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생활 11년만에 길을 잃은 나그네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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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생활 11년만에 길을 잃은 나그네 신세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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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년, 미국 1년 이렇게 보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변했다는건 자식들이 커가고 내가 나이 들어가는것뿐인가 생각한다. 아직도 내 인생은 어디까지 허덕이겠는지는 모르겠지만 숨이 붙어있을때까지 허덕여 볼 예정이다.

어디를 가야할지 목적지도 없고 어떻게 가야할지 가르켜주는 지남침도 지도도 없다. 그냥 아무 생각도 없이 투벅투벅 걷기만 한다. 원래 망설임이 많은 나여서인지는 몰라도 망설임을 한아름에 가득 안고 고민에 모대기면서 걷고있다.

그동안 이사도 많이 하고 많은 사람도 만나고 많은걸 느끼고 배우며 왔다. 그때까지는 확실하게 어디까지 하고싶다고 목표를 세웠는데 지금 와서 앞길이 보이질 않는다.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갈피를 못잡겠다.

원래부터 미루살이를 좋아하는 나여서 무엇이나 앞을 생각하며 준비를 해오며 살아왔다. 바다가에 놀러가도 저녘준비를 다 해 놓고 나가는 정도로 미루살이다. 미루살이는 좋은 점도 많지만 나쁜 점 또한 적지않다. 제일 큰 약점이 바로 현실을 중히 여기지 않은 점이라고 본다. 장래만을 생각하다나니 현실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것이다.

즉 여태껏 나는 어디가든지 뿌리를 내릴려고 생각한적이 없기에 그냥 한곳 한곳을 통과점으로만 생각해온것이 제일 큰 실책이 였다는것이다. 때문에 동사자들과간의 관계처리에서도 이런 생각이 많이 내 비쳐졌으리라 생각된다. 여직껏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면서도 평생의 파트너로 생각해본 사람이 몇명 없다. 이게 제일 큰 실책이 아닌가? 좋은 기회가 많고도 많았는데 내 손으로 잡지 못하고 흘려보낸것이다.

여기 미국에 오니 절실히 많은것을 다시 새롭게 느낀다. 뛰는 놈우에 나는 놈이 있다는 옛말이 그런데가 없다. 그냥 자기가 최고라고 머리를 쳐들고 다니던 지난 날들이 우습게 느껴져오는 순간이다. 최고 엘리트들이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다. 자기 자리지킴만으로 지친다. 남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토대를 마련하는데는 적지 않은 대가가 필요하다. 저그만치 반년은 걸린다.

직업병이라서 그런지 고민도 많아 흰머리도 적지 않다. 어떤 때에는 자기절로 반문할 때가 많다. 내가 도대체 왜 이렇게 고생하는걸가고 말이다. 대답은 하나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으니 말이다. 자기절로 고생을 사서 하는거다.

누구처럼 현실에 만족하고 좋은 직장찾고 집사고 차사고 처자식 데리고 오손도손 살아가면 제일 좋으련만 생각처럼 제대로 안되는게 사람세상인가 본다. 좋은 제약회사의 일자리도 물리치고 버덕이고있는 나 자신이 우스울 때도 있다. 옆에서 나를 대신하여 아쉬워한다. 모두들 가지못해 애를 쓰는데 도대체 무엇을 향하고 있는가고?  확실한 대답이 없다.

오늘도 그냥 망설이면서 걷고 있는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란 현실을 중히 여기면서 걷고있다는것 뿐이다.

 

흑룡강일보/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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