금을 가진 분이시라면 시시해서 무시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까마귀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 까마귀가 학이 되랴.
감히 까마귀의 명예를 훼손하다니, 간덩이가 부었구나.
까마귀는 이 속담을 만든 놈부터 시작하여, 여기 저기 언론에 퍼나르는 놈들을 모두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겁니다.
하지만 하도 떠들고 다니는 인간들이 많아서 누구를 상대로 한판 붙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후유~, 이렇게 간단한 진리도 되찾자니 힘드네요.
어느 놈이라도 한 놈을 잡고 고소를 시작하면 줄줄이 나오겠지만, 그 동안 까마귀 때리기에 정신이 없던 안티들이 살겠다고 또 지랄 발광하지 않을까요?
민주화가 독재보다 한발 앞섰다고는 하지만, 쥐새끼들이 고양이에게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모습을 보면 정말 한심합니다.
이것이 한국식 민주화의 현실인가요? 아니면 민주화가 제대로 한국에 안착하지 못한 것일까요?
불쌍한 까마귀는 이제는 존경하는 우리 대통령님께서 왜 자신을 잡아먹지 못해 지랄 발광하는 안티들을 무시하고 가만 놔두는지 알만할 것 같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모두 내 국민입니다..^^
대통령직을 버리고 깨끗한 몸으로 고향 봉하마을로 돌아가시니 이제는 마음이 많이 편하시겠습니다.
대통령님, 그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담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