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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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문을 열고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7.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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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서란시 조선족 제1중학교 3학년 2반 학생 구미령
추억의 문을 열고 보면 한 가지 부끄러운 일이 가끔 나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초중에 갓 입학한 첫 날, 모두들 걸상에 않아서 어떻게 초충생활에 잘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있는데 웬 노크소리가 났다. 문을 열자 들어서는 남학생-진짜 멋있었다. 여학생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멋지다!”

“이렇게 멋진 애를 처음 봤어!”

여학생들은 저마다 혀를 찼다.

사실 나도 동감이 갔었다.

그 남학생은 90도 경례를 하였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차시간이 늦어서 지각했습니다.”

인사자세와 생김새이며 말투가 딱 내 이상형이었다.


평소에 나는 그에게 말을 걸려고 했지만 도무지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걔가 나한테 수학문제를 묻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말까지 더듬거리었다. 나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해석해 주었다. 그는 따뜻한 눈길로 나를 보더니 부드러운 말투로 “고마워”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난 기뻤었다.


  그 후로 우리는 모르는 문제만 있으면 서로를 찾았다. 나는 매일 걔가 모르는 문제가 있길 바랐다. 그러면 우리는 서로 웃으며 문제풀이 할 수 있으니깐!


  한 열흘쯤 지났을까? 걔가 우리 반 제일 예쁜 여자애한테 고백했다는 걸 들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한참동안이나 멍해 있었다. 내 이상형인 애가 다른 여자애를 선택한 것이 질투가 나고 원망스러워 났다. 그 후 난 걔와 계속 문제풀이 했지만 더 이상 긴장감이 없었다.


  지금 그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걸 들었다. 공부를 포기하고 어린 나이에 끝내 어려운 사회생활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그때 너무 멍청하고 바보스러운 것 같다.단순하게 그의 멋있는 외모에 만 마음 흔들렸던 내가 더 바보스럽다.


  지금은 공부가 첫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어느 사람의 멋있는 외모에 넘어가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날 지켜봐주는 사람-엄마가 있기에 난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하니깐! 그리고 외모가 아니라 배우는 일과 마음씨가 제일 중요하단걸 알았으니까!


▲ 구미령 학생의 담임 김진옥 선생님과, 구미령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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