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정룡 선생의 글 《어설픈 조선족 경어에 대하여》는. 조선족 언어생활 중의 문제점을 면바로 진맥한 좋은 글이다. 따라서 필자도 ‘경어’에 대한 단상을 적어본다. 첫째. 우리말에는 경어 외에 ‘경어체(敬語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경어보다 더욱 중요한 특징을 이룬다. 경어는 어휘의 범주에 속하고 경어체는 문법의 범주에 속한다. ‘체’는 문법적으로 체계를 이룬다는 뜻이겠다. 필자는 본문에서 경어의 반대어를 ‘반말’로, 경어체의 반대어를 ‘반말체’로 표현하련다. 《어설픈 조선족 경어에 대하여》중의 ‘-씨’ ‘-분’ ‘-님’ ‘저’는 경어이고 (그중 ‘저’는 自謙語) ‘하시다’ ‘-요’는 경어체이다. ‘-요’는 함경도 방언에서는 반말체로 취급하지만 기타 지역 방언에서는 ‘半경어체’이다. 김정룡 군의 ‘-요’에 대한 서술에는 약간 미비한 점이 있다고 본다.
셋째. 지구촌에서 경어체가 있는 언어는 극히 적다. 적어도 漢藏어계, 印歐어계의 수백종 언어에는 없다. 필자가 모든 알타이어계의 언어를 체크해 보지는 못했지만, 조선어, 일본어를 제외한 알타이어계의 다른 언어에는 경어체가 없다. 그러면 우리말의 경어체는 분명 후세에 새로 생긴 듯 하다.
무엇 때문인가? 주요 원인의 하나가 경어체 때문이다. 손님이 왔다가 떠날 때 자식이 “또 놀러 오라!” 하면 부모는 “이놈 자식, ‘또 놀러 오세요’ 하여야지!” 라며 핀잔준다. 다음 기회에 “또 놀러 오세요” 하면 “이놈자식, ‘또 놀러 오십시오’ 하여야지(이번에 온 손님은 전번보다 더 연로한 분)” 라며 또 핀잔준다. 이렇게 둬번 당하고 나면 자식들은 아예 입을 다물고 조선말을 외면하게 된다.
|
<정인갑의 횡설수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