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쇠붙이는 가라
동북아의 군비축소를 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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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쇠붙이는 가라
동북아의 군비축소를 제의한다.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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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칼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충남 부여 출신인 시인 신동엽(申東曄, 1930-1969)이 절실한 어조로 노래한 <껍데기는 가라>이다. 그는 분단으로 인한 한민족의 고통과 그것의 극복의지를 노래한 서정시와 서사시를 남겼다. <아사녀>, <금강><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등의 시집이 그것이다.

 

  껍데기를 추방하면 ‘향기로운 흙’의 순수한 세상이 올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쇠붙이’가 사라져야 한다. ‘쇠붙이’는 미움이며 증오의 무기이다. 그것은 권력의지의 가면인 ‘껍데기’를 쓰고 행세한다. ‘껍데기’가 지배하는 세상은 불행하다.

 

  신동엽(申東曄) 한국 민중의 순수한 열망을 안고 일어선 동학혁명(東學革命)과 4·19혁명에서도 ‘껍데기’들의 행세를 발견하였다. 오염되어 서글픈 그 현실을 탄식하면서‘쇠붙이의 추방’을 통한 민족 분단의 극복이야말로 그 현실의 근본적인 치유책이 됨을 갈파하였던 것이다.

 

  모든 군사적인 대립과 경쟁은 이기심과 권력의지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껍데기 현상’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그 대립과 경쟁을 ‘애국(愛國)과 정의감(正義感)’으로 포장하면 할수록 썩은 피 냄새가 난다. 그리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지난10일 ‘대양해군’의 기치를 내건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대서양 해역까지 진출해 영국 항공모함과 첫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또 중국 북해(北海)함대 소속 미사일 구축함이 호주. 뉴질랜드와 해상 훈련을 하기 위해 칭다오(靑島)항을 출발했다. 중국의 해양강국의전략과 관련하여 주목되는 움직임들이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싱가포르 등 5개국은 지난4일부터 5일 간 벵골만에서‘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 훈련은 미국. 일본. 호주가 중국을 포위하려는 이른바 ‘3각 동맹’ 결성과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였다.

 

 이에 비해 중국 해군은 영국. 호주. 뉴질랜드와 ‘해상 구조 훈련’을 공동으로 실시함으로써 군사적 신뢰강화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듯하다.

 

  한편 한·중·일 3국의 군비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5월 28일 한국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공군은 2차 FX(차세대 전투기)사업이 끝나는 2012년 이후부터 2017년까지 3차 FX사업으로 스텔스 전투기 60대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최신예 전투기 F22 도입 추진에 대한 대응책이다. 중국은 최첨단 스텔스기인 J-13, J-14 자체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들은 동북아 군비경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전반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여기에는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과 이를 제재하려는 미국도 매섭게 한 몫을 하고 있다.

이 긴장의 주된 제공자는 일본이다. 일본은 중국과 한국을 침략하여 지배하였으며,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그리고 과거의 침략사에 대해 아직도 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동북아시아 일대를 갈등과 대립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그것의 반대급부로 여전히 그들은 이 지역에서많은 이익을 점유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그들의 이익보호를 위해 군사대국화를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희생되고 있는 것이 중국과 한국의 국민들이다. 일본의 중무장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세금을 국방비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강국은 모든 나라와 함께 평화를 나눌수 있는 ‘열린 나라’이다. 자국의 장사꾼들과 결탁하여 다른 나라를 위협하고, 그래서 얻은 이권을 쪼개 먹는 졸렬한 나라가 아니다. 군국주의 시대의 일본과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그를 반증하고 있다.

 

   군비경쟁보다 시급한 것이 있다. 온난화로 지구가 파멸의 길을 걷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은 ‘향그러운 흙가슴’, 즉 환경 및 생태계 회복에 인류 모두가 역량을 집중해야할 때이다. 무기개발에 쏟는 그릇된 열정의 단 10%만이라도 투자한다면 인류 는 쾌적하고도 행복한 삶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과 한국, 일본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군비축소와 평화유지 방안 등에 대해 함께 논의해야만 한다. 이는 인류사적인 명령이기도 하다.

 

  동북아의 위정자들, 특히 일본의 정객들에게 고한다.   ‘껍데기는 가라. 동북아의 민중들은 전쟁 준비보다 쾌적한 지구와 평화를 원한다. 그렇기에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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