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에서 농산물 생산업체인 ‘한중실업유한회사’를 운영해온 오명환(54·충남 공주시 유구읍)씨가 최근 러시아 하산자치정부와 농산물 생산 의향서를 맺어 연해주의 드넓은 땅이 한국인에 의해 개발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하산자치정부 농업장관 및 관광장관과 맺은 이 의향서에는 자치정부가 토지와 노동력을, 오씨는 기술, 설비, 종자, 가축 등을 제공하기로 돼 있다.
오씨는 본 계약에 앞서 러시아 정부와 농지 1만㏊, 관광휴양지 5천㏊ 등 1만5천㏊를 1㏊당 100달러의 사용료를 내고 향후 50년간 사용하기로 구두약속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오씨는 이곳에 한국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골프장과 카지노 호텔 등 위락단지와 과수·축산·원예단지 등을 조성한 뒤 이곳의 노동력을 활용해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하산은 두만강을 경계로 북한의 나진, 중국 지린성 훈춘과 접경지역이다.
오씨는 지난 2000년부터 하산의 개방에 대비해 해마다 하산의 관리들을 연변 자신의 농장에 초청해, 선진 농업기술을 확인시키며 유대관계를 쌓은 뒤 지난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연해주의 국제자유무역지구 개방을 선포하자 하산자치정부와 개발의향서를 맺었다.
공주에서 4H 운동을 주도한 오씨는 1994년 충남도의원 시절 연변 동포를 돕기 위해 경운기와 로터리 등 중고 농기계를 지린성 룽징시에 기증하면서 인연을 맺은 뒤 아예 연변에 농업회사를 차려 표고버섯 등 일본에 수출하고 양파재배 기술도 널리 보급했다.
최근 고국을 방문한 오씨는 정부 차원에서 투자에 협조해 줄 것을 요구해 조만간 정부 관계자들이 현지를 방문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오씨는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이 서린 연해주의 개발을 중국이나 일본에 넘겨줄 수는 없어 이곳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투자를 원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무상으로 토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공주/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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