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우의 수필 16>
1.
아버지가 도둑으로 잡혔다.
아들이 끌려가는 그를 바라보고 있다.
이를 보던 한 사람이 자기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며 데려간다.
“도둑질하면 저렇게 된다.”
그 아이는 말없이 아버지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다.
나는 안쓰러워 위로의 말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가만히 물었다.
“아버지가 밉지?”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요. 우린 사흘이나 굶은 걸요.”
‘잔발잔’ 같다는 말이다.
나는 그 아이에게서 인정(人情)을 느꼈다.
2.
아버지가 도둑으로 잡혀가고 있다.
아이는 아버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은 그 아이에게 멸시하는 눈길을 보낸다.
한 아이가 그 아이에게 쏘아붙이고 간다.
‘도둑놈의 새끼.’
그 아이는 아무 대꾸가 없다.
나는 그 아이가 안쓰러워 한 마디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가만히 물었다.
“아버지가 밉지?”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요. 우리 아버진 걸요.”
나는 그 아이에게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읽었다.
법(法)은 같은 죄(罪)라고 같은 벌(罰)을 줄 것이다.
하지만, 죄인을 보는 눈은 사랑의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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