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란 당자는 黨 이라고 무리 당을 쓴다. 그런데 그 안에 검을 黑자가 있으니 다시 해석하면 검은 무리란 말이 되겠다. 난 어릴 때부터 사회주의국가에서 자라서 당이라고 하면 공산당 밖에 몰랐다. 거기에 조금 더 알았다고 하면 공산당에 패한 국민당을 조금 알았다고 할까. 내가 조금이라는 것은 국민당은 모든 것이 나쁜가, 하였고 심지어 그들의 종지(終止)도 나쁜가 하였으니 하는 말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어느 당이든 그 종지 그 강령은 나쁜 것이 하나도 없다. 민주당 열린우리당 공화당 한나라당…어느 당의 종지가 나쁘고 강령이 나쁜가?! 물론 종지는 중국공산당의 종지가 최고가 아닌가 싶다.
중국공산당은 국민당을 몰아내고 전 중국을 해방한 후 줄곧 당의 일원화 영도를 실시하였다. 때문에 중국엔 당파 싸움이란 없었다. 다른 당이 있다고 하여도 그 힘이 보잘 것 없고 공산당의 역량은 나날이 강성하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모택동 주석은 당이 총을 지휘한다하면서 군권까지 장악하였기에 공산당서기이면 군위주석이었다.
중국공산당은 일찍 1921년에 창건되어 수많은 당내 투쟁이 존재하였다. 당내 투쟁은 곧바로 권력투쟁이다. 정치가들이 권력다툼이란 바로 정권투쟁인 것이다.
중국공산당에서는 당에 입당하려면 본인이 먼저 신청서를 올리고 당의 고험을 받고 정기적인 당교육과 학습을 받는다. 그리고 당 소개인 2명이 소개를 하여야 하고 당 소조에서 선발하고 지부에서 심사하여 당위에서 심사 비준(申批)한다. 그리고 당기 앞에서 굳게 맹세를 한다. “나는 바다가 마르고 돌이 썩는 한이 있더라도 중국공산당을 배반 하지 않겠다…” 하고 말이다.
중국공산당도 한때는 그 무슨 화선입당이요, 하면서 고험이나 소개인이나 이런 것이 없이 당에서 그저 심사하고 비준하였던 적이 있었다. 바로 북소리 꽹과리 소리 하늘을 진동하고 온 대륙에 볽은기 휘날리던 때에 말이다. 입만 뻔지르르 하든가, 백지를 내고 그 이유를 멋지게 둘려대도 공산당에 가입되었다. 때문에 중국공산당은 실지로 문화대혁명 후기부터 부패해지기 시작하였다고 말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 후에야 당에서 다시 옛적의 고험기를 되살리고, 하였으니 이미 쏟아버린 물이 된 후였다.
어쨌든 중국공산당은 가입하기 무척이나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였기 때문이다. 그야 말로 삼대까지 역사문제가 없는가, 지주인가 부농이었는가, 자본가 아니었는가? 거기에 무슨 경제문제는 없는가. 작풍(여자문제)문제는 없는가?….
그래서 당에 가입하면 우리는 생명을 얻었다고 하였다. 정치 생명을 말이다. 중국에서는 그때에 정치에 꼭 생명을 붙히군 하였더라.
이렇게 가입하기 힘드니 당을 배반 할 당원이 있을 리 만무하였다. 난 중국에 있을 때 탈당이란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중국에도 탈당이란 말이 있기는 하겠지만 난 그 누가 탈당을 했다는 소리는 들어 보지도 못했단 말이다.
탈당은 바로 당에 대한 반역이요, 탈당 자는 바로 반역자인 것이다. 있다면 다만 강제 개출(開出) 시키는 당원은 많았다. 총살당하거나 당 기율을 엄중히 위반하였거나 하면 당에서 개출 시키고 영원히 제명하여 버린다. 그러면 그의 정치 생명은 끝이고 그의 자자손손 영향이 미친다. 자손들의 정치 생명에 아니 일생에 말이다.
그러니 누가 탈당은 꿈도 꾸지 않는다. 요즘은 그 무슨 파론궁에서 탈당이 많다고 하던데, 절대 사실이 아니다.
대한민국에는 여당 야당엔 어떻게 당에 가입하며 어떻게 맹세하며 어떻게 교육시켰기에 탈당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심지어 당대표들도 탈당하고 대통령을 탈당하라고 권유하기 까지 하던데…
물론 자본주의나 민주주의 나라에서 당에 가입해 본적이 없고 당 규율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이것은 아니다, 란 생각이 든다. 꼭 대선 때면 이렇게 탈당하는 사람이 많으니 말이다. 물론 정치판에 철새라 부르는 줄 안다만, 이런 철새정치인들은 적어도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멀고 먼 옛날, 아니 너무 멀지는 않고 중국대륙에 붉은기 휘날리고 북소리, 꽹과리소리 천지를 진동하던 그시 절 정말 맛 있는것이 없던 시절, 그저 옥수수떡이나 옥수수죽으로 하루 연명하던 시절 누가 발명하였던지 고향에는 옥수수국수를 눌러 팔기 시작하였는데, 그 먼 그 국수집이 생산량이 적어서 공급이 따라 가지 못하였다.
그러니 그 국수집에는 매일 줄을 서는 사람이 있었다. 서로 더 앞에 서겠다고 초저녁에 벌써 와서 기다리다가 지쳐서 돌멩이를 주어다 놓고 아침에 오는 놈들도 있었다.
아침이 되여 국수집에 문을 열면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뒤에 사람은 앞에 아는 사람이 없는 가 살펴보다가 아는 사람이 있으면 슬쩍 새치기 하는 놈, 어떤 놈은 국수가 많은가 들여다보다가 국수가 많지 않으면 섰던 줄을 포기하고 휑하니 집으로 돌아가는 놈…
문제는 항상 마지막까지 참다가 국수가 거의 다 팔릴 때면 항상 큰 문제가 생기군하였다. 국수보다 남은 사람이 더 많으니 모두들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밀고 닥치고 소리치고 욕하고…국수집에는 매일 이런 풍경이 벌어지군 하였다. 말이 공산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지…ㅎㅎㅎ, 이런 데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을 붙일 수 있겠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요즘 대한민국, 내 모국의 정치판을 보니 마치 어린 시절 국수집 앞에 난장판과 똑같은 아귀다툼이 벌어지는 아수라장인 것 같다. 뭐 다른 것이 있나? 조용히 정치판에 줄을 섰다가 대선이 돌아와도 그 어좌를 살 차례가 된 것 같지 않으면 일찍 포기하는 늠, 앞에서 희망이 한 가닥이라도 보이면 돈을 써서라도 앞자리로 밀고 나가는 늠, 여직 것 말없이 꾸준히 섰던 줄을 포기하고 다른 무리에 가서 앞자리를 노리는 늠, 완전히 줄서기를 포기하고 일찍 새 줄을 만들려는 늠…
결국에는 그 늠이 그 늠이다.
항상 간에가 붙고 염통에 가 붙고 자기 이익을 위하여 요기조기로 왔다 갔다 하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다면 얼마나 위하겠고 나라를 생각한다면 얼마나 생각하겠고 조국을 사랑한다면 얼마나 사랑 할 수가 있겠는가?
그들이 여기저기로 왔다갔다 갈팡질팡하는 것도 당을 위해서란 말인가? 국민을 위해서란 말인가?? 아니면 대한민국을 위해서란 말인가 ???
그래 그 어좌를 위한 것이 아니란 말이란 말이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