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땅에 민족의 긍지를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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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땅에 민족의 긍지를 심다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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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대 조선족학생들 모습 활기로 넘친다 [김명환 기자의 해남특별기획 2 ]

 " 야자수가 보고싶어 해남대학을 지망했어요"
"무나 먼 고장이어서 신비스러웠습니다"
"곳에서 조선족학생들은 타민족 선망의 대상입니다..."

▲ 수업 중간 휴식 시간에 기자의 선 자리 취재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해남대 부분 조선족 학생들(김명환 기자 뒷줄 오른쪽 첫 번째)

10월 29일 오전,수업중간 휴식시간에 기자를 만난 자리서  이구동성으로 화두를 여는 해남(海南)대  조선족 학생들. 아성(阿城)에서  왔다는 최설주(여)학생은 중학시절  날마다 '흑룡강신문'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소중했던 정을 터놓기도 했다.

박학, 최훈,김미자 최란영 등 적지 않은 학생은 내지의 훌륭한 대학에 갈수 있는 점수임에도 '유혹이 짙은'  해남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바다 건너 저 멀리, 고향을 떠나 공부하는 이들의 얼굴에서 외로움이나 고달픈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저마다 싱싱하게 자라는 열대의 식물마냥 생기로 넘쳐 있었다.

역사가 짧고 당지에 워낙 우리민족이 드물다 보니 지난 9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에 조선족학생이라곤 없었다.새 천년에 들어서 천혜의 관광지란 후광을 입은 해남대가 우월한 환경에  국제무역,공상관리 등 인기학과를 속속 설치함으로써 지망자가 해마다 늘어 지금은 동북3성 각지에서 온 조선족학생이 근 40명,길림과 흑룡강출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무렵 날로 열기가 오르는 '한류'의 영향으로 이중언어우세를 가진 이들은 자연 타민족으로부터 부러움의 눈길이 모아졌다.조선족학생들은 여러가지 스포츠,문예 등 활동에 열성을 보일뿐더러 공부에도 게을리 하지 않아 대부분 성적이 중상위권에 들었다는 것이다.
사생들의  관심이 날로 커가자 조선족학생 골간들은 거듭되는 협상을 거쳐 '책만 안고 씨름'하지 말고 우리민족의 우수한 언어문화를 능동적으로 전파하며 자신의 기량을 키우는  동시 타민족과의 간격을 줄이고 화합을 일층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학교측 비준을 거쳐 지난해 9월 '한국어협회'를 설립하였다.

회장으로부터 각 부서 책임을 조선족학생이 맡은 이 협회는 자체 홍보와 더불어 여러가지 형식으로 타민족 학생들에게 우리 말과 노래,풍속습관 등을 전수하며 서로간 교류를 넓혀갔다. 금년 6월 중순,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수립과 영향력 확대에 역점을 두고 '한국어협회'의 주최로 '아리랑축제'를 마련했다.

축제는 먼저 자작영상프로시청과 사회자의 구술을 통해 우리민족의 김치,찰떡 등 전통음식과 한복을 비롯한 다양한 복장,태권도,가요,한국 드라마 등을 계통적으로 소개하였다.특히 한국 '경전드라마' 20부를 요약해 설명함으로써 음반시장에 범람하는,내용이나 제작에서의 저질 드라마가 '한류'에 미치는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아주는데도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1000여명 사생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예선을 거쳐 선발된 타민족학생(8명)들의 우리가요 시합을 우선 순위로 잡았다.결승무대에 오른 이들이 부른 노래는 비록 발음이 서툴고 가사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억양이 빗나가기도 했지만  저마다 진지한 모습이어서 '한류'에 젖은 캠퍼스내 팬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한편 중간중간 곁들인 조선족학생들의 독창,민족무용,다이내믹한 힙합댄스,환상적인 섹스폰 연주,현란한  태권도 연기 등은 장내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며 끊임없는 박수갈채를 자아내었다.

사전 만반의 준비가 있었던 만큼 약 3시간에 걸친 이번 행사는 인기만점의 성공을 거두었으며 '한국어협회'와 조선족학생들의 이미지 확립에 충격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한다.
'우리학교 사상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행사가 이렇게 질서있게 펼쳐지고 성황을 이룬 유례가 없었다.조선족학생들 정말 대단하다.'
공연을 관람한 학교측 관계자와 사생들의 한결같은 평가였다.
조선족학생들의 탄탄한 결속력과 일사불란하게 맞물려 움직이는 조직력에  바탕한 결과라 할수 있다.

이번 행사의 적극적인 영향으로  '한국어협회'가입신청자는 줄을 지어 원래의 수십명으로부터 500여명으로 늘었으며 캠퍼스내 우리언어문화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붐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조선족학생들은 단합이 잘 되고 또 서로간 인정을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다고 한다.누구든 생일이 돌아오면 풍성하게 차리지는 못해도 한 사람이 몇원씩 내어 자그마한 선물을 마련함으로써  부모형제를 떠난 타향에서의 외로움을 달래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가정이나 학교에서 받은 선후배간  관심을 베풀고 존경할 줄 알아야 한다는 교육이 몸에 배어 침실에서, 여러 가지 모임의 대인관계서 남에 대한 배려를 앞세운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바  이런 덕목으로 황철용,문혜경,박상화 등 10여명이 현재 학교학생회 및 여러 학원(학부)학생회서 부동한 책임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조선족 애들은 공부에 뒤지지 않을 뿐더러 모든 일에 진취적이고 완벽을 추구하는 기질이 있는것 같습니다.바로 이런 정신이 있었기에 밤에 낮을 이어 준비작업을 면밀히 함으로써 지난번  아리랑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를수  있었고 또 오늘에 와서 사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어협회' 부회장을 맡아 일상업무를 주관하는 한편 과외로  한국어강의도 진행하며 바삐 보내고 있는 이려(李丽)학생(대2,길림성 훈춘)의 자랑이 슴배인 고백이다.
바로 해남대를 주축으로  당지에 있는 해남사범대학,해남경제무역학원을 망라해  해구시에 50여명으로 집계되는 조선족학생들은 축구시합 등 모임을 통해 서로간 교류를 도모하며 저마다 '술 마시고 놀기를 즐긴다'는 평가를 듣기보다 진취적이고 성숙된 인간미를 보여주자는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야자수 그늘 짙은 배움의 전당에서,  내일의 꿈 안고 민족의 긍지를 심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장하기만 하다.

                   <기고=흑룡강신문   김명환기자   j_mh8@hotmail.com>


[ 요지-

1.야자수가 보고 싶어, 멀고도 신비스런 고장이라 선택했다고 

 2. 이중언어우세 갖춰 타민족학생 부러움에 찬 눈길이 모아져.

3.'술 마시고 잘 노는 민족'이란 평가보다 성숙된 인간미 지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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