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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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잎 클로버
  • 신길우
  • 승인 2007.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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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우의 수필 60>

 

 

申吉雨-문학박사, 수필가, 국어학자

 연변대 초빙교수 역임

 서울 서초문인협회 회장

 남한강문학회 회장

 국제펜클럽 이사

skc663@hanmail.net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한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장군이 전쟁터에서 우연히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였다.

신기하게 여겨서 그 잎줄기를 따려고 몸을 굽혔다.

그때 총알이 바로 위로 지나갔다.

나폴레옹은 몸을 굽혔기에 총알을 피할 수가 있었다.

네 잎 클로버가 목숨을 건지는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이다.

그 뒤부터 네 잎 클로버가 ‘행운’을 가리키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클로버를 보면 혹시나 하고 네 잎짜리를 찾곤 한다.


하지만, 클로버의 잎새는 한 줄기에 세 개짜리가 대부분이다.

네 개짜리는 어쩌다가 잘못되어 나온 돌연변이다.

따라서 네 잎짜리 클로버는 여간해서 발견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쩌다 잎이 네 개가 달린 클로버를 찾는다 해도 그게 행운일까?

나폴레옹처럼 어떤 행운을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다만 여간해서 찾을 수 없는 네 개짜리 잎줄기가 눈에 띄는 행운일 뿐이다.

돌연변이 불구(不具)의 잎줄기를 보고 좋아하는 것이다.


더구나 네 잎 클로버를 꺾는 행위도 행운이 아니다.

나폴레옹의 행운도 우연일 뿐이다.

삶과 죽음이 순간에 달린 전쟁터라는 특수 상황이기에 행운으로 여긴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 때나 어디서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 한다.


네 잎 클로버 잎줄기를 꺾는 것은 생명체 가지를 끊는 일이다.

생존에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기에 살생유택(殺生有擇)도 아니다.

행운을 바라고 꺾는다지만 행운도 아니고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잘못된 인식과 즉흥적 기분으로 자르는 것이다.

자신의 행운을 위해 멀쩡한 남의 행복을 꺾는 일이다.


이 어찌 풀 나무 등에만 한한 일일손가?

사람을 대하는 데도 마찬가지이니 부끄러워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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