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좀 장난을 쳐봤는데, 장난이 심하였다면 죄송합니다. 까마귀가 다시 한번 허리를 굽혀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근데 혹시라도,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습니까?
다른 뜻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에 의하면 까마귀는 세상 사람들과 의견이 다를 때가 참 많았습니다.
까마귀란 놈은 까마귀 고기도 자주 먹을뿐만 아니라, 착각도 심한 것 같아 여러분들께 물어본 겁니다.
까마귀가 정말 착각을 한 겁니까..^^
장장 20년을 공부에 투자한 까마귀지만, 깊이가 없이 대충 대충 해서 그런지, 때로는 자신이 한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도 구별못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짝사랑입니다..^^
그래선지 까마귀는 착각을 안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착각을 안 하는데 무슨 좋은 약이 없습니까?
시시한 얘기는 그만 하고, 지금부터 여러분들과 한번 진지하게 말씀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장가를 못간 노총각동무들, 여러분들은 왜 장가를 못 갔다고 생각하십니까? 왜 장가를 못 갔는지,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하여튼 뭔가 이유가 있었기에 못 갔겠지요?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못 간 것이 아니라, 싫어서 안간 거라면 까마귀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못가면 어떻고 안 가면 또 어떻고, 왜 자존심을 내 세우는 겁니까?여러분, 우리 서로 솔직하면 안 되겠습니까?
시방 보니, 이 자리에 연변대학의 석사생, 박사생들이 적지 않턴데,여러분들이 집에서 논문은 안쓰고 이 자리를 찾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여러분들 혹시 까마귀의 팬이십니까?
연변대학에 까마귀의 팬이 적지 않은 줄 아는데, 까마귀의 팬이라면서 왜 까마귀 앞에서 점잔을 빼는 겁니까?
까마귀가 누군데, 감히 까마귀의 예리한 시각을 속이려 드십니까?
거짓말이 아니라, 까마귀는 시각이 얼마나 훌륭한지 1만미터 고공에서 풀숲에 숨어있는 작은 들쥐도 다 알아봅니다.
까마귀가 1 만 미터 고공에서 먹다남은 옥시갱이를 투하하면,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고, 남의 집 배자굽에다 소피를 보고 있는 어느 동무의 머리통을 면바로 맞칠 수 있습니다.
여러분, 까마귀가 비밀을 지켜줄테니 솔직히 흉금을 털어놓아도 되겠습니다. 까마귀는 보여줄 거 다 보여주는데..^^
여러분, 솔직히 말해보십시오. 공부가 잘 안 됩니까? 연애가 잘 안 됩니까? 아니면 공부도 연애도 모두 안 됩니까?
여러분들의 문제야 물어보나마나 하지요..^^
하나만 하기도 힘든데, 여러분들은 왜 동시에 둘 다 하려 드십니까? 여러분들 머리가 그렇게 비상하십니까?
옥수수 밭에 뛰어든 곰이 욕심을 부리면 어떤 결과인지 잘 아시지요. 차라리 땅을 뚜져 감자를 파먹는 멧돼지란 놈이 머리가 더 좋아보입니다.
문제는 결혼과 공부는 다른 개념이지만 서로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공부란 결혼으로 골인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습니까?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어르신들이 자식들이 학창시절에 연애를 하는 거 반대를 하는데, 도리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한쪽이 기울어지면 다른 한쪽도 영향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널뛰기입니다..^^
미안하지만 여러분들은 지금 사춘기가 아닙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공부도 할만큼 했으니, 빨리 대충 강사 자리라도 하나 얻어 장가를 가야지요.
그러자면 연애도 중요하지만 우선 학위부터 받아야겠지요..^^
근데, 그 놈의 학위따기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그까짓 논문 하나 쓰는 것이 그렇게 힘드십니까?
아니면, 지도교수란 놈이 이상한가요..^^
여러분들 혹시 석사/박사 논문 주제 때문에 고생하는 거는 아닌지요? 까마귀가 여러분들께 논문 주제를 하나 추천할까요?
아주 기막힌 논문주제인데, 현실성 하나와 보편성 하나는 죽입니다. 특히 현실성은 여러분들이 장가를 못간 소원을 풀어줄 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귀가 솔깃해지지요..^^
논문도 쓰고 장가도 가고, 이거야 말로 일거양득이 아닌가요? 거기다 지도교수의 칭찬까지 합치면 ‘일거삼득’입니다.
총각동무들, 잘 들으십시오. 두번 말하게 하지 마시고요. 그 유망한 논문주제가 바로 <장가 못간 이유>입니다.
<장가 못간 이유>라, 진짜 멋진 주제지요..^^
솔직히 말해 이 세상에 이보다 멋진 논문주제가 또 어디 있습니까?넓이도 있고 깊이도 있어, 잘만 쓰면 높이도 생깁니다..^^
총각동무들, 논문이 완성되어 미국의 유명한 과학잡지 <<싸이언스>> 에 투고를 하고 싶으면 까마귀에게 맡겨주십시오..^^
까마귀 1호, 스탠 바이~
까마귀가 여러분들을 위해 로케트를 발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싸이언스>>에 논문이 게재되게 되면 여러분들은 단숨에 세계적인 학자가 되는 영광을 안게 됩니다.
단숨에 몸값이 하늘로 치솟게 되고, 구름 위에 뜬 기분이 되겠지요. 다음은 장가 같은 건 시시해서 걱정도 안 합니다.
여러분, 세계적인 학자가 장가를 못 가는 거 봤습니까?
뉴스에 의하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70세의 중국계 미국인이, 미모의 20대 처녀와 재혼했다고 합니다.
그 소문을 듣고 까마귀는 얼마나 고무되었는지 아십니까? 알고 보니 우리 남자들은 70을 넘겨도 장가를 갈 수 있었습니다..^^
까마귀는 지금 열심히 <나무 위의 현자>란 단편소설을 쓰고 있는데, 완성되면 역시 <<싸이언스>>잡지에 투고할 생각입니다.
까마귀 2호, 스탠 바이~
꿈 많은 연변대학 노총각동무들, 우리 다 같이 주먹을 쳐들고 큰 소리로 파이팅~ 한번 외쳐볼까요 ..^^
- 장가는 천천히 가고 학위부터 받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