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션계 경악시킨 한인 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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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션계 경악시킨 한인 녀성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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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사건〉이라고 했어요. 전 〈당연한 선택〉이라고 했죠.》 


2007년 프랑스 명품 남성복 브랜드 《스말토》는 뜻밖의 선택을 했다. 지난 1월말 수석 디자이너자리에 29살의 한국계 녀성 박윤정씨(사진)를 앉힌것이다. 스말토는 40년 전통의 남성복 브랜드로 미테랑 전 대통령이 즐겨 입은것으로 유명하다. 


패션계는 경악했지만 정작 박윤정은 담담했다. 지난 6월 30일 빠리에 있는 스말토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제가 비록 나이 어린 동양인 녀성이지만 저보다 〈스말토〉를 잘 이끌수 있는 인물은 없다고 자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씨는 스위스에서 태여났다. 처음부터 디자이너가 될 생각은 없었다. 남자옷을 걸치고 다니면서 《선머슴》처럼 꾸미고 다니는게 재미있었고 미술과 뜨개질을 유난히 좋아했을뿐이다. 그러나 고중을 졸업하자마자 박씨는 《마치 계시를 받은것처럼》 프랑스 빠리의 3년제 의상학교인 에스모드에 입학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줄 몰랐다. 《남들보다 뭐든지 빨리 했어요. 재봉이건 디자인이건 흥미진진했거든요.》


졸업후 박씨는 스말토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남성복으로 경력을 시작하고 싶었다. 당시 수석 디자이너였던 프랑크 보클레는 그에게 전폭적인 신임을 보냈다. 타고난 미술감각과 이딸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어학능력을 갖춘 박씨를 《오른팔》로 삼은것이다. 입사 3년만에 부수석 디자이너가 됐고 7년만에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됐다. 패션계에서도 이례적인 초고속 승진이였다. 


너무 빨리 1인자가 된것은 아닐가? 박씨는 《사람들이 나를 그저 〈어린 학생〉으로 볼 때 제일 난감하다》며 웃었다. 새로 캐스팅된 모델들이 수석 디자이너실에 찾아와 박씨에게 《누가 수석 디자이너냐》라고 묻는건 례사일이다. 


지난 1일 스말토가 빠리에서 선보인 2008년 봄, 여름 남성복 컬렉션은 박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지휘한것이다. 총 32벌의 옷을 새로 내놨다. 선이 굵은 남성미가 물씬 풍기던 기존 스말토의 이미지를 박씨는 자연스럽게 바꿔놨다. 직각으로 떨어지던 어깨선은 좀 더 부드러워졌다. 검정색은 자제하고 베이지색이나 회색, 연한 줄무늬가 들어간 소재를 사용했다. 박씨는 《남성미가 느껴지면서도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남자들을 위해 옷을 만든다》고 말했다. 박씨는 스말토를 기존의 《고급 남성복》 이미지를 벗어나 《글로벌 브랜드》로 확장하겠다고 했다.    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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