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후한(後漢) 세조 광무제(光武帝)는 명군이었으며 그의 수하에 재능이 뛰어난 신하가 많았다. 그중 대사공(大司公)직에 있던 송홍(宋弘)이 인물 잘 생기고 덕이 좋고 문무가 결합되고 인심 좋은 사내였다. 광무제의 누이요 미망인이었던 효양공주가 송홍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다.
어느 하루 광무제가 호양공주를 옆방에 불러놓고 송홍에게, “사내는 잘살게 되면 친구를 바꾸고 신분이 존귀해지면 아내를 바꾼다는 말이 있는데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하고 은근슬쩍 마음을 떠보았다.
광무제의 의중을 알고 있던 송홍이 “아니올시다. 소인은 빈천할 때 사귄 친구를 잊어서는 안 되고, 함께 동고동락을 해온 조강지처를 내쫓아서는 안 될 줄로 아옵니다.”라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이로서 송홍을 지아비로 삼으려던 효양공주의 꿈이 깨졌다.
조(糟)는 술지게미이고, 강(糠)은 겨이다. 조강지처란 가난하여 술지게미나 쌀겨 같은 지극히 험한 음식을 먹으며 처음부터 고생해온 아내란 뜻이다. 이런 아내를 후에 잘살게 되었다고 해서 버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조강지처란 말이 생겨났고 아울러 많이 사용되어왔다.
중국동포타운신문 106호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자문위원
중국동포정책민간연구소 고충상담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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