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4.
바람 잊고 팔랑이며
내리는 것이
노란 나비인가 했습니다.
실은 낙엽 같은 한 조각 햇살이었습니다.
그렇듯 가벼이 내려질 수가 있었을까...
땅에 흩어진 햇살은 모둠을 버려
없는 듯 가벼워졌습니다.
그래서 초록이 돋아나고
다시 바람이 일고
소리 생기고
시간의 터널이 이어집니다.
어쩌면 그렇듯 가벼이 흩날릴 수가 있었습니까!
[애독자를 위한 서비스]
성탄을 기념하여
이런 날이었습니다.
하늘이 부옇게 펼쳐지고 함박눈이 바람에 흩날리고 소나무가 가는 길 막아서고 소리는 출생을 준비하고 천지엔 기다림만 꽉 차고 모든 것이 제 모습, 제자리에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하늘에선 무성의 교시가 흘러오고 나는 영혼의 세례를 준비합니다.
이런 날이었습니다.
산의 침묵이 흐르고 하늘에는 무형의 새가 비상하고 발밑에는 샘물이 흐름을 다그칩니다. 세례의 시작과 끝남은 산이며 새이며 샘이며 정열 같은 것입니다. 지는 해가 숲을 물들이고 산은 지그시 눈 감으시고 고요를 지킵니다. 모든 것이 내일을 준비하고 새들은 귀속을 찾습니다. 가지의 눈이 떨어져 땅에 닿고 자욱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모두가 받는 세례의 의식입니다
이런 날이었습니다.
그날 밤 하늘에 별이 가득하고 달이 빛을 잃고 있었습니다. 수림 멀리 어느 마을에서는 봄 찬비가 한참이고 아낙네들은 또 하나 새해의 꿈을 익힙니다. 따스한 숨소리가 창 너머 새어나오고 뜰에는 별빛을 밟으며 새벽이 서성입니다. 또 하나의 세례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