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보 백보> 주정배 취설
공장에는 중국청도아줌마가 있다. 본래 중국에 있을때 부녀주임으로 중국공산당의 열성분자였단다. 그녀의 아버지도 중국군에 고위급 간부였었고. 그런 그녀가 중국의 개방바람에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과 애인으로 사귀면서부터 가정도 파탄되고 결국에는 본남편을 이혼하고 그한국남자를 따라 서울에 오게 되였는데 ...
그 한국남자도 믿을늠이 아니였던 모양이다.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가면서 그 한국남자와 터블이 생기면서 티격태격 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서울의 돈벌기도 생각보다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점점 이 중국아줌마의 몰골이 초쵀해 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짧은 생각까지 하는 것이였다.
난 적극 추천 하였다. 교회를 나가 보라고 그래도 의지 할데가 있어야 인간은 힘이 생기고 믿음이 있어야 활력이 넘치게 마련이니 너무 속상해 하시지 말고 교회에 나가 보라고 ...
정말 나의 생각대로 아줌마는 교회를 다니더니 얼굴에 회색이 돌면서 생기가 돋고 입가에 웃음이 흘러 나오더니 어떤데는 노래도 흥얼흥얼 거리기 시작하더라.
그런데 급기야 오늘에는 점심밥 먹기전에 기도까지 하는것이 아닌가 ?!
난 그녀의 기도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것은 그녀의 기도드리는 모습이 우스웠다기보다 내가 어릴때 우리 중국에서 기도? 하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 ~ 북소리 지구를 진동하고 꽹과리소리 달나라에도 울려 퍼지던 그때, 그때는 전중국대륙이 징아디 모주시를 부르고 전국이 붉은기 물결로 뒤덮여 전민이 모택동사상선전대이고, 전민이 하나같이 시누런 국방색옷을 입어 전인민이 전투대였던 그때, 바로 그 대혁명때 모택동동지를 숭배하며 우리도 밥먹을때 기도? 를 하던 그때를 떠올리고, 그당시를 생각하면서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그옛날, 그때는 정말 재미있는 노래도 별로 없었다. 뭐 전중국에 있는 노래는 목책 한권에 잔부 수록하여도 될상 싶었다. 어쩌다 북조선 영화가 들어오면 그영화 노래가 재미있다고 모두들 두번 세번씩 영화를 보고 그노래를 배우는 사람까지 있었다.
춤도 별로 없었다.어쩌다 바레무가 있다는것이 백모녀가 아니면 홍색낭자군 그저 이두개가 온대륙에서 몇십년은 히트를 친것 같았다. 예술성이던 무어던 그저 정치사상이 돌출한? 것이면 그것이 예술의 심사규준이였던것 같다.
그러니 말그대로 목삐둘이가 바이올린을 켜고 절름발이가 가무단 무용수가 될수가 있었던 그때였다.
나 이주정배도 노래도 잘부르지 못하는 주제에 시대의 조류에 밀려 딴따라가 되였다. 춤이라곤 춰 보지도 못한 주제에 한 이틀간 배우고 다리가 상한듯 다리하나 절름거리듯 한발을 들었다 놓으면서 춤을 추었다. " 징아디 모우주시 워먼 씬중디 훙타이양 ~ ~
연길시길상소학교 몇년몇반 모택동사상선전대랍시고 연길시에서 제일 큰 제일백화점안에서 " 징아이디 모우주시, 연변인민 모주석을 노래하네, 징주마미 야커시 란 노래 몇가락을 배우고 연출을 한적도 있었다.
참 지금도 생각하면 너털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만약 그당시에 이런 선전대를 비웃었다가는 아마 꼬갈 모자를 쓰지 않으려면 썩은 바줄로 목을 매야 되였다.
선전대 옷이라야 그무슨 노란 국방색 옷에 붉은 홍소병 완장을 두르고 가슴에 모택동 기념장을 달면 끝이였다. 그래도 더 씩씩하게 보이겠다고 팔을 모두 세번 접어서 걷어 올리고 , 그리고 따즈보에서 빨간 글씨를 골라서 양볼에 처 바르면 더 생기가 돋았던것 같다.
참 유치했다.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 애들이 무엇을 선전하느라고 ... 어린애들이 무슨 모택동 사상을 무얼 알아서 선전대라고 ... 지금도 생각하면 서글픈 웃음이 나온다.
그로부터 몇년후부터는 집집마다 모택동초상을 집에 제일 높거나 중간이거나 잘 보이는데 모셔놓고 온식구 마주앉아 밥먹기전에 모택동의 만수무강과 임부주석의 신체건강을 축원했다. 이것을 당시에는 충성이라고 하였던지 ? 요즘 교회에서 하는 기도나 별반 다름이 없었다. 할레루야 하면 아멘 아멘 하는 것처럼 ... )
그래도 적잖은 가정에서는 너무 유치해서 그랬던지 아니면 싫어서 그랬던지 쑥스러워서 그랬던지 그것을 제대로 집행하는 집은 별로 없었던것 같다. 그러나 당시는 매일 회의때마다 그것 기도(충성)를 하여야 했고 학교 교문에 들어 설때도 모주석 초상앞에서 경례를 하고 기도(충성)를 하여야 했다.
우리 집도 어머님이 코신부대 골간이였던지 아니면 아버지가 중국의 영도계급 공인선전대 대원이여서 그랬던지 아니면 매일 정치 회의때마다 강조하는것이 듣기 싫어 그랬던지 그기도를 시작하였으나 어떻게 되여 흐지부지 되고 말더라
우리집과 같은 집이 적지 않았기에 회의때마다 강조하고 기도를 꼭 하라고 선전하고 교육하고 안하면 비평도 하고 하더니만 어느때부터는 밥시걱때면 꼭 소조에 치보주임이나 누구네 집에서 기도소리가 나지 않는가 각집 창문에 귀를 기울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우리집에서도 또다시 시작하였다.
首先 祝 我們 워아따더 링수 워이따디 또유슈 워이따디 떠우쇼우 모우주시 완써우 우쟝 ~~~
우리집에서는 형님,누나들 모두들 그것을 지휘하기 싫어서 아버지의 명령에 의해 영광스럽게도? 내가 뽑혔다. 형님이 둘이나 있고 누나도 있는데도 모두들 그것이 제집 식구들과 하는것인데도 대단히 부끄러웠던지 아니면 쑥스러웠던지 ... 아마도 이기도만은 이식전 기도만은 모두들 모택동동지에게 그렇게 충성을 다짐하면서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던것 같다. 모두들 달가와 하지 않았고 그기도를 드리기 정말 싫어 하더라.
결국 나어린 나에게 이런 성스럽고 영광스러운 임무가 주어졌다. 난 그래도 한어를 잘하였기에 그때는 멋있게 한어로 집식구들을 지휘 하였던것 같다.
목청을 가다듬고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首先 祝 我們 워아따더 링수 워이따디 또우슈 워이따디 떠우써우 모우주시 완써우 우쟝 ~~
그러면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님누나들이 나의 마지막 만수 무강이란 말을 세번씩 반복하곤 하였다.
완써우 우쟝 ! 완써우 우쟝 ! 와써우우쟝 !
우리가 그렇게 만수무강만수무강 하고 외쳤건만 모택동동지는 백수도 못하고 향년 84세로 서거하였다.
그래도 수많은 사람이 그유치한 개인숭배 사상에 물들었는지 정말 많은 인민들이 눈물을 흘렸던것만은 사실이다.
나도 그 개인숭배 사상에 물들어서 모택동 서거 소식에 중국이 멸망하지 않는가 싶었고 정말 진심으로 앞날을 근심하였고 내심으로 울먹 거렸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후부터는 발전이 더 빨라서 우리의 생활은 더 윤택하여졌다.
그리고 난 또 기도드리는 것은 우리가 그옛날 모택동을 징주 한것과 별반 다름이 없는듯도 하였다. 다르다면 우리는 자신을 위해 기도 드린것이 아니고 나라주석을 위하여 드리는 기도였지만 이런 기독교나 천주교에서는 소리없이 속으로 기도 하시니 이점이 크게 다른것이였다. 그러나 역시 오십보백보라고 하여도 누가 의의를 제기 할가 싶다.
무엇을 기도 하였을까 나를 돈을 많이 벌게 하여 주옵서서 아니면 나를 부자로 만들어 줍소서 아니면 빈부차이를 많이 줄여 줍서서 하고 하였을까. 아줌마도 불쌍하였다. 그늙다리 따라 한국에 오더니 ...물에 빠진 사람 짚오라기라도 잡는다더니만 꼭 그신세 같았다.
중국아줌마 ! 그녀도 중국에 있을때 그충주무도 추었을거고 밥먹기전에 기도을 드렸을것이라라. 그리고 대혁명이 끝나고 모택동이 서거한후 그녀도 눈물이 끌썽하였을테고 ... 그리고 그후 얼마 아되여 그때 그추태를 많이 비웃고 욕하였을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와서 어디에 의지할데가 없으니 또 다시 교회에 다니며 그들의 선전에 식전 기도를 하더라. 그리고 나에게 가만이 중국어로 아주 쑥스러워서 못하겠다고 말하더니 오늘부터는 집어쳐 버리더라. 선량하고 단순하고 불쌍한 중국아줌마 !
불쌍한 백성들은 이렇게 동쪽이 살기 좋다면 동진하고( 우리선조) 북쪽이 행복하다면 북진한다( 조선족)
태평양 건너 나라가 천당이라면 너도 나도 바다를 건너가고 싶어 하더라. 그리고 그옛날 우리 백성들이 그무슨 정치를 알아서 정치에 참여 할수 있으며. 그무슨 공산주의를 알아서 공산주의를 위하여 분투할수가 있으랴
더욱이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그무슨 공산주의 共자도 쓸줄모르는 무식한 양반이 그힘든 공산주의 이론을 이해 할수나 있었을가 .
그리고 남쪽에 계시는 할아버지 아버님들 그들도 그힘든 성경구절을 읽을줄이나 알았을가 읽을줄은 알았다면 그심오한 내용을 진정 이해나 하였을가 .
불쌍한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은 그저 우리를 믿으면 더 잘산다는 그말만 진정 믿었지 않았는가 싶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잘살기 위하여 그렇게 목숨걸고 형제들한데 총칼을 드리대지 않았는가 ?!
진정 백성은 물이다. 제방둑을 쌓은 대로 흘러 내리는 물. 그러다가 노하면 하늘의 도움으로 크게 범람하는 물, 그리고 만물의 생장에 힘을 부어주는 물, 백성은 진정 물이다.
아직도 그무슨 이념따위를 내세워 이렇게 선량하고 순진하고 불쌍한 백성들을 우롱하는 그늠들, 그정치가들이나 권력가들이 진정 사기꾼같은 나쁜늠들이 아닐가 ?!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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