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라도 일자리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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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이라도 일자리만 있다면
  • 문민
  • 승인 2007.12.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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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동포들이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급선무
연말이다. 여기저기서 망년회 공지가 문자메세지로 날아온다.

오늘은 모임이 4개 있었는데 시간이 겹치는 관계로  3곳 모임에 참가했다. 오전에는 귀화시험 준비생들 모임에 참가했고 오후에는 전직교사들의 모임 그리고 오후에는 한국에 와서 7년 이상 가까이 알고 지내는 중국동북3성 출신 중국어 강사 모임이다.

 세 모임의 공통점은 참석자 모두가 중국동포 출신이라는 것,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동포라는 것 그리고  모두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에서 외국인근로자들의 지원업무를 맡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자신이 비정규직으로 일해오고 있다는 것을 한번도 의식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어제 모임은 그동안 안일(安逸)했던 나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중국에서 교사직도 미련없이 버렸는데 굳이  정규직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왔다.  

어제 모임에서 한결 같이 취업어려움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귀화를 준비하는 사람이나 귀화 한지 10년이 지난 사람이나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에 깜짝 놀랐다.

 귀화보다 취직이 어려워요

귀화시험 준비생 김성(22세)씨는 다음주 화요일에 귀화시험을 치른다. 5개월 전 탈락하여 재시험준비를 해오고 있다. 그동안 열심히 귀화공부를 해온 덕분에 이번 재시험에는 자신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는 국적취득 후의 진로에 고민이 크다. 국적을 취득한다고 해도 마땅한 직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광가이드 일을 하는 것이 소원이라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봤지만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아 중국어 관광가이드라고 할지라도 자격증 받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자리 좀 소개해줘

10년째 중국어 강사로 일해온 김영자(41세)씨는 망년회 자리에서 "2008년도에 취직 좀 시켜줘, 부탁해"라며 농담 반 진담 반 첫 인사를 했다. 그동안 인천에서  잘 나가는 중국어 강사로 유명한 분이 이런 부탁을 하다니? 평소에 나 월급의 두배는 거뜬히 번다고 했었는데...? 오늘 저녁 모임도 그가 최근에 구입한 산타페 자동차로 이동할 정도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부자라고 소문났건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나의 귀를 의심할 정도다. 그러나 그의 얘기를 들어 보면 이해가 간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가정주부가 직장을 찾는 것은 사치다. 직장은 없어도 할 수 있는 일만 있으면 된다"라고 생각하고 주로 과외를 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10년. 그동안 토요일 일요일을 쉬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제는 주말을 가족들과 보내면서 지낼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고 한다.  

위의 두 사례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곧 귀화 할 새내기 귀화자나  10년이 넘은 귀화자나 한결같이 한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 채 일자리를 찾아 헤메고 있다.  올해 한국의 최대 이슈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것이였다. 그러나 귀화동포들은 정규직 일자리커녕 비정규직이라도 있으면 감사할 뿐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재외동포들의 정책에는 많은 진전을 가져 왔지만 정작 귀화한 동포들은 방임하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귀화자는 10만명 중 70%는 중국동포출신이다. 그러나 정부의 관심을 대체로 베트남이나 필리핀에서 온 결혼이민자들에게만 있다. 이주민  관련 예산안 100만원으로 책정되었다면 70%는 동포출신들에게 써야 하는것이 아닌가?

귀화동포들은 똑같은 국민이지만 원주민과는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치이고 기타 외국인 출신들보다는 낫다고  치이고  이래저래 차별을 받고 있다.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수준을 고려하여 지원이 이루어 지지 않는 한, 적어도 기타 외국인 출신보다 한국어를 좀 잘한다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 생략되는 일을 근절되지 않는한  제2의 김영자씨의  탄생은 계속 될 것이다.  http://blog.joins.com/zai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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