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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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안주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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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배 醉說>
 

난 술을 좋아한다.


우리어머님은 아버지도 술을 무던히도 반가와 하였다고 하시니 아마도 이런 것을 두고 싸리긁에 싸리가 난다고 하는가, 아니면 요즘 말마따나 이것도 유전인가 보다!


솔직히 술이라면 그저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고 하루세끼 술을 마신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집에는 개뿔도 없는 자그마한 지하방인데... 큰 술 항아리만 덩그라니 부끄럼 없이 한 평은 차지하였고 나는 항상 그 항아리에 이 한몸을 다 바쳐 충성하고 지키며 언제 그 항아리가 밑굽이 날까봐 항상 노심초사 하며 언제 그 굽이 들어 나기 전에 또 댓 병을 사다가 붓고 또 붓고 한다.


그 술항아리는 또한 나에게 힘과 더불어 용기를 주었고, 그술이 나로 하여금 타향에서의 그리움, 그리고 모든 설음과 피로를 물리치게 도와주고 있다.


명필이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이주정배도 술을 가리는 법은 없다 . 그 무슨 우리전통의 술, 막걸리, 동동주, 소주, 청주, 백세주…중국에 고량주, 옥수수주, 고구마주, 홍주, 주엽청, 모태주… 서양에 바로셀로, 불랙위스키 , 브루갈… 소련의 보드카 , 멕시코의 데낄라… 술은 가리는 것이 없다. 싸고 독하면 그 술을 청하고 그 술을 이주정배 입맛에 맞춘다.


어느 나라에 가서나 ㅎㅎㅎ (몇 개 나라는 다녀 보았음) 우선먼저 술값을 따져서 그 나라 평민수준,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 나라 주정배 수준인 최하의 수평, 아니다. 최하의 술평에 표준을 맞추는 것이 기본이다. 물론 경제수준이 차이가 있으니 그렇겠지만…주정배들은 다 이렇지 않은가 싶다. ㅎㅎ 천하의 까마귀는 다 검다는 말이 이 말이 아닌가 싶다.


어제 신문에 보니 요즘 삼성백화점에서 그 무슨 $ 조나이커 불르 모나꼬 $ 라는 위스키를 전시하였는데… 그 술 한 병 값이 무려 한화 1억 8천만 원이라더라. 주정배는 그런 술을 즐기지 않는다. 누가 그저 준대 해도 막걸리나 똥빼주 두병과 바꿔 먹을지도 모른다.


도대체 그런 술을 누가 마신단 말인가?! 미치지 않고서야 집 한 채 값으로 술 한 병을 사 마실 수야 없지 않을까 싶다. 혹시 그 술이 죽는 사람 살리는 약주가 아니면 불로주라면 웃돈도 얹어 줄지도 모르겠지만…


그 옛날 고향에 노 박사가 술을 너무 좋아하여 누가 병 보러 올 땐 돈보다 술을 갖고 가면 그렇게 반가워하였다고… 그리고 그이의 집에는 큰 술독이 있는데 거기엔 항상 술이 넘쳐 있었다고 하더라…말 그대로 대동강이 마르면 말랐지, 노 박사님의 술독은 굽이 나는 법이 없었단다.


요즘 젊은이들이야 그것이 뭐 그렇게 대단해서… 어디에 가나 돈만 있으면 술이 기지부수인데… 할테지면 당시에는 술이 귀하여서 구하기가 대단히 힘들었다. "쌀이 귀함" 그런 그때에 술을 독에다 넘쳐나게 담아두고 마신다는 노 박사는 물론 당신의 의술이 그의 술독을 넘쳐 나게 하였을 것이리라.


어허! 이주정배가 또 술 마시고 이글을 쓰니 주제가 다른 데로 잠깐 흘렀다.


하여간 주정배는 술을 너무 좋아하고 술이라면 오금을 못 쓰는 정도여서 닉네임도 이런 주정배라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달아 놓은 것은 그 누구라도 짐작이 가겠지만 … ㅎㅎ 글만은 꽤 내말은 꽤다 . 꽤 .괜찮게 써서 어느 홈페이지에 유명한 홍 인사는 내 필명을 명정이라 지어 주더라.


명정이라?! 명정대취란 사자성어에서 따온 명정인데 나는 맑은 거울이란 뜻도 되기에 이 닉네임을 아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좋은 글이다! 생각하면 명정이란 닉네임을 단정히 붙여놓곤 한다.


주정배라 하면 또 하나 특징이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주정배들은 다 똑같은 특징이 있다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것은 술 마실 때 안주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술을 먹는데 무슨 안주가 필요한가?! 술은 술맛으로 먹는 것도 아니요 안주 맛으로 마시는 것도 아니며 술은 그날그날 기분으로 먹는 다는 주정배들의 공통한 명언이다.



물론 양주를 먹는 서양 사람들은 술에 얼음쪼각 몇 개를 동동 띠여 놓고, 느슨한 블르스나 틀어 놓고… 홀작홀짝 마시면서 술은 그 무슨 의미하며 먹는다나… 이런 주정배 답지 않게 신사 점잖은 말은 다 헛소리다. 적어도 우리 주정배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전 세계 주정배들을 한데 모여 놓고 물어 보라 술을 의미하며 마시는가를… 술은 한마디로 취하기 위하여 마신다. 술은 안주를 먹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다. 술은 취하고 스테레스를 풀기위해… 다시 말하면 맑은 정신에 하지 못할 짓거리를 마음대로 하거나 마음대로 해소하기 위해 먹는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을 이기지 못하여 이기기 위해 술의 도움을 청한다는 말이다.


물론 초상술에 권주가 부른다는 말도 있지만 실지로는 喜事 술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보면 술은 제 흥에 겨워서 스스로 취하기 위하여 마시는 것이 틀림이 없다.


그래서 중국에는 이런 명언이 있다. "외모는 거울로 보고 내모는 술로 본다." 맞는 말이다. 명언이다. 술을 먹은 사람의 말은 본래 진심으로 우러나오거나 아니면 평상시에 속에 숨겨 두었던 말들이다.


그 누가 술을 먹어 술기운에 그랬다하고 용서해 주라 하는 말이 많던데… 술기운이라고 용서하고 못하고는 내가 알바 아니나 솔직히 술기운에 범한 것이 진실이 아닌가 싶다. 그 주정배 본심이란 말이다. 다시 말하면 본래의 마음이란 말이 되겠다.


그렇다고 술주정뱅이들은 안주를 가리지 않는다고 안주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모든 주정배들은 술안주가 있다. 술상에 안주는 산해진미에 따근 따근한 청국장, 두부국, 중국에 삼선탕, 북경오리, 서반아에 통돼지, 바베규, 등 많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안주는 주정배나 아니나 술꾼이나 아니나 술 마시는 사람들의 공통된 제일 좋은 안주는 씹는 것이다.


물론 씹으면 씹을수록 진 맛이 나는 소고기 소채갑 개고기… 이런 질긴 것이 좋다. 어떤 분들은 주정배라면 술만 먹는 줄 아는데… 아니다 주정배도 무얼 씹으며 술을 마신다. 술에는 씹을 것이 있어야 술맛이 난다 . 씹을 것이면 좋은 술안주이다 .


오래 씹으면 씹을수록 진 맛이 난다. 마른 오징어 쥐포, 등등. 소고기처럼 씹으면 씹을수록 그 진 맛이 우러나는 안주가 최고라는 말이다. 물론 우리고향에서는 소심줄을 최고로 치지 않는가. 씹어도 씹어도… 싫지 않는… 씹을수록 맛이 나는… 진 맛이 빠지지 않는 소심줄… 맵고도 고소한 소심줄! 술안주의 일품이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술꾼들이 최고로 치는 공동의 술안주는 소심줄, 무슨 찌개 보신탕… 이런 것들 다 아니다. 제일 좋은 술안주는 바로 인간 자신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인간을 씹는 것이다. 자신과 마찰이 제일 심한 그런 남, 일터에서 제일 많이 부딛치고 터블이 생기는, 다시 말하면 자신의 상사, 회사의 상사가 제일 좋은 술 안주감이라는 말이다.


술안주는 거덜이 났는데… 둘이서 계속 앉아 강술만 마시면서 술을 마실때… 그때 바로 안주가 없는 것이 아니고, 제일 좋은 안주감!? 인간을 씹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제일 좋은 술 안주감이라는 것이다.


고향에서도 술은 마시였지만 우리는 이런 안주를 모르고 술을 마셨다. 모두가 평등하게 모두가 국가의 기업이고 모두가 상하급의 차이가 없이 월급이나 일당이 똑같은 시대에 살아온 우리, 모두가 인민의 근무원이고 일터에는 귀천이 따로 없고, 빈부차이가 별로 없는 세상에서 자라온 우리들에게는 제일 좋은 술안주는 질긴 개고기나 소고기나 소힘줄이었다.


그러나 개방이 되여 자본주의 사회를 스킨십하고 나는 알았다. 이 세상에 제일 좋은 술안주는 우리 인간 자신이라고…


신병은 노병이 안주감이고

노병은 병장이 안주감이다.


직원은 상사가 안주감이고

상사는 부장이 안주감이다.


부장은 사장이 안주감이요,

사장은 국회가 안주감이다.


여당은 야당이 안주감이고

검찰은 법원이 안주감이네.


끝으로 한마디 보태면 국회는 대통이 안주감이다.


그리고 덧붙여 주의를 준다면 세 사람이 술 마실 때 화장실에 가지 말라 . 바지에 오줌이나… 실례 할 지경이 아니면 참으라…  남은 두 사람이 네 흉을 볼지어니… 


오 ~ 술주정배가 술 먹고 쓰는 글이라 이글의 주제는 이제야 쓴다.


우리민족은 화장실에 간 사람이 안주감이다. 화장실에 간다고 일어나기 바쁘게 그 사람을 씹는다는 말이다.


오~ 불쌍한 민족 찢어진 민족이여!


그리고 찢어질 수밖에 없는 민족, 離散될 수밖에 없는 백의동포여!


그리고는 눈물이 글썽, 솜뭉치로 가슴을 치는 민족이여 !


누렇게 색 바랜 땅문서를 아직도 꺼내 놓고, 하염없이 북쪽을 바라보며 통일을 갈망하는 인간들이여!


크게는 남북으로 씹고, 작게는 화장실에 간 사람을 씹는 우리민족 !


통일이 진정 올수가 있단 말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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