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문학 특집- 정연수>
다 아시는 얘기지만 한 번 더 들어보시렵니까?사랑에 눈 먼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연인에게 변하지 않을 사랑을 고백했고, 연인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의 어머니의 심장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당장 집으로 달려간 그는 어머니의 심장을 빼앗아 연인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너무 서두른 탓에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어머니의 심장도 길가에 내동댕이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어머니의 붉은 심장이 말했습니다.
“얘야! 어디 다친 데는 없니?”
아, 어머니!
어머니의 심장은 얼마나 뜨거운 걸까요?
어머니. 2007년 4월 20일 저녁, 저는 MBC 뉴스를 보고 있습니다.
앵커:어머니가 꾸짖는다고 어머니를 흉기로 찌른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래도 그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도사건으로 위장하려 했습니다. 유재광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시의 한 아파트. 그제 오전 11시쯤 이 아파트에 사는 49살 하 모씨가 흉기에 찔렸습니다. 하 씨를 찌른 사람은 다름 아닌 하 씨의 아들. 범행 1시간 전쯤 아파트 CCTV에 잡힌 하 씨의 아들입니다. 공익근무요원인 23살 윤 모씨는 어머니가 일하러 나가라며 꾸짖자 부엌에 있는 흉기로 어머니를 4차례나 찔렀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이후 윤 씨는 강도가 든 것처럼 집안을 어질러놓고 피묻은 옷을 갈아입은 뒤 16층에서 계단으로 달아났습니다. 칼에 찔린 어머니가 강도를 당했다고 할 테니 빨리 도망가라고 하자 그랬다는 것이 윤 씨의 진술입니다.
아, 어머니
칼 속에서, 피투성이 속에서
전설처럼 동화처럼 살아 계신
영원히 살아 계실 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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