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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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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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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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2003-12-10

한국사 관련학계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킨데 이어 학술대회를 갖고 정부의 대처방안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해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국책기관인 사회과학원을 중심으로 동북 3성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동북공정(東北工程) 연구프로젝트를 추진해오면서 고구려사를 일방적으로
중국사로 귀속시키고 고구려의 활동무대였던 한반도 북부까지 중국 고유영토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역사학자들 아닌 일반 국민들이 듣기에도 턱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어불성설이라고 규탄만 하고 있다가는 당하기 십상이다.

중국은 최근 몇년간 지린성 지안시의 광개토대왕비, 국내성 일대 고분 등 고구려 유적들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한 목적에서다. 올해 7월 북한이 신청한 평양 고구려 고분군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해 보류시킨 것도 이런 속셈에서일 것이다. 지난달 충주에서 열린 고구려 국내성 천도 20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중국측 주제발표자는 불참하면서 논문을 통해 "고구려는 중국 고대 동북 변강지구의 소수민족 지방할거정권인 내번"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같이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기네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체계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대체 무얼 하고 있었는가. 국내 학계에서 고구려사 전공 박사학위 취득자는 10여명에 불과한데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학자는 수백명에 달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17개 한국사 관련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 내용대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학계 뿐 아니라 정부도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기네 역사로 편입하려는 의도에는 대한족(大漢族)주의가 자리잡고 있다고 보여진다. 변강 및 소수민족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남북한 통일이 동북지구 조선족에 미칠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
늦었지만 차제에 우리도 고대 동북아시아사 전문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장기적인 고구려사 연구프로젝트를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고구려 유적을 둘러싸고 중국측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받으려는데 맞서 북한측이 지정을 받도록 남북한이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 북녘이건 남녘이건 한반도에 사는 우리는 모두 웅혼한 고구려인의 기상을 이어받은 한민족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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