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남권주의를 연구하던 일본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그 친구의 본명은 기무라 타케시였는데, 우리는 뒤에서 그를 ‘위대한 타케시’ 라고 불렀습니다.
타케시의 위대함은 그의 연구 과제에도 있었지만, 3년 선배인 그가 무슨 영문인지 까마귀가 졸업할 때가 되어도 졸업을 못하고 계속 석사 과정에 눌러 있었습니다.
그러니 남권주의에 관한 연구를 적어도 5년은 했다는 얘기입니다.
남권주의란 영어로 ‘뉴 래디즘’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주장이 뭔지 모르지만, 까마귀는 대충 남자 목욕탕에서 여자 목욕탕을 훔쳐보는 거 아닐까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위대함은 선진국의 곳곳에서 페미니즘의 불꽃이 피어날 때, '뉴 래디즘"의 중요성에 눈길을 돌리고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거라 할 수 있습니다.
여자의 권리만 중시하고 남자의 권리를 무시하면 뭐가 됩니까? 여권 없이 비자가 없는 것처럼, 남권이 없는 페미니즘 운동이란 존재의 가치가 있을까요?
남녀는 평등한데, 페미니즘만이 연구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지요?
그러고 보니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페미니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페미니즘’의 개념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신 중국에는 여자들의 명절이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해마다 3월 8일이 오면 ‘국제 3.8부녀절’을 쇱니다. 이날만은 신강의 위글족이나 내몽골의 몽골족처럼 대남자주의 경향이 심한 우리 연변의 조선족남자들도 열심히 여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에는 3.8선은 있어도 ‘3.8부녀절’은 없네요.
그래서 중국남자들과 결혼한 한국여자들은 이혼 안하고 잘 살고 있을까요? 그래서 한국남자들과 결혼한 중국여자들(조선족 포함)의 이혼율은 남들보다 높은 걸까요?
시시한 얘기는 이만하고...^^
하여튼 타케시의 남권주의 사상은 참 새로웠는데, 그 친구의 얘기에 의하면 서양에는 남권주의 단체가 상당수가 존재하고 있으며, 남권주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자기가 처음으로 하는 연구랍니다.
때문에 이 방면의 연구자가 많이 필요하다며 까마귀보고 관심이 있으면 힘이 자라는 대로 도와주고 싶답니다.
그러는 타케시님의 맑은 눈빛 속에는 솔직함과 기대가 넘쳐나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까마귀님은 그 눈빛 속에 숨은 외로움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 이 친구, 혹시 동성애자가 아닐까!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