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여, 나의 동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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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여, 나의 동포여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8.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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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조선족, 그리고 대한민국> 서문에서

중국조선족에 대해 깊은 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이상규 시인의 신작  '연변, 조선족 그리고 대한민국'이 '도탐미디어'에서 출판되었다.  아래는 작품집의 서문이다...[편집자 주] 

동포! 동포란 무엇인가?

그저 한 핏줄이면 동포라고 말해도 괜찮은 것일까? 지금 우리는 아주 작은 가슴과 형편없는 근시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내 식구 내 핏줄이 사랑스러우면 먼 곳에서 고생하는 동포들도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야 할 것이다.

그저 생존의 일념으로 탈북한 사람들, 먹고 살기위해 어렵게 조국을 찾아 온 동포들 모두 내 식구 내 핏줄인 것이다. 얼마 전 과도한 단속으로 중국 교포 한 분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는 한동안 슬픔과 울분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그간 과도한 단속으로 다치거나 속상한 일을 당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한 바 있지만 급기야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만 것이다.

 

궂은 일과 온갖 험한 일거리는 모두 그들에게 맡겨 놓았으면서도 대 놓고 무시하는 아주 천박한 사고가 아무런 저항도 없이 자연스럽게 횡횡하고 있다. 나아가 폭언과 구타, 임금 체불을 비롯한 온갖 비인간적인 일까지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과도하게 엄격한 법률은 불법체류자를 마구잡이로 만들어내면서도 엄정한 법집행인양 위험한 칼날을 번득이고 있다. 이들이 다른 나라에서 온 불법체류자와 같이 취급되어야 할 이유는 엉터리 법률 말고는 어디에도 없다.

 

이미 200만 명의 중국 동포 중 30만 명이 한국에 들어와 있다. 거의 한 집 걸러 한 집은 한국에 간 식구가 있는 것이다. 이들은 남의 나라에 온 것이 아니라 자기의 조국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상한 법률이 중국 동포와 다른 나라 동포를 차별하여 마치 남의 나라에 들어오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재일 교포? 미국 교포? 독일 교포? 도대체 어느 나라 교포가 자기 나라에 마음대로 못오는가 당국에 준엄히 묻고 싶다.

 

동포들에게 제대로 못해주는 것도 문제지만 차별대우는 더욱 큰 문제이다. 중국에서 소수 민족 조선족이라 불리는 이들은 분명히 우리 국민이다. 한때 나라가 제 역할을 못해 강제로 밖으로 내 몰린, 지금의 우리가 사죄하고 고이 모셔도 충분치 않은 부분이 있다. 자발적인 선택으로 나라를 떠난 다른 나라의 동포들과는 달리 국가의 책임을 필요로 하는 특별한 동포인 것이다.

 

답답하고 답답할 뿐이다. 그릇된 정책과 국민정서를 나 혼자 고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나는 지난 10여년 간 힘닿는 대로 우리 동포를 위해 애써왔다. 무엇을 바라고 한 일도 아니고 알려지기를 원해서도 아니다. 중국 동포들에 관심을 갖다보니 자연스럽게 탈북자들의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되었다. 탈북자 문제는 중국동포들의 문제와는 달리 민감한 부분이 있다.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논하기는 어렵고 역시 동포애의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중국 동포들의 차별 철폐를 위해 행동하고 말할 것이다. 탈북자들에게도 눈을 떼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정부정책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작년에 도입된 방문취업제 등이 그렇다. 하지만 너무 느리고 너무 부족하다. 국민들의 정서는 더 느리게 바뀌고 있다.

 

법률도 국민들의 시선도 재일교포와 재중교포를 차별하지 않을 때까지 나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개인의 행복은 권력이나 부에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내가 가난하게 산다 해도 넉넉한 마음으로 남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아름다운 행복일 것이다.

 

이제 당신도 동포들을 위해 열린 가슴으로 베푸는 즐거움을 찾으라. 그러면 당신 스스로 행복할 것이다. 우리가 베푼다는 건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다. 물질적인 베품보다는 정신적인 베품이 훨씬 빛난다. 아름다운 나라 대한민국, 정신이 풍요로운 나라 대한만국의 따뜻함이야말로 글로벌 시대의 영원한 경쟁력일 것이다.


2008년 새해 새 아침 성산동 서재에서

이상규

 

 

 

 

 

 

 

 

 

 

 

 

제목: 연변, 조선족 그리고 대한민국

지은이 : 이 상 규

출판사 : 토담미디어(t.2271-3335)

제책형태 : 신국판, 무선철(218쪽)

분류 : 인문, 사회

가격 : 10,000원

발행일 : 2008년 2월 27일

분야 : 정치/사회

ISBN : 89-9243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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