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조선족의 최대 비극은 지식의 빈곤에 있다"는 필자의 글이 조글로에 발표되자 일부 소위 조선족사회 문인이라 하는 이들이 매우 흥분, 아니 격분해서 이지를 잃고 인신공격마저 서슴치 않고 있는데 이는 결코 지식인으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지식인은 반드시 지식인의 체신을 지켜야 하고 최저한도로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상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글을 많이 쓰고 남의 글을 많이 읽지만 종래로 타인의 글에 댓글을 달지 않고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아울러 나의 글에 그 어떠한 입장으로 댓글을 달든지 간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원칙이다. 예하면 필자의 글은 주로 조선족문제를 다루는 글과 역사문화이야기인데 후자에 대해선 별로 반응이 없지만 전자에 대해선 찬반양론이 격렬하고 심지어 '조선족대모임' 카페, '모이자' 등 일부 사이트에서 네티즌들(사회 어중이떠중이들)은 나를 천하의 때려죽일 놈이라고 인신공격을 해도 여지껏 일률로 대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번 소위 조선족 문인이라 하는 이들이 함부로 필자를 ‘망발’이니, 김문학이 어쩌고저쩌고 싸가지 없이 인신공격을 해오는데 대해선 결코 참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 생각되어, 어쩔 수 없이 독은 독으로 치라는 식으로 이 글을 쓰는 바이다.
우선, 지식인이라면 타인의 글에 대한 깊이와 넓이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斷章取義’해서 타인을 매도하고 인신공격을 한다면 오히려 자신이 천박해지는 결과 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의 글의 취지에 대해 요약해 말하면,
첫째, 나는 결코 조선족언어와 문화 무용론을 주장하지 않았다.
나는 하나밖에 없는 딸애를 연길시 신흥소학교부터 연변1중을 졸업시켜 대학에 보냈을 만큼 결코 조선족언어를 무시하거나 더욱이 무용론자가 아니다. 다만 연변대학 김강일 교수와 나의 사례를 볼 때 조선족학교는 소학교까지만 다니고 초중부터 한족학교를 다녀도 여전히 조선족 언어로 글을 쓰고 그 누구 못지 않게 조선족 정체성을 비롯한 조선족문제에 관한 글을 많이 써내고 있는 현상 으로 미루어 보아, 반드시 소학교부터 고등학교, 그리고 연변대학이나 중앙민족대학 조선어학부를 나와야 만이 조선족의 정체성이 있고 애족심이 있다는 견해에는 딱히 옳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려한 것이었다.
둘째, 필자가 말하는 예수, 부처 등은 결코 단순한 종교적인 차원이 아니라 지식의 범주에서 한 말이다.
아직도 일부 조선족 문인들은 예수, 부처 하면 종교로만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가소롭다. 문학작품을 써내도 예수, 부처, 공자, 마호메트, 노자 등을 종교적인 차원이 아니라 세상만사의 지식으로 습득하고 작품에 반영한다면 세계성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을 것이 아니겠는가?
현재 조선족문인들은 자신들이 조선족언어로 글을 쓰기 때문에 중국 시장, 나아가 세계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비애라고 변명하고 있는데 이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세계성적인 명작을 써내는 문인들이 결코 여러 가지 언어를 반드시 구사해야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느 언어로 쓰든지 간에 작품성만 인정되면 여러 가지 언어로 번역출판이 가능하다. 관건은 세계성적인 지식습득이다.
연변작가협회 회원이 600 여명이 된다고 하는데<<연변문학>>잡지가 300부만 달랑 찍어낸다고 하니 그래 우리 조선족문인들이 왜 요 지경 요 꼴이 되었는가는 것에 전혀 반성이 없이 필자가 조선족 지식인들이 세상만사 지식을 습득하라고 한 것에 대해 그토록 흥분하고 인신공격을 해야만 답이 나오는가?
셋째, 연변사회분위기에 먹고 마시고 노는 풍토가 분명히 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부인한다면 애족자가 아니라 반민족자이다. 이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지적이 있었기에 생략하겠다.
넷째, 조선족사회 교육에 분명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해 있다. 교육이란 학교, 가정, 사회 삼위일체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우리 교육은 분명히 가정과 사회교육이 후대양성에 문제가 많다. 이를 부인하는 자는 연변사람이 아니라 진공 속에서 사는 인간이다.
다섯째, 연변도서관 관장의 방송강의에 의하면 연길 00지식인들이 모인 직장 직원들이 1년 평균 책 한 두 권을 읽으나 마나한 통계가 있다고 한다. 필자가 조선족 지식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적했다고 한국이 어떻고 타민족이 어떻고 하는 식의 변명을 하는 문인이야말로 억지춘향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필자의 글은 조선족 사회가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만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취지에서 쓴 것이지 결코 일부 문인들의 지적처럼 자기 민족을 팔아먹는 망나니 짓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필자의 글 뜻도 모르고 필자를 두 번째 김문학으로 몰어부치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머리로 작품을 읽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필자의 글에 대해 토론은 허락하나 인신공격은 용서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
김정룡: 재한조선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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