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HRB경제교육센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는 새로운 대한민국 국민이 태어난다. 그 곳에서 한국인이 되고자 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귀화시험을 치르기 때문이다.
귀한동포연합총회에서는 작년 10월부터 귀화시험대비교육을 실시하였다. 오늘은 귀화시험 준비를 해 오던 학생 세 명이 시험을 보는 날이라 동행하기로 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응원해 주고 싶어서였다.
과천 정부종합청사역 7번 출구로 나가보니 쭉 뻗은 가로수길이 펼쳐졌다. 청명한 하늘과 적당한 바람도 있는 이 가로수 길이 시험을 치르러 오는 사람들에겐 초조하게 긴 길이 되리라는 생각에 내 발걸음도 빨라졌다.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귀화시험’이라는 명찰을 단 사람들과 가족들이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다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험이 끝난 후 다들, 잔뜩 상기된 얼굴로 돌아왔다. 이번 시험이 너무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합격을 장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시험이 끝나자 로비에 있을 수 없게 하여 다들 밖으로 나갔다. 햇볕은 무섭게 내려쬐고 있었다. 합격 발표 이후에 내보내도 될듯한데 이렇게 황급히 사람들을 건물 밖으로 내모는 것일까 싶었는데, 그 이유는 곧 알 수 있었다.
불만에 가득 찬 사람들의 아우성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귀화시험대비 문제집을 사려는 사람들, 자기가 푼 문제가 맞는지 확인하려는 사람, 시험을 잘 못 봤다는 자녀를 나무라거나, 위로하는 사람들, 지금 시험 보러 도착했다며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입구를 지키는 보초와 입씨름을 하는 동포들도 있었다.
30여분 후 나온 결과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기에 충분했다. 80명중에 5명만이 합격했다. 점점 합격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방을 붙이던 사람은 자신에게 화풀이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안 한 것도 생각하라.”는 말을 던지고는 사라졌다. 1시 반에 면접을 봐야할 사람은 5명인데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두 쉽게 돌아가지 못했다.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갈 만한 기본 지식과 귀화하고자 하는 목적을 파악할 의무와 권리가 있는 것이다.
또 귀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예비한국인으로서 어느 정도의 보호와 배려를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내가 목격한 귀화시험 현장은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사람들의 기쁨과 축하가 넘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한국 정부와 귀화대상자간의 보이지 않는 충돌 현장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이 충돌을 완화해 나갈 방도를 찾는 숙제가 남겨졌다.
주:
7월부터 매주 토요일 귀회시험공부를 합니다.
한국어기초가 약한 귀화예정자들을 위한 한국반도 특별히 신설하였습니다.
교육문의: 귀한동포연합총회 02-852-0828
교육장소: HRB경제교육센터 02-3142-4133
http://cafe.naver.com/hanguo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