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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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의 불씨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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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산 칼럼>

요즘 방문취업제 등기가 시작되면서 한국초청사기피해자들은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다. 십년을 하루와 같이 한국 입국이 허락되어서 사기피해로 인한 무거운 빚더미에서 헤어 나올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었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이라고 하는 말은 그들을 두고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두푼도 아니고 수만원을 사기를 당하고 아이 보다 배꼽이 크다고 할만큼 원금보다도 천정 높은 줄 모르고 불어나는 이자 돈에 지지눌려서 허리도 펴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중에는 빚을 갚을 길이 없어서 자살을 한 사람도 있고 육체적 시달림과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해 쓰러진 사람도 있고 집에 있을 수가 없어서 방랑에 길에 오른 사람도 있다. 그들의 흘린 눈물을 모아놓으면 두만강, 압록강이 되고도 남을 것이고 그들 개개인이 겪은 고생살이를 소설로 엮으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초청사기피해자협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등록되어 있는 피해자만 해도 2만 여명이 된다고 한다. 한국정부의 인도적인 도움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입국이 두 번 허락되었단다. 첫 번째는 그런대로 가장 절실한 피해자들만 엄선하여 입국허가가 되었으나 두 번째는 총 명액 2,500중에서 피해자는 겨우 700여명이 포함되고 나머지는 피해자가 아닌 사람들로 채워졌다고 한다. 피해자협회를 완전히 따돌린 상태에서 피해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확인도 하지 않고 체크하는 것으로 마무리 졌고 심양주재 한국영사관에서 전화문의도 없이 비자를 주어서 무난히 입국하였다고 한다. 피해자 아닌 사람들이 피해자로 위장하고 한국에 간 사람들이 대체로 4만 원 이상의 돈을 브로커한테 넘겨주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닌 비밀이라고 한다. 그 번 사건이 있을 후로 피해자들은 방망이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때처럼 눈앞이 아찔한 기분이었다고 한다. 초청을 빌미로 사기를 친 사람은 개별적인 한국인이라고 하면 피해자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구제통로를 가로 막는 이러한 행위는 사기가 아닌가? 하는 원성이 피해자들 속에서 갈수록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연초 방문 취업제가 실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한때 피해자들은 흥분하기도 했었다. 이제 한국에 가서 돈을 벌어서 빚을 갚고 남보란 듯이 잘 살아보리라고 마음을 다졌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 잡는 격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피해자들은 죽음의 구렁텅이에 영원히 허우적거리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들 가슴 깊이 새겨진 원한은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하게 하는 불씨가 되어 이 시각도 그들의 가슴 한 복판에서 한 무더기 모닥불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2007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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