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둥지(연재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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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둥지(연재37)
  • 김석
  • 승인 2007.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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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한국으로 시집가고 싶은 처녀동무들에게(2)

우리는 왜 이렇게 못살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왜 장가도 못가고 요 지경으로 몰리게 되었을까요? 우리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은 누굽니까? 여러분들은 누구일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장본인을 찾아내어 비판대회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요?

 

미안하지만 그 장본인이 바로 우리 조상들입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민 갈 거면 미국이나 일본으로 갈 거지 하필이면 못 사는 만주 땅으로 와서 조선족이 되었을까요? 미국으로 갔으면 코대 큰 재미 교포가 되었을 거고, 일본으로 건너갔으면 돈 냄새가 지독한 재일동포로서 역시 흠모의 대상입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허벌판인 만주 땅으로 이주를 와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 싸서 하더니만 지금 와서 잘 된 거 뭐 있습니까.

 

바보처럼 왜놈들에게 쫓겨 다니며 독립운동은 왜 했을까요? 가만히 있어도 왜놈은 망할 신세인 줄 몰랐단 말입니까? 백두산 원시림에서 굶어 죽고 얼어 죽고 총에 맞아 죽고 감옥살이를 하다 죽고, 고생이란 고생은 다 찾아하고 남은 것이 무엇입니까?

 

차라리 한국땅에 남아서 친일이라도 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그럼 지금쯤은 까마귀도 소송을 해서 우리 할아버지의 땅을 찾아 내어 잘 먹고 잘 살고 있을 거 아닙니까?  

 

대신 민족의 독립을 위해 땀과 피를 흘린 자의 후손들은 어떻습니까? 대한민국에는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씀대로 후손들이 고국에서 불법 체류나 하고, 천하의 쌍놈이 따로 없습니다. 

 

그 놈의 개도 안 먹는 돈이 사람을 죽입니다.

 

세상 물건은 모두 돈으로 그 가치를 판단할 뿐만 아니라, 잘 났다는 인간도 결국은 돈으로 평가 되는 속물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암만 똑똑한 놈도 돈이 없으면 돈 많은 바보 밑에서 굽석거리며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한 수를 잘못 쓰니 3대가 당하네요. 1세는 왜놈에게 당하고, 2세는 ‘빨갱이’에게 당하고, 3세는 여자들에게 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벌이에 혈안이 된 어른들이 자식농사에 드한시하니, 4세의 장래도 근심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할아버지들이 열심히 타향에서 독립운동을 한 결과입니다. 참담한 결과에 무덤 속에서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날지도 모르겠지만, 일어나면 또 어쩌겠습니까. 거지신세에 돈이 있는가, 힘이 있는가? 어린 놈들이 거들떠나 보겠습니까?

 

요즘은 유치원 다니는 어린 애들도 못 사는 할아버지보다 잘 사는 할아버지가 좋은가 봅니다. 누구네 집 계집앤지 외할아버지네 집으로 놀러 갔다가 돌아와서 말합니다.

 

“세배 돈도 안 주는 할아버지는 싫어. 두 번 다시 할아버지네 집에 놀러 안 갈 거야.”

 

세상은 요 지경으로 변했고, 옛날과 달리 이데올로기 하나로 살아가는 세상도 아닙니다. 우리가 잘 살자면 과정이 필요합니다. 돈이 없는 우리 조선족은 단시간 내에 대한민국에서 재미 교포들처럼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재일 동포들처럼 부자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양반은 더 말할 거 없구요..^^

 

현실은 언제까지 현실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현실은 못 사는 조선족을 한국 바닥에 갖다 놓으면 상놈보다도 못합니다.

 

옛날에는 돌아서면 ‘**도야’, ‘**도야’하더니만 지금은 팔도강산이 합쳐서 등을 돌리고 ‘조선족이야’ 합니다. 옛날에는 양반 하나에 쌍놈이 열이라지만, 요즘 세상에는 쌍놈 하나에 양반이 열인 것 같습니다. 

 

모두 양반인 척 하는 걸까요..^^

 

뉴스에 의하면 일본정부에 귀화하는 재일동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차별을 받으며 살아온 재일동포들이 이 좋은 세월에 다시 일본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인보다 일본인으로 사는 것이 더 편해서일까요?

 

기자양반의 해석은 고국의 재일동포에 대한 무관심과 차별 때문이라고 합니다.

 

못 사는 놈만 차별을 받는 가 했더니, 이상하게도 잘 사는 놈도 마찬가지네요. 말투가 이상해서 그런 가요? 아니면 단순히 텃세일까요?

 

이 문제는 관심이 있는 분들께서 천천히 생각해보시기 바라며, 하여튼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까마귀는 아파트를 주고, 자동차를 주고, 미녀를 준다면 한간이면 어떻고 친일파면 어떨까? 무덤 속의 할아버지라도 팔아먹을 자신이 있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망나니지요..^^

 

팔아먹고 싶은 마음은 하늘같지만, 사자는 사람이 나질까요? 죽은 사람은 눈을 감으면 그만이지만, 산 사람은 장가라도 가야 할 거 아닙니까? 조상들의 핏줄을 이어가야 할 거 아닙니까? 그 놈의 핏줄만 이어갈 수 있다면야 까마귀는 저승에 가서 조상들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조상을 팔아먹은 덕분에 할아버지 손주가 모두 12이나 생겼다고 보고 드리면 잘했다고 기뻐하지 않을까요?

 

여러분 우리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자식을 서방 보내기 위해 한국으로 돈벌이를 떠난 부모님들이 한 둘입니까? 퇴직금으로 노후를 즐길 나이에 이 추운 겨울에도 밖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소주로 추위를 달래며 열심히 돈을 벌고 있습니다.

 

한평생 혁명을 한 분들이 이게 웬일입니까? 이렇게 살자고 혁명을 한 거는 아니지요? ‘빨갱이’도 잘 먹고 잘 살자고 한 짓이 아닌가요? 우리는 또 다시 독립운동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결과적으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라를 떠나게 만든 장본인은 또 누구일까요?

 

객관은 누구고 주관은 누구지요..^^

 

이 문제에 관해선 관심이 있는 분들이 열심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는데, 유감스럽지만 어르신들이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애들은 그 정성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요즘 연길시 PC방을 무리 쳐 드나드는 어린 애들이 몇 십만 원씩 하는 삼성 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걸 보면, 씁쓸한 기분입니다. 나도 겨우 10만 원짜리 싸구려 LG폰인데 말입니다.

 

어린애들이 벌써부터 마약을 복용하고, 오입질이나 하고 다니며 못된 짓이란 못된 짓은 골라서 하는 걸 보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자식농사가 망하게 되었는데 돈이 많아 뭘 합니까? 차라리 시골에서 양돈사업을 하는 것이 낮지요.

 

잠깐 휴식하고, 10분 후에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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