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의 아이들
상태바
도둑의 아이들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01.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길우의 수필 16>

    1.

아버지가 도둑으로 잡혔다.

아들이 끌려가는 그를 바라보고 있다.

이를 보던 한 사람이 자기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며 데려간다.

“도둑질하면 저렇게 된다.”

그 아이는 말없이 아버지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다.

나는 안쓰러워 위로의 말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가만히 물었다.

“아버지가 밉지?”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요. 우린 사흘이나 굶은 걸요.”

‘잔발잔’ 같다는 말이다.

나는 그 아이에게서 인정(人情)을 느꼈다.


      2. 

아버지가 도둑으로 잡혀가고 있다.

아이는 아버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은 그 아이에게 멸시하는 눈길을 보낸다.

한 아이가 그 아이에게 쏘아붙이고 간다.

‘도둑놈의 새끼.’

그 아이는 아무 대꾸가 없다.

나는 그 아이가 안쓰러워 한 마디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가만히 물었다.

“아버지가 밉지?”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요. 우리 아버진 걸요.”

나는 그 아이에게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읽었다.


법(法)은 같은 죄(罪)라고 같은 벌(罰)을 줄 것이다.

하지만, 죄인을 보는 눈은 사랑의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