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갈곳없는 외국인노동자 민간단체가 서러움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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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갈곳없는 외국인노동자 민간단체가 서러움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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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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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랑의원·예수병원등 무료진료 도움 크지만 근본대책 필요
[한겨레]2003-12-11

중국동포 ㄷ(28)씨는 지난 8일 광주 서광병원에서 발가락 부위 외과 수술을 받았다. 5년 전 한국에 온 그는 걷기조차 불편해 일하기도 힘들었지만 불법 체류자로 병원에 갈 수 없었다. 다행히 ‘광주 외국인 근로자 선교센터’의 안내로 무료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은 아파도 선뜻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지방노동청은 10일 “고용안정제 시행 이후 지난 10월 말까지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 4년 미만 체류자로 취업확인을 받은 외국인 노동자는 15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일부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없다. 한국인 노동자들과 달리 외국인 노동자는 건강보험 임의가입 대상자여서, 보험료 부담 때문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법 체류자들은 아예 건강보험증을 발급받을 수 없어 아파도 치료 받을 길이 막막하다.

이들은 민간단체 등의 도움으로 일부 병원에서 무료 진료를 통해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외국인근로자선교회(목사 석창원)는 참사랑의원·복음외과 등 광주지역 병원 10곳과 목포 1곳, 고흥 1곳을 네트워크로 묶어 이들의 진료를 돕고 있다.

광주 참사랑의원(원장 최성수)이 지난해 4월 개설한 ‘광주 외국인 노동자 무료 진료소’에는 한달이면 30~40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 환자들이 찾아온다. 이 병원은 광주·전남지역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평일 야간이나 주말·휴일 시간을 이용해 무료 진료를 펼치고 있다.

전북 전주예수병원은 지난 8일부터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를 돕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1계좌 2천원’ 계좌이체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이 병원은 8, 9일 이틀 동안 직원들이 540계좌에 100여 만원을 모았으며, 시민들의 동참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예수병원은 지난 1월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센터’를 개설한 뒤, 외국인 노동자 환자 450여 명을 진료하고 30명을 입원 치료했다. 이 병원은 최근 이 노동자 무료진료센터를 찾는 외국인 노동자들 가운데 수술 및 특수검사가 필요한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이 운동을 제안하고 나섰다.

(063)230-8930, 8933.

광주외국인운동센터 임세미 간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의료팀을 초청해 무료 진료를 해주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며 “무엇보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한국인 노동자처럼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주/정대하 박임근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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