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이 周 시(2008.1.21)
돌이켜 보면 잊혀진 지도 퍽 오래됩니다.여린 살결을 싸늘하게 스치는 늦가을 거친 바람에 외롭게 흩어져서 엷어지는 한줄기 향기 따라 아는 이 없이 사라진 후 지금쯤은 새롭게 피어나는 이른 봄 청신한 기운과 함께 푸른 잎새를 앞치마처럼 드리우고 한창 짙어가는 망울을 준비하고 있으련만 나는 퍽 오랫동안 꽃에 무관심으로 습관 되어서 정오의 따스함에 피의 더운흐름을 느끼고서야 장밤의 긴 꿈에서 소스라쳐 깨어난 듯 오늘 다시금 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버릴 수 없는 찬 눈물로 하여 나의 기억에서 잠시나마 퇴색한 꽃도 소리 없이 흐느끼며 고된 시련을 힘겹게 겪었으리라고 믿으면서 오늘은 부활하는 그 오묘를 속으로 깨달으며 말 잃은 꽃을 지켜봅니다.
어제의 옛 모스보가 다름없지만 이고 있는 하늘이 높아졌고 뒤에 선 산이 한발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나의 시력이 더욱 흐려졌습니다. 습관적으로 꽃이야, 향기야 부르려고 하였지만 모진 비바람에 생명이 풍화되어 조금씩 부서져 나가는 소리를 나는 가끔 느꼈습니다.
꽃과 당신이란 분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입니다.
요즘은 무척이나 당신이 생각납니다.
당신은 하나의 가난하고 고귀하고 또 쓸쓸하고 외로움이 많은 꽃이라 생각됩니다.
미칠 듯 함성 지르며 피어날 꽃 같은 당신은 영존한 영혼의 불씨이겠습니다.
막가는 봄날의 찬비
거리의 어느
황금빛 모퉁이를 적시며
조용히 스며들어 쌓이며
숨 쉬는
싸늘한 몸매는
파란 새순을 하늘 향해 토하다.
멀어지는 것은 임이고
지척을 다루는 것은
임 같은 바람이다.
늦봄의 푸른 깊이에
새를 날릴 때
半球 같은 하늘을 가로막아
숲이 일어서고
여린 햇살이
숲의 틈새를 비집고 찾아들어
막가는 봄의 찬비는
숲을 울리고
산을 하늘을
땅 밑 벌레를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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