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둥지(연재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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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둥지(연재21)
  • 김석
  • 승인 2007.02.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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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아이디로 등록할까.

 

여태까지 사이버에서 이런 저런 아이디를 많이 썼습니다. ‘까마귀’ 외에 ‘도리’도, ‘도리도리’도 모두 나의 아이디입니다. 실은 나의 이름이 돌 “石”자여서, ‘돌’이 ‘도리’로, 그리고 다시 ‘도리도리’로 태어난 겁니다.

 

도리는 ‘평범한 돌’이란 뜻으로 해석이 되겠지요. ‘도리가 많은 놈’이라 해도 무방하지만, 누군가의 해석처럼 ‘돌대가리’도 그럴 뜻 하네요..^^

대신 ‘도리도리’ 는 까마귀가 좀 머리를 굴려서 만든 아이디입니다. ‘머리를 도리도리 흔든다’는 뜻도 있지만, ‘도리와 도리를 따져 도리를 이길 소냐’ 그런 뜻도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외형이 복잡하지 않고 깨끗하고 차분한 느낌입니다.

 

아이디만 봐도 알만하시겠지만, 도리도리란 놈은 참 도리가 많은 놈입니다. 도리가 많은 놈이니 자연히 많은 사람들과 도리를 따졌겠지요. 고향 사람들과도 따지고, 대한민국 국민들과도 따지고, 집안의 '빨갱이'들과도 따졌습니다.

당연히 잘난 섬나라의 국회의원들과도 큰 소리를 쳤습니다.

 

- 독~도는 우~리 땅.

그러던 어느 날, 도리도리님은 외나무 다리에서 대단한 도리를 지닌 사람과 맞부딪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도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똥배를 내밀고 서서 도리도리와 도리를 따지려 듭니다.

 

- 너 이놈, 왜 우리 대한민국으로 와서 배우지 않고, 바다 건너 쪽발이들의 나라로 유학을 갔느냐.

도리도리님은 그만 뭐라고 대답할지 말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맞는 말씀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도리도리님은 그만 깊은 모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일생동안 쌓아놓은 도리의 성벽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도리도리님은 저도 모르게 땅을 두드리며 엉엉 통곡을 시작합니다. 울고나서 머리를 들고 그 사람의 뒤통수에 대고 한마디 내뱄었습니다.

 

- 당신 똥 무지가 크오.

 

그 날 도리도리선생은 난생처음 ‘도리가 없는 놈이야말로 도리가 제일 많은 놈’이란 대단한 도리를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그 후부터 많이 겸손해진 도리도리선생이지만, 시시한 얘기는 이만 하고 도리님은 지금 여자와 도리를 따지러 가는 거 아니라, 여자를 꼬시러 가는 길입니다.

 

원칙적으로 도리는 여자와 도리를 따지지 않습니다. 이기기도 힘들지만, 이겼다 해서 좋은 점이 하나도 없으니 말입니다. 적어도 그녀는 나에게 시집오지 않을 거 아닙니까.

마누라와 이겨서 덕을 본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보세요..^^

 

남자와 여자 사이에 팔고 살 수는 있어도, 도리만은 존재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교미가 끝난 수거미의 결말을 본 적이 있습니까. 서비스도 한도가 있지 몸통 전체를 갖다 바치는 바보가 어디 있습니까.

 

진짜 도리가 없습니다..^^

 

요즘 어떤 깜찍한 아가씨가 아직 나이도 어린데, 까마귀의 < 사냥작전>을 보더니만, 지금부터 자기도 <어머니의 사윗감 사냥작전>을 한다고 야단입니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나와 같은 노총각이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알맞은 사냥감이 아닐까..^^

 

듣는 소문에 의하면, 요즘 연변의 시골에서 과부와 이혼녀들이 총각 따먹기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어떤 마을에는 총각과 처녀 비례가 30대 1이어서, 30대 초 중반의 과부나 이혼녀들이 총각 뺨치며 시집간답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공기 속의 피 비린 내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 기회에 여러분들께 세상에 둘도 없는 유명한 사냥꾼의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솔직히 모두 픽션이었지만, 이 것만은 거짓 하나 없는 실화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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