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중국동포 설날 큰 잔치 성황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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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중국동포 설날 큰 잔치 성황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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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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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백여 명 동포 춤 노래 민속놀이로 즐거운 하루를 -

지난 1월 23일, 서울조선족교회는 고국에 와 고생하는 동포들을 위로하여 온누리교회에서 설날 큰 잔치를 치렀다. 11월 중순부터 시작한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으로 숨을 죽이고 두문불출하던 동포들은 이날 시름을 활활 털어버리고 친척, 친구, 애인들과 함께 설날 큰잔치에 참석하여 저마다 푸짐한 상품을 받아 안고 기쁨을 금치 못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설날 큰 잔치는 1부, 2부, 3부로 나뉘어 진행되였는데 1부에서 진행된 은종부부의 찬양과 노문환 목사의 의미심장한 설교는 동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 서경석 목사의 말씀이 이었다. 서목사는 설날 큰 잔치에 참석한 동포들에게 문안의 말씀을 드린 후 서울조선족교회가 최근에 동포들을 위해 해온 일들과 앞으로 해 나아갈 일들을 차곡차곡 말했다.

서목사는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 찾기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한국국민들은 중국동포들은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허나 운동후 70% 이상의 국민들이 중국동포들에게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줘야 한다고 인정하였다.

이것은 운동의 커다란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교문제나 기타 이런 저런 문제로 국적회복문제는 단시일내에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조선족교회는 앞으로 4년 이상 되는 동포들이 한국에 더 체류할 수 있게끔 정부와의 협상을 추진할 것이며 수만명 동포들에게 5년짜리 복수비자를 취득할 수 있게 해주고 2월말 전으로 돌아가는 동포들이 6개월 후 고용허가제로 재입국할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족교회는 동포들에게 더는 이산가족이 발생하지 않게 정부와 투쟁할 것이며 동포들을 중국진출 한국기업에 취직시켜주고 동포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고향에 돌아가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할 것이며 중국조선족사회의 발전에 최대한의 기여를 하겠다.”고 하였다.


뒤이어 진행된 노래자랑은 동포들을 온통 흥분의 도가니속에 빠져들게 하였다. 조선족교회 여집사들의 ‘반갑습니다’의 노래에 이어 20여명 동포들이 다투어 마이크를 잡고 한국노래와 중국노래 가락을 건드러지게 뽑자 흥분한 동포들은 너도나도 무대에 뛰어 올라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었다. 노래소리, 웃음소리, 박수소리는 끝 칠 줄 몰랐고 털레비, 전기밥솥 등 푸짐한 제품을 받아 안은 동포들은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중국동포 김씨(53살, 연변)는 “한국에서 6년 철을 잡다 이런 즐거운 명절은 처음 세보고 진정 사람대접을 받아보았다.”며 감개무량해 하였다.

흑용강성에서 온 최씨(42살)는 “생각지 않던 선물을 받고 저녁식사도 대접받고 보니 동생도 함게 데리고 왔을 걸 그랬다.”며 우스개 소리를 한 후 “조선족교회에서 동포들을 위해 오늘까지 좋은 일을 많이 하였는데 앞으로 한 핏줄인 우리 중국동포들을 위해 더 좋은 일을 하겠다니 무슨 말로 감사를 드렸으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송구스러워 하였다. 길림성 왕청에서 온 허경화씨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혹시나 단속에 걸릴까봐 오늘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더 참석하였을 것이다. 한 고향에서 온 저의 한 친구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려 하였는데 며칠 전에 애인이 길가에서 법무부 일군들에 단속되여 강제출을 당하는 통에 무서워서 오지 못했다. 새해에 한국정부는 제발 동족인 우리 동포을 잡아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설날인 22일, 가리봉에서도 중국동포들과 함께 하는 설날 큰 잔치가 벌어졌다. 가리봉중국동포타운과 가리봉상인연합회의 주체, 재외동포재단, 구로구청, 동포사랑교회 등이 후원한 설날 큰 잔치도 역시 고국에 와 고생하는 중국동포들을 위로하고 이들과 가리봉지역 주민과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였다. 가리봉 지역상인들이 모금해 올해 처음 개최된 설날 큰 잔치는 윷놀이, 널 뛰기와 소원성취풍선 뛰우기, 노리자랑으로 엄동을 훈훈하게 녹이였다.

가리봉동은 중국동포들이 집중거주하는 지역으로 동포들의 ‘제2고향’으로 불리우고 있다. 중국동포 황씨(연변 용정, 37살)는 “한국에 온지 몇 해 되지만 문앞에서 이런 경사스런 행사를 보기는 처음이다. 가리봉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 살라면 살 것 같지 못하다. 거리에 나서면 중국식품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구전하여 참 살기 좋다.”고 하였다.

중국동포 심씨(흑용가성, 46살)는 “한국에 온지 7년 철을 잡았다. 올 때 진 빚도 다 갚고 돈도 좀 벌었는데 일산 거축현자에서 일한 임금(700만원)을 받지 못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단속이 심해 지난 두달간 웬만해서는 집에서 나오지 않다 오늘 처음 외출했는데 정말 기쁘다.”며 싱글벙글 하였다.


중국동포와 함께 하는 설날 큰 잔치 준비위원회 최황규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인과 중국동포은 위대한 민족이다. 가리봉 지역상인들이 중국동포들과의 동반발전을 위해 여는 이번 행사는 가리봉을 ‘한국속의 중국’으로 만들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이날 300여명 동포들과 많은 한국 지역주민들이 강추위를 무릅쓰고 모여와 춤추고 노래하며 민속놀이를 즐기였다.

/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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