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딛고 펼친 동포유학생 서양화 개인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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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딛고 펼친 동포유학생 서양화 개인전시회
  • 이동렬
  • 승인 2007.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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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대학교 일반대학원 최청호 씨 개인전시회 가져

▲ 왼쪽으로부터 최청호, 강릉대학교 박춘미 강사, 강릉대학교 일반대학원 재학 중 김지혜, 강릉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기주 원장, 강릉대학교 미술학과 김한국 교수(지도교수), 강릉대학교 조소학과 김창규 교수, 연변미술협회 주훈 부회장.

지난 9월 7일, 강릉시립미술관에서는 강릉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 전공, 재학 중인 중국동포 유학생 최청호의 서양화 전시회가 열리었다. 이에 기자는 최청호 씨를 찾아 인터뷰를 가졌다.

기자: 개인 전시회 오픈을 축하합니다. 쉽지 않은 걸음을 내디뎠네요. 감수가 어떤가요?

◆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덕분이지요. 특히, 우리 강릉대학교 일반대학원 원장님과 지도교수님의 사랑 속에서 개인전을 갖게 되어 저는 더 없이 행복합니다.

 

기자: 이번 오픈식에 참가한 분들 좀 소개시켜주시지요. 감동 많이 받았겠는데요.

◆ 이번 오픈식에는 강릉대학교 일반대학원 한 기주 원장님, 강릉대학교 미술학과 김 한국 교수님(지도교수), 강릉대학교 조소과 김 창규 교수님, 연변미술협회 주훈 부회장님(중국화 작가), 강릉대학교 박 춘미 강사님 등과 강릉대학교 대학원 재학생들이 참석하였습니다. 강릉시의 시민들과 해당 부처에서도 찾아주셨고요.

 

이번 전시회는 제 생애에 영원히 기록될, 만리장성의 첫걸음을 내 디딘 날입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비록 자그마한 전시회이나, 저는 우리 조선족 유학생들도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한국에서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과,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힘들고 어지럽고 위험한 3D업종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시는 우리 부모님들에게 다소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자: 고향이 연변이라 했던가요, 언제부터 그림공부를 하셨지요?

◆  연길입니다. 전 어릴 적부터 그림공부에 취미를 가졌습니다. 그림이 너무 좋아 수업 시간 책상 밑에서 선생님의 눈을 피해가면서 미술 관련 책을 보다가 선생님께 매의 벌을 받고 돌아앉아서는 또 미술책을 보고 또 매의 벌을 받고…이렇게 수 없이 매의 벌을 받으면서도 미술 작가가 되려는 꿈은 굽힐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도 그 시절 저에게 매 드신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시절에 꿈을 접을 수 가 없었던 것이 아마 선생님의 매가 아니였던가 봅니다. 처벌 받을수록 꿈이 더 굳어만 졌으니까요. 이 자리를 빌어 존경하는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전 이렇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미술작가가 되려는 꿈을 갖고 대한항공편에 몸을 싣고 한국으로 날아왔습니다.


기자: 유학생활이 결코 평탄치는 않았겠는데요?

◆ 그랬지요. 가정경제 상황 때문에 학비도, 기숙사비도,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강릉은 지방이라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마땅치 않아 방학이나 공휴일이면 서울에 올라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합니다. 산 설고 물 선 타향 서울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서울역 노숙자생활의 맛도 봐야만 했지요. 있을 곳 없는 저는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곧바로 노숙자 속에 합류해 밤을 보내군 했습니다. 노숙자 속에서 뜬 눈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때마다 사나이가 흘리지 말아야 할 눈물을 얼마나 흘렸는지, 그렇게 매 맞으면서도 굽히지 않았던 미술 작가의 꿈도 훌 날려 보내고 산속에 들어가 머리 빡빡 깎고 절에서 중 생활을 하고 싶던 충동, 또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때론 너무 배고파서 붕어빵 옆에서 빙빙 돌다가 꾹꾹 참고 하루 끼니를 거르고, 또 아르바이트에 들어가곤 했습니다. 정말로 눈물의 나날들이었지요. 그래서 일당을 받고는 그 돈 쳐다보고 눈물 펑펑 떨구기도 했지요. 때론 “돈이 뭐기에 내가 이 잘난 돈 때문에 미술가의 꿈을 포기해야 하지?” 하고 정신질환자처럼 자문자답 할 때도 있었습니다. 한 학기 시작되면 그 다음 학기 학비며 기숙사비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동해바다 사나운 파도를 멀쩡하게 바라보면서 무거운 한 숨만 푹푹 내쉬곤 하였지요. 그 때의 그림이 바로 동해바다 사나운 파도를 멀쩡하게 바라보면서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던 이 자화상이었지요.… 


기자: 네, 그래서요?

◆ 전 그래도 행운아라 생각합니다. 미술 작가의 꿈을 포기할까 말까, 방황 할 때 강릉대학교 일반대학원 원장 한 기주 교수님과 지도교수 김 한국 교수님께서 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셨습니다. 두 분께서 계셨기에 저는 희망과 용기를 되찾고 학업에 몰두하여 장학생 장학금으로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료가 끝난 후에는 기숙사를 퇴사하고 논문 준비를 했어야 했습니다. 어디에 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망설 일 때 또, 담당 교수님께서 강릉대 일반대학원 원장 교수님의 작업실에 거처를 잡아주시고 숙박과 식사를 책임져 주셨습니다. 너무 너무 고마운 분들입니다. 교수님 곁에 있으면서 저는 교수님으로부터 새롭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또 다시 미술작가의 꿈을 더욱 단단히 다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강릉대학교 일반대학원 원장님과 지도교수님께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제자 최청호가 올리는 큰 절을 받아주십시오!…


기자: 네, 참말 훌륭하시고 좋은 분들이군요. 그 분들의 큰 은혜에 보답하는 방법은, 이제는 서양화 창작에서 혼신을 다해 이 사회에 ‘최창호’란 도장을 확실하게 찍어가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되는데, 어떻습니까?

 ◆ 네, 그분들의 바람도 바로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연을 배경으로 보색 관계를 충분히 이용하여 눈부신 이미지를 구성하였다. 작품은 우주의 신비한 화면을 은은히 표현한다. 기하도형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덧붙임으로써 작품의 이미지를 더욱 풍부하게 가꾸어준다. 테두리는 작가가 안개 속을 바라보면서 안개의 이미지를 서서히 표현하였다

▲ 작품 2 오토마티즘과 액션적인 기법으로 작가와 물감의 농담 속에서 무의식적인 이미지를 구성하였다.

▲ 왼쪽으로부터 홍익대학교 판화과 석사과정 재학 중 이준걸(중국유학생), 연변미술협회 주훈 부회장, 최청호.

▲ 최청호 강릉대학교 미술학과 김한국 교수(지도교수), 연변미술협회 주훈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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