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웃고 화내는 ‘감성 로봇’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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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웃고 화내는 ‘감성 로봇’ 개발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8.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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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大 연구팀이 만든 ‘간세이’ 6가지 감정 표현
로봇대국 일본의 ‘로봇 생활화 혁명’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은 두려움과 기쁨, 분노 등 기본적인 감정을 얼굴에 드러낼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로봇이 인간처럼 다양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궁극적인 인공지능(AI)’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과학계에서도 아직 논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지만, 적어도 인간과 비슷한 기초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단계엔 이미 와있다.

◆ 웃고 화내는 ‘감성 로봇’=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미래의 로봇을 내다보는 일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로봇혁명이 한창 진행중인 일본의 모습을 소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메이지(明治)대 연구팀이 도쿄(東京) 근교의 연구실에서 탄생시킨 로봇 ‘간세이’. 일본어로 ‘감성(感性)’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은 ‘전쟁’이라는 말을 들으면 두렵다는 듯 몸을 떨고, ‘사랑’이라는 단어에는 분홍빛 입술 끝을 살짝 끌어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개발팀에 따르면 간세이는 분노, 두려움, 슬픔, 행복, 놀람, 혐오와 같은 6가지 기본적인 감정을 얼굴이나 몸짓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조건반사’에 가까운 표현일 뿐, 실제로 인간과 같이 다양한 상황에서 느끼고 표현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이 로봇을 탄생시킨 다케노 준이치 팀장은 “로봇들이 감정을 완전히 느끼고 표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속속 등장하는 생활형 로봇들 =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흉내내기엔 이르지만,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하면서 단순노동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생활도우미형 로봇은 이미 몇년 전부터 등장하고 있다.

일본은 사실 로봇이 ‘생활화’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산업 현장의 자동기계형 로봇이 아니라 일상생활 안으로 파고들어온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들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와의 악수 등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던 혼다의 아시모(Asimo)를 필두로,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휴머노이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일본의 국가종교 격인 신토(神道) 예식을 돕는 로봇에서부터 벼를 심고 베는 농업용 로봇, 과수원의 과일 따는 로봇, 요양시설에서 노인과 환자들의 밥을 먹여주는 로봇, 심지어 초밥(스시) 제조 로봇까지 나와 있다.

지난해 시판된 빌딩 흡연·화재 감시 로봇 ‘유비코 T2-4’는 규슈(九州)대와 가나자와(金澤)대가 공동 개발했다. 앙증맞은 외모의 유비코는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불씨가 있는지 감시하는데, 마늘 냄새 따위와 물건 타는 냄새를 기막히게 구별해내는 능력이 있어 큰 관심을 모았다. 휴머노이드는 아니지만 인조털이 달린 ‘파로(Paro)’ 처럼 외로운 이들을 달래주는 ‘애완 로봇’ 혹은 ‘반려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 로봇산업에 사활 건 일본 기업들 = 미국의 자존심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메이커로 부상한 일본의 대표기업 도요타는 지난해 12월초 “로봇 상용화에 앞장서겠다”며 로봇산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선언해 눈길을 모았다. 도요타는 이 발표와 함께 급경사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모빌리티(mobility) 로봇과 건물 안내용 가이드로봇 ‘로비나(TPR-Robina)’를 공개하고, 로비나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도요타는 우선 복지·의료분야의 늘어나는 수요를 겨냥해 도우미 로봇을 만들어 올해부터 상용화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도요타는 애완견 로봇 ‘아이보’와 휴머노이드 ‘큐리오’ 등을 만들었던 소니 로봇부문을 인수하는 등 로봇시장을 내다본 투자를 적극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쓰는 이미 몇년전부터 집안을 돌아다니며 전자기기를 제어해주는 가사도우미 로봇 ‘에논(enon)’을 비롯한 다양한 로봇을 시장에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2006년 52억달러(약 5조원) 규모였던 로봇산업이 2010년에는 260억달러, 2025년 7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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