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벌초 [詩/雨夢 박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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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벌초 [詩/雨夢 박경상]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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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녕문학 특집>

「1」
둥글어가는 달빛 그
촉촉한 입술이 보고파 질때
뜨거웠던 단풍잎처럼 그리움은 앓고 있다.

「2」
여름부터 익어오던 바람한톨
계절의 휜 가지에서 툭툭툭 떨어지다
터진 사이에서 제단의 향이 맑게 타오른다.

「3」
자라난 머리카락 산신이 울기전에 베자
베어버리면 또 돋아날 여섯손가락 같은 미련
손바닥에 올려 놓은 냄새 다람쥐가 굴린다.

「4」
엎디어 비는 마음
이파리들이 사각사각 부빈다
눈빛을 떨구며.

「5」
먹다 먹다 취해버린 잔
이야기는 거미줄처럼 칭칭 감기고
뫼의 숨소리는 이 가을의 하늘로 높아간다.

「6」
땀방울이 나무의 그림자를 흠뻑 적시며
하산의 길에서 비칠비칠 굿을 긋는다
바람이 피식 웃다 숲속으로 숨는다.

「7」
사념 한보따리 매듭 풀면
피어오르는 둥근 얼굴
출렁이는 달빛 한잔, 건배로 거듭한다.

「8」
새벽이슬 지는 달빛 적실때
엄마의 고운 숨소리마저 새록새록하다.
아, 가만히 기어드는 꿈길.

2007-09-25 QXpi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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