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우리들만 고통스런 시절을 보낸 것은 아닙니다. 한국남성을 속이고 위장결혼을 해 국적이 나오자마자 도망가는 부끄러운 일로 인해 한국남성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준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진정하게 한국남편과 살기 위해 온 중국여성들입니다.
이런 풍파의 과정을 거치며 어느새 10만여 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약 4만 5천여 명이 한국국적을 취득해 한국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역량을 알지 못했고 우리의 역량을 행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역량에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눈을 뜨니 세상이 보였고 세상이 보이니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행동은 중요합니다. 우리의 행동은 의미가 깊고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우리의 행동은 정의롭고 우리의 행동은 공평할 것입니다. 우리의 행동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한쪽으로 치우쳐서도 안 됩니다. 우리만의 지나친 요구를 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한국인이며 한국에 뼈를 묻어야 할 여성들입니다. 대한민국은 우리의 삶의 터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첫째 중국계 결혼이민여성들은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을 존중하고 따를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대한민국의 선진국가화를 위해 우리도 노력하고 동참할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나라를 이끌만한 대통령후보에게 우리의 신성한 표를 줄 것입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둘째로 우리가 결혼한 한국남성들은 대다수가 농촌출신, 서민, 도시빈민, 재혼자 등인 것이 현실입니다. 다 맞벌이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생활과 삶도 어렵고 우리가 일하는 직업은 힘든 일, 더러운 일, 위험한 일입니다. 우리는 사실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낳은 자녀들도 가난을 대물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결혼여성들은 경제발전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에게 우리의 표를 몰아줄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와 우리의 가정과 아이들의 미래가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셋째로 그동안 우리는 온갖 편견과 멸시 속에서 숨죽이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들의 선거권을 통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우리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혼이민여성들과 가정 및 아이들의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만들어 실천하고자 하는 후보에게 우리의 표를 몰아줄 것입니다.
사랑하는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여러분! 이제 뭉치고 단결합시다. 1년 이후에 있을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때까지 중국계결혼여성들을 전국적으로 조직합시다. 우리에게는 이제 힘이 있습니다. 다 함께 모여 힘을 합해 우리의 희망을 만들어 가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눈을 들어 저 푸르른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봅시다. 그리고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서울중국인교회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일동
2006년 12월 17일